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협회 CBS 지부는 16일 이재수 춘천시장 관련 기사 수정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강원 CBS 기자에 “역겹다”라며 원색적 비난을 한 춘천시 소통담당관에게 공식적인 사과를 촉구했다. 아울러 이 시장을 향해선 ㅈ담당관에 대한 전출 혹은 직무배제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CBS 지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국민을 대신해 묻는 CBS의 합리적인 문제 제기에 그간 어느 누구도 감히 역겹다는 표현을 쓰지는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재수 춘천시장 ⓒ노컷뉴스
▲이재수 춘천시장 ⓒ노컷뉴스

강원 CBS는 지난 13일 “[단독]춘천시장 ‘최악 단수 사태 속’ 결혼식 참석했다 자가격리까지”라는 보도를 한 바 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지난 9일 오전 11시 춘천에서 단수가 발생했다. 이 시장은 다음날인 10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지휘 현장을 벗어나 자택에 머물었고 이후 지인 결혼식 참석을 위해 원주로 향했다.

이 시장이 참석했던 결혼식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고 이에 강원 CBS는 이 시장이 자가격리에 들어가게 됐다고 보도했다. ㅈ담당관은 이 과정에서 이 시장이 이미 두 번이나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상황이기에 확진만 아니라면 자가격리도 없다는 취지로 해명에 나섰다. 

그러나 기사는 수정되지 않았고 ㅈ담당관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종교 방송을 표방하는 매체의 기자가 하는 짓을 보면서 난 역겨움을 느꼈다”며 비판에 나섰다. 춘천시청 출입 기자단은 즉각 반발하며 15일 ㅈ담당관에게 사과를 촉구했다. ㅈ담당관은 16일 입장문을 밝히며 공개적으로 사과 의사를 전했다. 아울러 강원 CBS 측과 오갔던 내용 등에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관련 기사 : “역겨움” 기자 직격한 뒤 “인격모독” 비판에 사과한 춘천시 소통관]

ㅈ담당관의 사과에도 CBS 지부는 공식 성명을 내며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CBS 지부는 “SNS는 개인 공간인 동시에 그 사용자가 누구냐에 따라 공적 공간으로 탈바꿈한다”며 “특히 시민소통담당관이 자신의 가족 개인사가 아닌 시장에 대한 언론의 문제 제기를 SNS에서 언급했다면 이는 춘천시의 공식 입장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이어 “시민을 대신해 시정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언론사와 소속 기자에 대한 역겨움 운운은 CBS 저널리즘에 대한 명예훼손”이라며 “권력 감시라는 언론 전체의 기능을 위축시키려는 시도로 간주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3일 강원 CBS 보도. 사진=CBS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 13일 강원 CBS 보도. 사진=CBS 홈페이지 갈무리

CBS 지부는 ㅈ담당관과 이 시장을 향해 공개 질의에도 나섰다. ㅈ담당관을 향해서는 △강원 CBS 기사의 사실관계가 어긋났는지 △이 시장 일정이 ‘대외비’로 다루는 보안 자료인지 △‘종교 방송 따위’가 이 시장의 재난 대응 적절성을 묻는 것이 불편한지 등을 물었다. 이 시장을 향해서는 △문재인 대통령도 일정을 공개하고 있다는 사실 △언론의 문제 제기가 역겨운지 등에 대해 따져 물었다.

CBS 지부는 마지막으로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첫 번째로는 ㅈ담당관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단순히 강원 CBS에만 사과하는 것이 아니라 서울 CBS 본사와 전국 14개 CBS 지부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ㅈ담당관의 직무배제 혹은 전출을 요청했다.

CBS 지부는 위 두 가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전국언론노조 CBS 지부와 함께 법적인 대응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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