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월 광주에는 10대 청소년들이 있었다. 전남도청에서 항쟁을 이어가던 시민군은 가장 안전하다고 여겨진 뒤편에 학생들을 배치했지만, 후방부터 치고 온 공수부대는 수많은 청소년을 희생시키며 진압 작전에 나섰다.

41년 전 5월 광주의 10대와 2021년을 살아가는 10대들이 마주한다. 광주MBC가 5·18민주화운동 41주년을 맞아 기획한 특별생방송 ‘랜선오월길’에서다. 광주MBC 공개홀에 마련된 ‘오월길 스튜디오’에서는 80명의 학생 열사들과 10대 비대면 방청객이 만날 예정이다. 박혜진 전 MBC 아나운서와 김귀빈 광주MBC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고, 5·18 인정 교과서 집필에 참여한 김영주 광주여고 역사교사와 유명 역사 강사 최태성씨가 해설에 참여한다.

이날 방송에선 역사의 현장에 있었던 다양한 이들의 사연이 소개된다. 1980년 5월 전남도청에서 산화한 광주상고 1학년 문재학, 안종필과 조대부고 3학년 박성용. 고등학생 수습위원장을 맡았던 최치수. 광주의 이야기를 써 내려간 일기로 유네스코 기록유산을 남긴 주소연 등. 충분히 조명받지 못했던 이들의 선택과 고민을 지금의 10대와 나누게 된다. 

▲ 광주MBC가 5월17일 5·18민주화운동 41주년 특별생방송 ‘랜선오월길’을 방영한다. 사진은 시민군이 항거했던 전라남도청 앞. 사진=광주MBC
▲ 광주MBC가 5월17일 5·18민주화운동 41주년 특별생방송 ‘랜선오월길’을 방영한다. 사진은 시민군이 항거했던 전라남도청 앞. 사진=광주MBC

프로그램을 연출한 백재훈 광주MBC PD는 “5·18국립묘지에서, 금남로에서, 전남도청에서 그날의 아픔을 다시 불러내는 일은 고통이지만 그들이 꿈꿨던 ‘승리하는 역사’는 오늘도 진행 중이다. 선배들이 걸었던 길을 오늘 다시 걸어보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소중하다”며 “랜선을 통해 온라인으로 만나는 선배들의 역사를 마주하며 다시 한번 시대정신을 일깨우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자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광주MBC는 “광주 지역에서는 최초로 지상파 생방송과 동시에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광주광역시교육청 관내 초·중·고교 각 학급에서 온라인 수업 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획된 것도 특징”이라며 “타 시도 교육청과도 연계해 전국적인 5·18 교육 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추진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광주MBC ‘랜선 오월길’은 오는 17일 오전 9시45분 광주MBC, 광주광역시교육청,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된다. 부산, 대구, 대전, 전주, 목포, 여수, 춘천, 강원영동, 제주 등 지역MBC 채널로도 방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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