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가 디지털 후원회원제 ‘서포터즈 벗’을 17일 출범했다. 김현대 한겨레 대표이사 겸 발행인은 “포털의 공짜 뉴스가 선정적으로 유통되는 세상에서 좋은 저널리즘이 싹트기를 바랄 수는 없다”며 “국민주주들의 성금으로 세운 한겨레는 그 정체성에 어울리는 후원 언론의 길로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현대 대표는 17일 한겨레 1면에 띄운 독자 편지를 통해 “한겨레가 세 번째 ‘벗’을 찾는 긴 여정에 나선다”며 “종이신문 시대의 두 ‘벗’인 국민주주와 신문독자에 이어 디지털 공간에서 새로운 후원회원을 모시는 일”이라고 알렸다.

김 대표는 “한겨레가 후원회원을 모시는 일은 고질적인 공짜 뉴스 관행을 깨는 큰 도전”이라며 “이 길이 아니면 낭떠러지이기에 좁은 문으로 들어서려 한다”고 했다. “포털의 공짜 뉴스가 선정적으로 유통되는 세상에서 좋은 저널리즘이 싹트기를 바랄 수는 없다. 세계의 권위 있는 언론사들이 찾은 답은 디지털 유료화와 자발적인 후원회원제, 두 갈래”라고 썼다. 

김 대표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면서 질책과 비판의 말씀 많이 들었다”며 “더디 가더라도 벗들의 간절한 마음에 닿을 수 있도록 성심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중요한 보도 의제를 놓고 벗들의 의견을 묻고 생각을 나누는 협업 플랫폼을 가동하고, 오염된 댓글 문화를 어떻게 건강하게 만들 수 있을지 벗들의 지혜를 구할 생각”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언론에 대한 불신이 깊을수록 언론의 신뢰를 향한 간절함은 더 커지고 있다. 누구도 편들지 않고 오로지 진실 보도를 하는 독보적인 신뢰언론 한겨레의 길을 꼭 열겠다”고 밝혔다.

‘서포터즈 벗’은 한겨레가 지난해 후원 멤버십 추진단을 꾸려 준비한 결과물로, 기존 후원·구독 관리 시스템 통합과 디지털 기반 정기후원제를 기반으로 한다. 독자는 1만원 단위로 정기후원을 하거나 5000원부터 시작하는 일시후원을 택할 수 있다. 한겨레 서포터즈 ‘벗’에 참여한 이들에게 별도의 뉴스레터, 광고 없는 페이지, 탐사보도물 전자책을 제공한다.

이에 맞춰 뉴스 홈페이지도 개편했다. 홈페이지의 대문에 ‘후원하기’ 단추와 소개로 이어지는 아이콘을 배치했다. 홈페이지 주요 탭에선 기존 분야별 펼쳐보기 탭을 거두고 △기후위기 △비정상가족은 없다 △코로나19 △미얀마 민주화 시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부동산정책 △암포화폐 등 주요 의제를 소개하고 있다. 

한겨레 후원 멤버십 추진단장을 맡은 백기철 한겨레 편집인은 8면에서 후원회원제와 함께 한겨레 콘텐츠의 주요 초점 4가지를 제시했다. △현안 보도에서 기후위기 관점 강화 △양극화와 불평등 천착과 대안 모색 △성평등과 젠더 이슈 콘텐츠 강화 △진영 논리에 갇히지 않는 권력과 자본 감시 등이다. 

백기철 편집인은 “한겨레의 3대 축인 주주, 독자, 후원회원들과 온·오프라인 소통을 정례화하겠다”고도 밝혔다. 열린편집위원회, 주주·독자 모임 등의 통로를 다양화하고 콘텐츠 제작 과정에도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