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문재인 대통령 집권 4년을 맞아 진행한 특별연설에 대해 야당은 성찰은 없고, 자화자찬 일색이었다고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 이후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강물 바닥에서 도도하게 흐르는 민심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정확히 대통령 당신께 드리는 말씀으로 보인다”며 “국민과 같은 하늘 아래 산다는 것이 의심스러울 정도의 인식 차이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배 대변인은 “대통령은 국민과의 대화를 4년 내 1번밖에 안 했고,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옮기지 않는다고 해서 국민과 인식 차이가 이렇게 다른 것은 아닐 것”이라고 꼬집었다. 

문 대통령은 “OECD 국가 가운데 코로나 이전 수준의 경제를 가장 빠르게 회복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지만 우리는 보란 듯이 해냈다”고 말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코로나 위기 등 엄중한 상황에서 우리 경제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더욱 강한 경제로 거듭나고 있다”며 “지난해 위기 속에서 세계 10위 경제 강국에 진입했고, 1인당 GDP에서 사상 처음으로 G7국가를 제쳤다”고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집권 4년 특별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SBS 유튜브 갈무리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집권 4년 특별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SBS 유튜브 갈무리

 

배 대변인은 “‘성과’를 말씀하시는 것인지, ‘희망사항’을 말씀하시는지 국민은 분간이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연설에 대해 “자화자찬”이라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지난 4년간의 실정에 대한 반성과 책임을 과감히 생략해버리는 자신감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나”라며 “여전히 ‘OECD국가 중 가장 빠른 경제회복’을 하고 있다거나 아직도 ‘K-방역이 세계적으로 칭송받고 있다’는 등 잘못된 인식에 도취되어 있는 대통령이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이 “정부는 선제 검사와 철저한 역학조사, 신속한 치료 등 방역의 원칙과 기본을 흔들림 없이 지켜 왔고, 국민들께서 경제적 피해와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적극 협조해 주신 덕분에 K-방역이 지금까지 세계의 모범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는데 이에 대한 평가다. 

배 대변인은 “위기극복을 강조했지만 이 위기의 상당 부분은 현 정부가 가져온 것”이라며 “치료약 개발에 치우쳐 백신 확보가 늦은 것도, 소주성(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최악의 고용위기를 가져온 것도, 탈원전을 하느라 한국을 기후 악당국가로 만든 것도, 모두 정부의 섣부른 고집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들이 듣고싶어했던 성찰은 어디에도 없었다”며 “‘이 정권, 이 정도면 선방하고 있지 않냐’는 자화자찬 일색의 연설을 듣는 우리 국민들은 할 말을 잃을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강성 지지층의 문자폭탄 관련 질의에 문 대통령은 “정치하는 분들은 여유 있는 마음으로 바라봐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배 대변인은 “대통령을 향한 비판에 대해서도 좀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받아들여 주시길 희망한다”고 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집권 4년 특별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SBS 유튜브 갈무리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집권 4년 특별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SBS 유튜브 갈무리

 

앞서 이날 오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김기현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내로남불로 점철된 문재인 정권 4년은 대한민국의 흑역사”라고 4년을 평가했다. 김 원내대표는 “사람이 먼저라면서 공정과 정의, 평등을 내세웠던 지난 4년은 한마디로 아마추어, 선무당 정권의 진수를 제대로 보여준 시간”이라고 혹평하며 “자신들은 온갖 특혜와 반칙, 불법과 탈법, 거짓과 위선으로 대한민국을 갈등과 분열로 몰아세웠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오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문 대통령의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요구했다. 안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이제 더 이상 친문 계파의 수장으로서 대통령직을 수행해서는 안 된다”며 “대통령의 탈당은 국가 미래를 위해 중요한 향후 1년 동안 진영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오직 나라와 국민 전체를 위해 일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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