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이 호반건설이 보유한 서울신문 지분 매입을 위한 대출 계획안을 투표에 부친 결과 부결됐다. 2대 주주인 우리사주조합이 3대 주주인 호반건설 지분을 사들이려던 계획이 사실상 무산된 셈이다.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은 29일 저녁 ‘호반건설 보유 지분 인수를 위한 회사 차입 약정 체결의 건’이 부결됐다고 공지했다. 재적 조합원 418명 가운데 365명(87.3%)이 투표해 158명(43.3%)이 찬성표를, 205명(56.1%)이 반대표를 던졌다. 무효표는 2표다.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은 지난 23일 사주조합원 임시총회를 열고 29일까지 일주일 간 호반건설의 보유지분 19.4% 인수를 위한 차입 약정 체결 여부를 안건으로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우리사주조합은 서울신문 사측으로부터 180억원을 빌려 호반건설이 보유한 서울신문 지분 19.4%(161만 4000주) 매입 자금을 조달하고 10년에 걸쳐 조합원들이 십시일반 원리금을 상환하는 내용의 계획안을 안건으로 제출했다.

사주조합은 대출 상환 계획안으로 180억원과 기존에 지분 유지를 위해 회사로부터 빌렸던 18억여원을 합친 198억여원 가운데 일부를 사우회 전별금과 적립금으로 상환하고, 남은 원금과 이자(연 3%)를 조합원 월급에서 공제할 예정이었다. 회사로부터도 출연금을 받아 원금을 상환할 계획이었다. 조합은 총회에서 조합원이 모두 참여한다는 전제 아래 월평균 개인 부담이 50만원이 되지 않으며, 월별 이자 부담은 6만~16만원 선이 되리라고 안내했다.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은 지난해 7월22일 저녁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만민공동회를 열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은 지난해 7월22일 저녁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만민공동회를 열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앞서 우리사주조합은 지난 4월28일 호반건설과 서울신문 지분 매매 합의를 맺었다. 우리사주조합은 당초 자금조달 방안을 설명하면서 인수자금을 우리사주조합 명의로 대출하고 이자 비용도 조합이 부담해 조합원 개인이 대출에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라고 공지했고 이를 바탕으로 투표 결과 인수 계획이 가결됐다. 그러나 이후 구체적 원리금 상환 계획이 제시되자 구성원 사이 원리금 부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사주조합으로선 이번 대출 및 상환 계획이 호반건설 보유 지분을 사들이기 위한 유일한 안이었던 만큼, 호반건설 지분 매입 계획 자체가 사실상 무산됐다. 현재 서울신문 지분구조는 의결권 없는 자기주식을 제외하면 기재부 33.86%, 우리사주조합 31.80%, 호반건설 21.55%, KBS 8.98% 순이다. 우리사주조합 집행부는 향후 임기 유지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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