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연합뉴스 대주주이자 경영감독기구인 뉴스통신진흥회 차기 이사진을 임명해 신임 이사회가 출범했다. 이 가운데 국민의힘 추천인 조복래 전 연합뉴스 상무의 이사 임명에 대한 연합뉴스 구성원 반발이 커져, 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는 무자격 이사 사퇴와 진흥회 지배구조 개선을 촉구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6기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진에 김주언 열린미디어연구소 이사와 김인숙 민들레법률사무소 변호사(이상 정부 추천), 전종구 전 중앙일보 중부사업본부장·현 대한체육언론인회 이사(국회의장 추천),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더불어민주당 추천), 조복래 전 연합뉴스 콘텐츠융합 상무(국민의힘 추천), 강홍준 신문협회 사무총장(신문협회 추천), 임흥식 MBC C&I 대표이사(방송협회 추천) 등 7인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진흥회는 이달 내 회의를 개최해 차기 이사장을 호선한 뒤 신임 사장 선임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사진 임기는 이사장을 제외하면 비상임이다. 이사장은 이사들이 호선한다. 진흥회는 연합뉴스 지분의 30.77%를 소유한 최대 주주로, ‘뉴스통신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 경영을 감독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문체부는 “진흥회 이사들은 뉴스통신 진흥과 연합뉴스의 독립성·공적 책임에 대한 사항, 뉴스통신진흥자금의 운용, 연합뉴스사의 임원 추천권 등 업무를 수행한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신임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진 명단. 문체부 보도자료 갈무리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신임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진 명단과 주요 이력. 문체부 보도자료 갈무리

진흥회 이사진은 청와대와 국회, 언론단체들이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청와대가 2인을, 국회의장이 사실상 여야와 의장 몫으로 3인을, 신문협회와 방송협회가 각 1인을 인선한다. 이를 통해 정부·여당 4인 대 야당 1인, 언론단체 2인 구도가 만들어진다. 

5기 진흥회 임기는 지난 2월7일 만료됐으나 정치권이 추천을 미루며 차기 진흥회 출범이 미뤄져 왔다. 진흥회 인선은 국회와 언론단체 측이 추천 명단을 제출하면 정부가 청와대 몫을 포함해 인사 검증을 마친 뒤 인선 결과를 발표하는 순서로 이뤄져 왔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야당 몫 추천을 5개월여간 미루면서 이사진 확정이 미뤄졌다. 정부가 지난 7일 정부·여당·언론단체 추천 6인만으로 인선을 발표할 가능성을 비치자 국민의힘이 지난 8일 조복래 전 상무를 이사로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조복래 전 연합뉴스 상무의 이사 임명에 대한 연합뉴스 구성원 반발이 거세다. 연합뉴스 구성원들은 지난해 말 조 전 상무가 진흥회 이사 공모에 지원한 사실이 알려졌을 때부터 강력 비판해왔다. 조 전 상무는 박근혜 정부 시절 박노황 경영진 당시 정부 편향·불공정 보도 책임자로 꼽혔다.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에게 보낸 문자로 언론윤리 미달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난 8일부터 16일 현재까지 구성원 350여명이 조 전 상무 추천 규탄 성명을 냈다.

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는 16일 성명을 내 “조복래씨는 지난 박노황 경영진 임원을 지내며 공정보도 훼손, 노조탄압, 자본권력 영합 등 의혹의 중심에 서면서 연합뉴스 구성원에게 씻을 수 없는 치욕을 안겼다”고 했다. 이어 박병석 국회의장의 고교·대학·언론사 후배이자 지방선거 출마 이력을 지닌 전종구 전 본부장에도 “(박 의장 추천은) 적절치 못하다. 공정을 내팽개치고 지연과 학연에 얽매인 부끄러운 짓을 했다”고 했다. 이들은 “조복래씨와 전종구씨를 추천한 국민의힘과 박 의장은 한심한 작태를 반성한 뒤 추천을 철회하고 이들이 이사직에서 사퇴하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정치권에도 진흥회 이사 추천권을 내려놓으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정치권은 연합뉴스가 더는 정쟁의 볼모가 되거나 정치적 전리품으로 취급되지 않도록 진흥회 이사 추천권을 내려놓고 공영언론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놓는 방향으로 뉴스통신진흥법을 개정하라”고 했다. 또 신임 이사회에 “적절한 절차와 원칙을 준수하면서 맞춤형 인사를 사장으로 뽑으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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