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국민의힘 입당에 정계 인사들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권에서는 “헌법정신을 심각하게 위반한 행태”라고 비판했으나 야권은 “대선에 뜻이 있다면 당연한 순서일 뿐 비판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최 전 원장은 지난 15일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감사원장에서 물러난 지 17일 만에 보여준 행보다. 이날 최 전 원장은 “온 국민이 고통받는 현실에서 가장 중요한 명제인 정권교체 중심은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돼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김영우 최재형 대선캠프 상황실장은 16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정치를 하기로 마음먹었으면 당연히 정당 정치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국민의힘 입당이 워낙 짧은 순간에 이뤄지고 있는 것일 뿐 지극히 당연한 경로”라고 밝혔다.

여권의 대선주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최 전 원장 행보에 ‘반헌법적’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서는 “웃음 밖에 나오지 않는다. 재직 기간 중 탄압이나 외압을 받았기 때문에 이런 선택을 한 것이 아니다. 국민들을 위해 대한민국에 더 좋은 정치가 필요하다는 총체적 고민의 결과”라고 답했다.

▲ 최재형 전 감사원장(왼쪽)이 7월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입당식에서 모바일로 입당신청을 마친 뒤 이준석 대표와 함께 핸드폰을 취재진에게 보여주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홈페이지
▲ 최재형 전 감사원장(왼쪽)이 7월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입당식에서 모바일로 입당신청을 마친 뒤 이준석 대표와 함께 핸드폰을 취재진에게 보여주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홈페이지

여권의 또 다른 대선주자인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같은 프로그램에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국민의힘 입당은 헌법정신을 심각하게 위반한 행태다. 사정기관 출신들이 바로 대선에 나온다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강력하게 이를 규탄한다”며 “최 전 원장 경우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보다 훨씬 더 나쁜 사례”라고 비판했다.

대선 출마에 나선 박용진 민주당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최 전 원장이) 17일 만에,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사정기관에 있던 분이 정치 중심으로 옮겨갔기 때문에 앞으로 국민들은 늘 머릿속에 이 사례를 두고 있을 것”이라며 “대한민국에 굉장히 안 좋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역시 같은 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최 전 원장이 재직 시절부터 정치에 뜻이 있었고, 이후 울타리가 필요해 급하게 입당한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정당으로선 항상 밖에 근사한 사람이 있으면 욕심이 나기 마련이다. 일단 데려오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책임을 지는 곳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을 통해 “최 전 원장 입당이 이후 (정계 인사들의) 입당의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최 전 원장의 경우 정당정치에 대한 의지가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순탄한 진행이 가능했고 정당에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이를 바라보는 여권의 비판적 시각에 “여러 가지 사례를 봤을 때, 이게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한 그는 “감사원장직을 더 이상 수행하지 못할 정도로 정치적 공격을 감행했던 집단이 어디인지 국민들이 알고 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결심은 현 정권의 부적절한 감사 압박 등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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