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자신이 하지도 않은 말을 SNS상에서 유포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기자를 죽이는 인격살인을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기자는 “제가 무죄 판결 받을 때 최 대표가 사과하지 않을까 기대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사과는커녕 이게 뭐냐”라며 “최 대표가 가장 강력한 처벌을 받아 우리나라에 법치가 있다는 걸 알게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법정으로 향하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 연합뉴스
▲법정으로 향하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부장판사 김태균)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에 대한 3차 공판을 열었다. 이 전 기자는 지난 1월 최강욱 대표를 상대로 5000만원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난 16일 강요미수 등의 혐의를 받았던 이 전 기자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지난해 4월3일 최강욱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편지와 녹취록상 채널A 이동재 기자 발언 요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당시 검언유착 의혹을 받던 이동재 전 기자가 지난해 2월과 3월 수감 중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전 신라젠 대주주)에게 보낸 편지와 이 기자가 이 전 대표 측 인사인 제보자 X랑 나눈 대화 내용 등을 종합한 것으로 보이는 내용이었다.

최강욱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대표님, 사실이 아니라도 좋다. 당신이 살려면 유시민에게 돈을 줬다고 해라 그러면 그것으로 끝이다. 그 다음은 우리가 알아서 한다. 우리 방송(채널A)에 특종으로 띄우면 모든 신문과 방송이 따라서 쓰고 온 나라가 발칵 뒤집어진다”고 썼다.

최 대표는 이어 “눈 딱 감고 유시민에게 돈을 건네 줬다고 한마디만 해라. 그 다음은 우리가 준비한 시나리오대로 하시면 된다. 검찰에 고소할 사람은 우리가 미리 준비해 뒀다. 우리는 지체없이 유시민의 집과 가족을 털고 이사장을 맡고 있는 노무현재단도 압수수색 한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4월3일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이 전 기자와 관련한 페이스북글을 게시했다.
▲지난해 4월3일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이 전 기자와 관련한 페이스북글을 게시했다.

검찰은 증인 신문에서 이 전 기자에게 “이런 내용의 편지를 쓴 적이 있냐”라고 묻자, 이 전 기자는 “저는 그런 내용을 쓰는 건 상상도 못 한다. 엽기적인 글을 상상하지 못 한다. (오히려 편지에서) 제보 안 해도 된다고 했다.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걸 하자고 했다”고 답했다.

이 전 기자는 “커뮤니티 카페에서 글을 보면 제일 슬펐던 게 뭐냐면 조금밖에 안 찾아봤지만, 이동재 자살해라. 빨간 마티즈 타라는 건 자살하라는 말이다. 사람의 탈을 쓰고 이런 말을 할 수 있냐”고 토로했다. 이 전 기자는 “디지털 자료로 인한 피해는 회복이 안 된다. 최 대표가 가장 강력한 처벌을 받길 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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