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경영평가 항목 ‘보도연구’ 빼기로
연합뉴스 경영평가 항목 ‘보도연구’ 빼기로
뉴스통신진흥회 보도사례 연구, 연합뉴스 노사 반발 뒤 입장 바꿔 
공영언론 대주주의 보도평가,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을까 

연합뉴스 대주주인 뉴스통신진흥회가 논의 끝에 연합뉴스의 지난해 보도사례 연구 결과를 경영평가 보고서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 연합뉴스 측은 대주주가 개별 콘텐츠를 평가하고 정부에 보고되는 경영평가에 포함하는 것이 편집권 침해라며 반발해왔다.

연합뉴스 최대주주이자 경영감독기구인 뉴스통신진흥회는 29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논의한 결과 지난해 연합뉴스의 콘텐츠 사례연구 평가를 경영평가 보고서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진흥회 관계자는 “외부 반발 여부를 떠나 (적절성에 대한) 내부 이사들 간의 논의를 통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진흥회는 매년 이사 3인(내부 전문가)과 외부 전문가 4인으로 경영평가단을 구성해 경영평가를 진행한다. 콘텐츠 부문의 경우 평가단 이사 1명과 외부 전문가 3명이 콘텐츠평가소위원회를 꾸려 평가하고, 진흥회는 이를 포함한 경영평가보고서를 국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 보고한다.

콘텐츠평가소위는 올해 평가에서 처음으로 보도사례 연구를 진행했다. 기존엔 전년도 지적사항을 개선했는지와 주요 추진사업, 성과 등 부문에서 콘텐츠 품질·만족도·영향력, 취재·보도 시스템 등 10개 분야를 평가했는데, 이번엔 지난해 콘텐츠 가운데 △총선 △홍콩 국가보안법 반대 시위 등 3개 주제와 관련한 연합뉴스 보도를 전수 분석했다. 허승호 이사와 송현주 한림대 미디어스쿨 교수, 이종혁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정재권 서울자유시민대학 학장 등 외부위원 3명이 소위에 참여했다. 

▲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는 29일 오전 뉴스통신진흥회 임시이사회가 열리는 동안 진흥회 사무실 앞에서 보도 사례연구 결과를 경영평가에서 제외하라고 요구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는 29일 오전 뉴스통신진흥회 임시이사회가 열리는 동안 진흥회 사무실 앞에서 보도 사례연구 결과를 경영평가에서 제외하라고 요구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이에 연합뉴스 노사 모두가 반발했다. 대주주가 진행하는 경영평가에서 언론사의 개별 보도 사례를 직접 평가하는 것이 편집 독립성 침해이며, 진흥회 구조가 사실상 정부여당 쪽으로 기운 상황에선 정부가 보도에 개입할 길을 열어둔다는 우려다. 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는 “편집권 독립과 정치적 중립을 근본적으로 훼손할 수 있는 위험한 실험”이라며 “특히 언론을 장악해 정권 유지의 도구로 활용하려는 정권이 들어섰을 때 보도 옥죄기에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지부는 29일 오전 임시이사회가 열리는 동안 진흥회 사무실 앞에서 연구결과를 경영평가에 포함하는 데 반대하는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사측은 이날 이사회에 앞서 진흥회에 “일반적 종합 평가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 사례를 분석 평가하면 편집 독립성을 침해한다는 우려가 있다”며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수용자권익위원회 및 콘텐츠자문위원회로부터 매달 또는 분기별로 구체적인 콘텐츠 평가를 받고 그 의견을 기사 제작에 적극 반영하고 있는 등 다층적 평가제도가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KBS·MBC 해마다 경영평가에 포함하지만 ‘개별보도’ 사례없어


대주주의 공영언론 경영실적 평가에 보도에 대한 질적 평가를 포함할지는 논란의 대상이었다. 보도는 편집(보도)국이 고유 권한을 지니는 영역이고 경영행위라 단언하기 어려운 반면, 언론사에 대한 평가에 보도 행위를 떼려야 뗄 수 없는 데다 경영과 인사 과정과도 결합돼 있고, 공영언론일수록 관련 의사결정 구조도 감시 대상이라는 주장이 충돌했다.

다른 공영언론의 경우 대주주의 보도평가가 어느 범위까지 허용될까. KBS와 MBC는 개별 보도사례를 평가하진 않지만 대신 외부위원이 주를 이루는 평가단이 경영실적 일환으로 보도를 포함한 콘텐츠 전반을 평가하고 있다. 그 결과는 공개되지만 정부 보고 대상은 아니다. 경영평가 과정에서 개별 보도를 대상으로 삼아 분석한 사례는 없었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보도를 포함한 콘텐츠 평가를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 공신력 지표는 자체 평가인 QI(질적평가 성과지표)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KI(시청자평가지수) 등을 활용하고, 정성평가의 경우 해마다 평가자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진행된다. 보도·시사 분야의 공익성 영역은 △공정성 △다양성 △민주적 여론 형성 △재난보도 △국제보도 등 기준으로 구분해 평가한다. 

▲MBC, KBS, 연합뉴스 사옥.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MBC, KBS, 연합뉴스 사옥.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2018년 KBS 경영평가보고서는 ‘사례분석’으로 시사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을 직접 평가했는데, ‘1차 정보 소스인 뉴스보도물의 사례는 아니다’라는 것이 연합뉴스지부의 반박이다. 2018년도 KBS 경영평가보고서
▲2018년 KBS 경영평가보고서는 ‘사례분석’으로 시사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을 직접 평가했는데, ‘1차 정보 소스인 뉴스보도물의 사례는 아니다’라는 것이 연합뉴스지부의 반박이다. 2018년도 KBS 경영평가보고서

KBS 이사회도 보도·시사의 신뢰성·공정성을 포함한 프로그램 편성과 콘텐츠 전반을 분석한다. 2018년 KBS 경영평가보고서를 보면 ‘사례분석’으로 시사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을 직접 평했는데, ‘1차 정보 소스인 뉴스보도물의 사례는 아니다’라는 것이 연합뉴스지부의 반박이다.

한편 KBS는 콘텐츠에 대한 주된 평가는 외부 위원으로 꾸려지는 시청자위원회에서 이뤄지도록 하고, KBS 이사회는 그 결과를 참고해 경영감독을 하고 있다. 방송문화진흥회와 KBS 이사회는 매년 콘텐츠 평가가 포함된 경영평가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보고서가 방송통신위원회 보고 대상은 아니며, 방통위도 재허가 심사에 이를 반영하지 않는다.

정부 입김 벗어난 보도 심층 평가 과제로


방문진 관계자는 “방문진 이사회 회의에서 MBC 방송과 관련한 발언이 나오는 경우 MBC 임원이 경영에 참고를 할 수는 있지만 강압이나 의무 차원은 아니다”고 했다. KBS 이사회 관계자는 “경영평가 뒤 이사회가 주요 내용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지만 모든 분야에서 반영된다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관건은 ‘편집권 침해를 어떻게 최소화하느냐’인 문제인 셈이다. 

이는 대주주와 연합뉴스 사이의 거버넌스로 해결점을 찾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은 “KBS의 경우 언론단체들이 이사회는 경영감독을 전담하고, 콘텐츠 평가는 시청자위원회에 맡겨 이사회가 그 결과를 참고하도록 하는 거버넌스를 요구한 적이 있다”며 “이사회가 감독을 수행하면서 콘텐츠 평가가 필요하다면 독립된 기관에 의뢰하는 방식이 가능해 보인다. 연합뉴스와 대주주가 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결국 연합뉴스 보도를 향한 다양한 지적이 시민사회에서 제기되는 상황에서 정부 입김에서 벗어난 보도 전반에 대한 심층 평가를 어떻게 정례화할지가 과제로 남은 셈이다. 진흥회 관계자는 콘텐츠 사례연구 결과 공개 여부 등 문제는 “추후 논의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지부에 따르면 일부 이사는 결과물을 보강해 새로 구성될 차기 진흥회 이사진에 넘겨주거나 학술행사 등에 활용하자는 의견을 냈다고 한다.

※ 기사 수정 : 2021년 06월30일 오후 16시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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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21-06-29 21:30:31
연합뉴스는 그대들이 진심으로 원하는 자유를 위해 독립해라. 그대들이 쓰는 기사는 그대들과 언론집단을 위한 것뿐이지 않은가. 정부에서 구독할 필요도 없다. 그럼 더 정부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 아닌가? 왜 싫은가? 돈 때문에? 정부 약 300억 구독료를 줘야 생존할 수 있어서? 자유를 원하면서, 돈 때문에 떠나지 못하고, 국민 세금(300억)으로 언론 집단 이기주의(정부 언론기관 언론 관계자로 세습)를 형성한다. 과거 이탈리아 기자/독재자인 무솔리니가 생각나네. 법무부를 검사가 장악해야 검찰과 법무부가 하나가 된다는 논리가, 요즘 언론노조와 언론집단의 생각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