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7일부터 20일 오후 6시까지 2주간 KBS와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 후보자를 공개 모집했다. 방통위는 20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KBS 이사에 55명, 방문진 이사에 22명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21일 오전 10시부터 27일 오후 6시까지 후보자들의 지원서를 인터넷 홈페이지(www.kcc.go.kr)에 공개하고, 국민들로부터 후보자들에 대한 의견 및 질의를 접수한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국민 의견 및 질의 접수 과정을 가리켜 “이번에 새롭게 도입된 면접 심사를 통해 방통위 상임위원들이 국민을 대신해 질의하고 그 주요 질의응답 내용을 공개하는 등 국민 참여의 폭을 넓히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통위는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방송법’과 ‘방송문화진흥회법’에서 정한 결격사유 확인, 면접 심사 등을 거친 후,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KBS 이사 추천 및 방문진 이사 임명을 의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전국언론노동조합·방송기자연합회·한국PD연합회·한국기자협회 등 언론 4단체는 오는 8월12일 방문진 이사 임기가 끝나고 8월31일 KBS이사 임기가 끝나는 만큼 “7월 임시국회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영방송 이사 추천 불개입과 7월 내 시민참여 공영방송법 통과를 선언하라”는 입장을 냈지만 민주당이 움직일지는 회의적이다. 

앞서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국민 참여를 보장하고, 기존의 정당 추천 관행을 무력화할 수 있는 틀만 갖춰져 있다면 (어떤 법안이든) 유용하게 수용할 의사가 있다. 그러나 상임위에서는 공영방송의 기역(ㄱ)자도 나오지 않고 있다”고 개탄했다. 

성재호 방송기자연합회장은 “(지금 방식대로 뽑으면) 정권이 바뀌었을 때 새 집권당이 과거 집권당에서 뽑았던 사람을 가만 놔두겠느냐”고 되물으며 비극적인 공영방송 장악이 반복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한 뒤 “도저히 7월에 (입법을) 못 하겠다면 올해 하반기에 법을 개정하되, 시행시기를 내년 1월로 약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지난 7일 전체회의에서 “공영방송의 독립성 강화 방안은 결국 국민적 컨센서스가 이뤄지고 법령이 개정됨으로써 완성되는 것”이라고 밝힌 뒤 “여러 이유로 (법 개정 논의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임기만료 시점이 왔다.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며 공모절차 돌입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이어 “전체적으로 투명성 확대라는 큰 원칙을 가지고 이번 공모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방통위가 공영방송 이사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인 가운데 언론노조는 민주당과 21일 오전 10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등 논의를 위한 면담에 나선다. 이날 언론노조 집행부와의 면담에는 윤호중 원내대표, 이원욱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위원장, 조승래 과방위 민주당 간사 등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지난 19일 오후 3시 과방위-당 미디어혁신특위 연석회의를 열고 1시간 20분간 방송법 등 언론개혁법안 처리 방향에 대해 비공개 논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는 윤호중 원내대표, 이원욱 위원장, 조승래 간사를 비롯해 과방위 소속 정필모·우상호·한준호 의원 등도 참석했다. 이날은 주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을 중점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일부 의원은 언론 4단체의 공영방송 정치적 후견주의 비판과 관련, “국회도 국민을 대변하는 곳”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