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가진 29일 그의 첫 대변인이었던 이동훈 전 조선일보 기자가 금품수수 혐의로 입건된 사실이 알려졌다. 그를 비롯해 TV조선 A앵커, 일간지 B기자 등의 금품수수 혐의도 함께 포착됐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관련 보도는 29일 오후 7시 이후 일부 매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보도됐다. JTBC가 “[단독] 윤석열 전 대변인, ‘돌연 사퇴’ 배경엔 부장검사 금품 준 사업가?”라는 제목의 리포트 등을 보도한 직후, SBS 메인뉴스(8뉴스)에서도 “[단독] 언론인에게도 금품 건넸다…피의자 입건” 리포트가 보도됐다. 이후 일부 일간지, 온라인 매체 등에서도 관련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의 사실 보도를 종합하면 서울지방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현직 부장검사의 금품수수 의혹을 수사하던 중 전·현직 언론인의 혐의를 파악했다. 검사에게 금품을 건넸다고 지목된 수산업자 A씨가 이동훈 전 조선일보 기자(전 윤석열 검찰총장 대변인), TV조선의 B앵커, 유력 일간지 B기자 등에게 금품을 줬다는 진술이 확보됐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 전·현직 언론인들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문제의 수산업자로부터 이동훈 전 대변인은 수백만원 상당의 골프채를, TV조선 앵커는 2019~2020년 사이 여러차례 접대와 중고차 등을 건네받은 혐의다. 일간지 B기자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금품수수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 20일 이동훈 전 대변인의 ‘돌연 사퇴’에 이 사건이 배경으로 작용했는지 관심이 모인 가운데, 30일자 종합일간지 대부분도 해당 소식을 지면에 게재했다.

▲이동훈 전 윤석열 검찰총장 대변인이 조선일보 논설위원 시절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입건돼 대부분 언론의 주요 소식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한국언론진흥재단 뉴스빅데이터 분석 프로그램 '빅카인즈'에서 6월29일~6월30일 보도된 중앙일간지 관련 보도들
▲이동훈 전 윤석열 검찰총장 대변인이 조선일보 논설위원 시절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입건돼 대부분 언론의 주요 소식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한국언론진흥재단 뉴스빅데이터 분석 프로그램 '빅카인즈'에서 6월29일~6월30일 보도된 중앙일간지 관련 보도들을 검색한 결과다.

이동훈 전 대변인의 입건 소식을 다룬 주요 일간지는 경향신문, 국민일보, 중앙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동아일보, 한겨레 등이다. 보통 ‘주요 일간지’로 꼽히는 9대 일간지 중 한국일보, 조선일보를 제외한 7개 신문이다. 보통 전날 저녁 메인뉴스 시간대(오후 8시~9시 이후) 보도된 기사들은 각 매체가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소식을 위주로 다음날 조간 지면에 게재된다. 이 전 대변인은 갑작스러운 사퇴로 의문을 남겼던 인물인 만큼 주요 소식으로 다뤄진 셈이다.

그러나 동아일보는 ‘부장검사 금품 수수’ 혐의를 다루면서도 이 전 대변인을 거론하지 않았다. “‘부장검사에 금품’ 수산업자 사기혐의 복역중 특사로 출소 전력”이라는 제목의 기사는 금품을 건넨 수산업자가 과거 사기혐의로 복역하다 문재인 정부 첫 특사로 풀려났던 전력을 보도했다. 이 전 대변인 등에 대해선 “전직 기자와 방송사 앵커”로 표현했다. ‘이동훈’을 키워드로 검색하면 볼 수 없는 기사다.

이 전 대변인이 소속됐던 조선일보는 해당 소식을 기사화하지 않았다. 그가 금품을 받았다고 파악된 시점은 조선일보 논설위원으로 일하던 때다. 30일자로 발행된 조선일보 신문 지면 뿐 아니라 포털 등에 송고되는 온라인 기사, 조선일보 자체 홈페이지(chosun.com)에서도 이 전 기자의 금품수수 혐의 및 입건 관련 기사를 찾아볼 수 없다.

이 전 기자 뿐 아니라 함께 입건된 앵커(기자)의 소속 매체(TV조선)를 거론한 곳은 한겨레가 유일하다. 대부분 신문은 ‘유력 방송사 및 일간지 기자’(경향신문), ‘방송사 앵커’(서울신문·세계일보) 등으로 표현했다. 국민·중앙일보는 이 전 기자 외의 언론인 입건 사실을 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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