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구성이 6개월째 미뤄지는 가운데 야당 몫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추천 몫을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엇박이 나오는 모양새다. 야당 추천 내정자로 거론되던 이상휘 세명대 교수와 김우석 미래전략개발연구소 부소장, 황성욱 변호사를 추천했다고 밝혔다가 번복한 뒤 분명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는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9일 미디어오늘에 “김우석 부소장과 이상휘 교수, 황성욱 변호사에 대해 차기 심의위원으로 추천이 이뤄진 게 맞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가 박 의원의 말을 번복했다. 추 의원은 통화에서 “추천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방통심의위원 추천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이상휘 세명대 교수와 김우석 미래전략개발연구소 부소장, 황성욱 변호사. 페이스북·펜앤마이크 등 갈무리
▲국민의힘 방통심의위원 추천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이상휘 세명대 교수와 김우석 미래전략개발연구소 부소장, 황성욱 변호사. 페이스북·펜앤마이크 등 갈무리

방통심의위는 총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는데, 통상 여야 6대 3 구조다. 야당 추천으로는 과방위 측 2인, 교섭단체 대표 측 1인 몫이 주어진다. 대통령과 국회의장, 소관 상임위원회인 과방위가 3인씩 추천하는데, 국회의장 몫은 통상 국회의장과 교섭단체 여야 대표가 1명씩 추천하고, 과방위 몫은 여당이 1인, 야당이 2인을 각각 추천하는 구조다.

야당 측 추천 여부는 소관 상임위의 야당 간사를 맡는 박 의원과 원내대표가 각각 담당하는데,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가 야당 간사의 입장을 무마하고 나선 모양새다. 이후 박 의원은 추천 여부를 재차 확인하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방통심의위는 지난 1월29일 4기 위원회 임기 만료 뒤 6개월차에 이르렀다. 정부·여당은 지난달 말 국민의힘이 추천을 계속 미루면 정부·여당 측 추천만으로 방통심의위를 꾸려 출범하겠다고 경고해왔다. 국민의힘은 특히 정부 추천 몫으로 정연주 전 KBS 사장이 내정된 점을 이유로 들며 추천 내역 사전 공개를 요구하며 추천을 미루고 있던 터다.

야당 추천 몫으로 내정이 확실시되는 이상휘 세명대 교수는 이명박 정부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과 새누리당 원외대변인, 보수 매체 데일리안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김우석 부소장은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 상근특별보좌관을 지냈고 4기 방통심의위 방송자문특별위원회 위원과 국민대 행정대학원 객원교수를 맡고 있다.

황성욱 변호사는 현 방통심의위원으로 지난해 ‘정치활동’ 논란을 빚고 해촉된 전광삼 전 위원의 보궐 위원이다. 황 변호사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서 박 전 대통령 대리인단에 참여했다. 지난 2017년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혁신위원을 맡았고,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와 KBS 시청자위원을 지냈다.

청와대는 정부 추천 몫 3명으로 정연주 전 KBS 사장과 옥시찬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김유진 전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를 내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사장이 위원장에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몫으로는 과방위가 지난달 윤성옥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추천을 의결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광복 전 연합뉴스 논설주간(박 의장 몫)과 정민영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여당 교섭단체 몫)를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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