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수산업자 김태우씨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입건된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13일 “경찰이 사건 입건만으로 언론 플레이를 했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변인을 맡았다가 지난달 20일 열흘 만에 사퇴한 그는 이날 경찰 조사를 마치고 나온 뒤 “여권, 정권의 사람이라는 인사가 찾아온 적 있다. 와이(Y·윤석열 지칭 추정)를 치고 자신들을 도우면 없던 일을 만들어주겠다고 했다. 경찰과 조율이 됐다는 식으로 얘기했다”며 여권을 겨냥해 공작설을 제기했다.

이 전 위원은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에 소환돼 8시간여 조사를 받았다. 그는 조사가 끝난 뒤인 오후 6시께 기자들에게 “여권, 정권의 사람이라는 인사가 찾아온 적 있다”며 “‘와이’를 치고 자신들을 도우면 없던 일로 만들어주겠다는 말을 했다. 경찰과 조율이 됐다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안 하겠다’, ‘못하겠다’고 말했다”면서 “(반대 의사를 밝히자) 내 얼굴과 이름이 언론에 도배됐다”며 “이것은 공작”이라고 주장했다.  

▲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변인으로 활동한 그는 지난달 20일 열흘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금품수수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조선일보 유튜브 갈무리
▲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변인으로 활동한 그는 지난달 20일 열흘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금품수수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조선일보 유튜브 갈무리

이 전 위원은 별도 입장문을 통해서도 “나에 대한 실체적 조사도 없이 입건 여부와 피의사실을 흘린 경찰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경찰은 실체적 진실이 드러나지 않았는데 피의사실을 유포해 일방적으로 여론재판을 거듭하고 있다. 참고인들 이야기만 반영한 반쪽의 피의사실을 마치 사건의 진실인 양 조직적으로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 국민의 지팡이가 아니라 권력 하수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향후 경찰과 언론에 피의사실 공표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언론은 내가 (가짜 수산업자) 김태우로부터 수백만 원 상당의 골프채 세트를 받았다고 보도했으나 사실과 다르다”며 “지난해 8월15일 골프 때 김태우 소유의 캘러웨이 중고 골프채를 빌려 사용했다. 이후에는 집 창고에 아이언 세트만 보관됐다. 풀세트를 선물로 받은 바 없다는 점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반박했다.

그는 “당일 오전 큰 비가 와서 나는 골프 라운딩이 불가하고 아침 식사만 한다는 생각으로 골프채 없이 갔다가 빌려서 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위원은 “내가 윤 총장 대변인으로 간 뒤 경찰은 이 사건을 부풀리고 확대했다. 경찰 수사에 정치적 의도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피의사실 공표는 윤 총장이 정치 참여를 선언한 지난달 29일부터 시작됐다. 사건 입건만으로 경찰이 언론 플레이를 한 것은 유례 없는 인권유린”이라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