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취재진의 ‘경찰 사칭’ 논란을 옹호했던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이 고개를 숙였다.
김 의원은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 씨 논문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나 “윤 전 총장 부분이 생략된 채 그 행위에 대해 말씀드렸던 부분이 부각된 것은 제 불찰”이라며 “전문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균형에 어긋난다는 얘기였다. 저울추를 달았을 때 MBC 기자가 잘못했다고 분명히 얘기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선 고개를 숙이면서도 윤 전 총장의 MBC 취재진 고발에 대해선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그렇지만 대통령 후보로 그것도 지지율 1위를 달리는 후보가 예비후보 등록 첫날 자신을 검증하려는 기자를 고발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합당한가”라고 전했다.
이날 오전까지 언론계에서는 김 의원에 대한 비판 발언이 나왔다. 지난 1996년부터 SBS에서 기자 생활을 이어온 윤창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 아침’과의 인터뷰에서“저도 20여 년 기자 생활해온 사람 입장에서 (공권력 사칭이) 마치 언론계의 관행이었던 것처럼 말한 것은 대단히 부적절했다”며“대다수 언론인은 그런 방식으로 지금 취재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윤 위원장은 또 “언론개혁을 말하는 언론인 출신 의원이 이런 방식으로 언론 전체를 잠재적 범죄집단처럼 묘사한 것은 대단히 부적절했다”며 “이는 언론개혁이라는 메시지 자체의 신뢰를 떨어트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에 발언에 신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1988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한 뒤 29년 간 기자 생활을 이어온 김 의원은 12일 같은 방송 인터뷰에서 “기자가 수사권이 없으니까 경찰을 사칭한 것으로 보인다”며 “나이가 든 기자 출신들은 사실 굉장히 흔한 일이었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김 의원 발언 직후에는 야권을 중심으로 비판이 쏟아졌다. 한국일보 기자 출신인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자의 경찰 사칭이 자기 또래에는 흔한 일이었다는 김 의원의 이야기에 어안이 벙벙해졌다”며 “김 의원이 일했던 신문사의 취재 윤리가 '경찰 사칭 위배'를 당연히 여기는 수준이었는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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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당 허은아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이분이 기자 출신이자, 대통령의 입인 청와대 대변인이었다는 것, 그리고 현역 국회의원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질 않는다”고 적었다.
MBC 기자와 취재 PD는 지난 8일 김 씨 박사학위 논문을 지도한 교수의 집을 찾는 과정에서 경찰 사칭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이들은 해당 교수 집앞에 세워진 승용차 주인을 상대로 통화를 하던 중 경찰을 사칭했다. MBC는 자사 메인 뉴스를 통해 취재 윤리 위반을 시인하고 취재진 2명을 직무배제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