서울신문 구성원들이 우리사주조합이 보유한 서울신문 지분을 모두 인수하겠다는 호반건설 제안에 대해 협상에 착수하기로 했다.

23일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원 총투표 결과 ‘호반건설의 우리사주조합 지분 인수 제안에 대한 협상 착수 동의의 건’에 조합원 412명 중 56.07%(231명)가 찬성해 가결됐다. 재적 사주조합원 417명 가운데 412명(98.8%)이 투표에 참여했다.
 
함께 진행된 현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장과 이사들에 대한 해임의 건도 61.17%(252명)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호반건설은 지난 7일 우리사주조합이 지닌 서울신문 주식 전량을 매입하겠다고 제안했다. 매입대금으로는 주식 가격 300억원과 각 임직원 특별위로금 5000만원씩을 합산해 총 510억원을 제시했다. 앞서 우리사주조합이 호반건설의 지분을 사기로 합의했다가, 매입자금 대출 상환 계획이 조합원 투표 결과 부결돼 무산된 직후다.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은 서울신문 지분 28.6%를 지닌 2대 주주, 호반건설은 19.4%를 지닌 3대 주주다. 호반건설이 우리사주조합 주식을 사들이는 거래가 성사되면 호반건설은 48.03% 지분으로 서울신문 대주주가 된다. 의결권 기준으론 53.6% 지분을 손에 넣는다.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이 지난해 7월22일 저녁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만민공동회를 열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이 지난해 7월22일 저녁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만민공동회를 열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현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원으로 호반의 제안을 거부한다고 밝혔던 강성남 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1987년 노동자 대투쟁에 이어 88년 서울신문 노동조합이 창립했고, 편집권 독립과 소유구조 개편을 12년간 요구한 끝에 맺은 결실이 사주조합이었다. 그로부터 20년 만의 구성원들의 선택”이라며 “건설자본에 넘기는 일은 원점을 넘어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제의 발단은 정부에 있다. 정부가 사실상 (포스코 지분이) 건설자본에 넘어가는 문턱을 허용한 만큼, 지금이라도 언론 공공성 유지를 위해 명확한 방안이 나오기까지 소유지분을 유지하겠다고 밝힌다면 변수가 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