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골프와 향응 접대, 선물 수수 의혹을 제기한 한겨레 보도 논란을 두고 민주당은 윤 전 총장 스스로를 돌아보라며 제기된 의혹들이 열거하기 창피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일 오전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전 총장이 대검 중앙수사부 2과장을 지내던 2011년 전후 삼부토건 조남욱 전 회장에게 수차례 골프접대와 향응을 받은 정황이 나왔다는 한겨레 보도와 윤석열 전 총장 측이 억울해하며 즉각 반발했다는 사실을 소개했다. 김 의원은 조남욱 전 회장이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윤 전 총장과 여러 차례 골프를 함께하고 그에게 명절선물이나 만찬 등의 접대를 했다는 달력 기록과 선물 리스트가 확인이 되었다는 한겨레 기사 대목을 들어 “특수부의 관점에서 보면 충분히 범죄 혐의가 있다고 볼 수 있는 정황이 나왔다”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조남욱 전 회장이 2012년 3월 11일 당시 윤석열 검사의 결혼식에도 화환을 보내고 참석했다고 한다”면서 “최근 밝혀지고 있는 검사와 스폰서의 관계들에 비추어 윤석열 전 총장과 조남욱 전 회장도 유사한 관계로 강하게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실제 2011년 삼부토건 임원들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의 수사를 받았는데 본사 압수수색은 물론 수십 명의 임직원이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으나 아무도 처벌받지 않은 점을 들어 “당시 대검 중수부 2과장과 1과장을 연이어 맡았던 윤 전 총장은 수사를 담당하던 특수2부장과 사법연수원 동기였다”며 “대검 중수부는 서울중앙지검 특수수사를 지휘하는 컨트롤타워였다”고 소개했다.

그는 “윤석열 전 총장이 말하는 공정과 정의가 이런 것이었느냐”며 “그래서 라임사건 김봉현 회장으로부터 술 접대를 받은 특수부 검사들도 받을 걸 받았다고 생각하고 사과하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비유했다. 김 의원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최근에는 아크로비스타 전세권 설정 과정에서 삼성과 유착관계가 의심된다는 보도도 있었다”며 “배우자 김건희 씨의 코바나컨텐츠 협찬 사건 역시 뇌물죄 의혹이 있다”고도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쯤 되니 김학의 사건에서 건설업자 윤중천이 윤석열 검사를 알고 지냈다고 한 말이 허언이 아니라 실제 어떤 유착관계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일일이 열거하기에 창피할 수준”이라며 “정치인 윤석열의 대변인 이동훈이 골프채를 상납 받은 의혹이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 그들에게는 당연히 일상이었던 거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윤석열 전 총장은 대선을 준비할게 아니라, 본인의 수사를 대비해야 할 상황”이라며 “하루빨리 국민께 사과하고 전직 검찰수장으로 최소한의 양심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이를 지키라”고 촉구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후 지난 2019년 7월8일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후 지난 2019년 7월8일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 경선후보로 나선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수석대변인이인 박찬대 의원은 이날 오후 내놓은 논평에서 “윤석열의 ‘선택적 정의’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한겨레 보도를 두고 “삼부토건 전 회장은 한때를 풍미했던 주요 검찰 인사들을 계속 관리해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며 “(윤 전 총장의) 현 부인도 소개해준 인물이다. 윤 전 총장은 그의 관리대상이었던 셈”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국민은 충격을 받고 있다”며 “제 식구에게 유독 약했던 과거 검찰의 민낯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밖에 윤 전 총장이 뇌물 사건으로 수사를 받았던 최측근의 형을 위해 현직 검사로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도 소개해줬다며 “그가 청문회 때는 이 사실을 부인했지만, 윤대진 검사장의 형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은 최근 ‘윤석열이 변호사를 소개했다’고 인터뷰까지 해 위증 논란이 인다”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이 이런 의혹을 부인하는 점을 들어 박 의원은 “의혹을 해소하고 싶다면, 윤 전 총장은 스스로 구체적 해명을 내놓아야 한다”며 “언론의 취재에 당당히 임해야 한다. 10년 전 일이라고 하지만 정작 본인이 수장으로 있던 조직은 한 인사의 말만 듣고, 10년도 더 된 한 가족사를 탈탈 털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박 의원은 “공권력을 행사하는 수장의 이런 과거 행적은 온 국민을 부끄럽게 한다”며 “당신이 말한 정의가 나와 가족, 측근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선택적 정의’였는지 국민들은 묻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전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전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한편, 윤 전 총장은 2011년 4월2일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의 일정표를 근거로 한 조 전회장, 최은순 회장, 윤 전 총장의 골프회동 의혹을 비롯한 여러차례의 골프회동, 각종 만찬 및 명절 선물 정황을 보도한 한겨레를 향해 “악의적 오보”라고 반발했다. 윤 전 총장은 그날 골프를 친 일이 없으며 쳤어도 자기 돈을 내고 쳤을 것이며 식사할 때도 자기 돈을 내고 해왔다고 해명했다.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이 뉴스타파와 만나 “뇌물 수수 혐의로 경찰수사를 받던 2012년, 윤석열 당시 부장검사로부터 대검 중수부 출신의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받았다”고 말했으며 이는 검찰총장 청문회에서 윤석열 전 총장이 했던 해명과 정반대 입장이라는 19일 뉴스타파 보도에도 윤 전 총장은 부인했다.

윤석열 캠프는 19일 오후 출입기자 SNS메신저에 올린 글에서 “논란이 된 2012년도에 이 모 변호사는 윤우진의 형사사건 변호인이 아니었다”며 “이 변호사에게 ‘윤우진의 이야기를 한 번 들어나 봐달라’고 부탁한 사람은 윤우진의 친동생인 윤대진 검사”라고 밝혔다. 윤석열 캠프는 “윤석열 예비후보는 이에 관여한 사실이 전혀 없음을 밝힌다”며 “위 내용은 인사청문회 전후로 충분히 설명드렸던 내용으로서 당시 여당 의원들도 모두 수긍한바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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