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가 시청률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음 달 7일 개편을 단행한다. 이규연 JTBC 보도총괄은 최근 보도국 기자들과 간부들이 있는 단체 채팅방에 이번 개편 방향을 공지했다.

공지에 따르면 현재 평일 오후 7시40분 방송하는 메인뉴스 JTBC ‘뉴스룸’은 10분 앞당겨 오후 7시30분 시작한다. 앵커도 교체한다. 손석희 JTBC 대표이사가 지난해 1월2일자 신년토론을 끝으로 앵커에서 물러난 후 같은 해 1월6일부터 1년 4개월 간 ‘뉴스룸’을 진행해온 서복현 앵커가 자리에서 물러나고 오대영 기자가 새 앵커로 나선다. 2014년부터 JTBC ‘뉴스룸’을 진행해온 안나경 앵커는 자리를 지킨다.

▲지난해 1월6일 JTBC ‘뉴스룸’ 앵커를 맡아 첫 진행하는 서복현 기자. 사진=JTBC ‘뉴스룸’ 보도화면 갈무리.
▲지난해 1월6일 JTBC ‘뉴스룸’ 앵커를 맡아 첫 진행하는 서복현 기자. 사진=JTBC ‘뉴스룸’ 보도화면 갈무리.

JTBC ‘사건반장’과 ‘정치부회의’는 편성을 앞당겨 각각 평일 오후 3시와 평일 오후 4시30분에 시작한다. JTBC ‘전용우의 뉴스ON’은 폐지된다. JTBC ‘썰전라이브’는 다가오는 2022년 대선 때까지 각 대선 캠프 진영 인사를 초청해 토론을 진행한다. 아침 뉴스인 JTBC ‘아침&’도 원래 편성 시간에서 앞당겨 오전 7시20분에 시작한다.

이규연 총괄은 공지를 통해 ‘뉴스룸’이 기존 1.0버전에서 2.0버전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룸’ 1.0이 권력 비판적 저널리즘과 함께 앵커브리핑, 밀착카메라 등의 포맷을 실험적으로 구성했다면 ‘뉴스룸’ 2.0은 탐사·심층·전문·전통 저널리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규연 총괄은 개편의 방향을 두고 △편성 시간 축소 △백화점식 나열이 아닌 핵심적인 몇 개 아이템에 집중 △발생 이슈를 전부 리포트 할 필요 없음 △절반은 당일 기사, 절반은 미리 준비한 기사로 구성 △핵심이 되는 탐사기사 하루에 한 개씩 편성 △JTBC의 핵심 아젠다성 기획 편성 △정각뉴스로 정시성 확보(매시 정각 또는 30분에 편성, 변칙편성 지양) 등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개편을 두고 논란이 예상되는 대목은 ‘주말 뉴스’다. JTBC는 주말 뉴스 명칭을 JTBC ‘뉴스룸’ 대신 JTBC ‘뉴스룸 주말& 6’로 바꿀 계획이다. 오후 7시에 시작하는 주말뉴스는 오후 6시로 시간대를 변경한다. 이규연 총괄은 주말 뉴스에 대해 “지금까지는 뉴스브리핑도 아닌데 단 20분가량 편성하고 그걸 가지고 시청률이 낮다는 왜곡된 비판을 받았다. 이에 따라 주말 JTBC 뉴스룸을 과감히 없애고 ‘뉴스룸 주말& 6’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이규연 총괄은 이어 “현재 주말뉴스취재부는 저연차 중심으로 구성됐는데, 이를 과감히 고연차 중심으로 개편한다. 삽화 기사, 샌드아트 기사, 현장을 누비는 긴 호흡의 기사 등 고연차의 취재역량과 제작역량을 총동원해서 하고 싶은 기사를 마음껏 틀어줄 것이다. 이를 토대로 주말뉴스가 방송 리포트 창의와 혁신을 선두하도록 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이같은 변화 방향을 두고 내부에서는 우려와 비판이 나온다. 당장 명칭을 변경해 평균 시청률을 높이려는 꼼수 아니냐는 지적이다. 익명으로 운영되는 SNS ‘블라인드’ 앱에서 JTBC의 한 기자는 “주말 뉴스룸보다 주중 뉴스룸이 (종편 포함) 모든 메인뉴스 중 시청률 꼴등 할 때가 더 많다. 정확히 헤아려 보길 바란다”고 지적한 뒤 “주말 뉴스룸을 폐지해서 (시청률) 평균치를 높이려는 건가. 만약 그렇다면 유치하기 짝이 없는 발상이다.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 구성원은 “주말에 인력이 없다고 말했는데 지난 3월1일자로 인사가 난 심층 기자는 다 어디서 뭘 하고 있나. 사람이 없는 건가 리더십이 없는 건가”라면서 “일선 기자로서 도대체 이 뉴스룸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르겠다. 최소한의 명예를 지키고 싶다. 뉴스룸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존재하지 않는다. 뉴스룸은 월화수목금토일 존재한다”고 꼬집었다.

이규연 총괄은 26일 오후 9시 보도국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6월 개편에 대한 설명회와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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