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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특집] ⑤ “유튜브는 리뷰 콘텐츠 나오는데 TV틀면 냄비만 나와요”
[어린이날 특집] ⑤ “유튜브는 리뷰 콘텐츠 나오는데 TV틀면 냄비만 나와요”
어린이 방송 유튜브 통해 주로 뉴스 시청, 신문사 이름조차 언급 없어
코로나19·날씨 뉴스에 가장 주목, 어렵고 자극적인 뉴스에 문제 느껴

‘노잼’ ‘어렵다’ ‘재미없다’ ‘한자’ ‘지루함’ ‘설명충’ ‘진지’ ‘딱딱’ ‘분위기 차갑’ ‘긴 글’ ‘이해 안 됨’ ‘모르는 단어’ ‘어려운 단어’. 

초등학생들이 ‘뉴스’를 주제로 그린 마인드맵에 등장한 표현이다. 하루 포털 사이트에 송고되는 기사 수는 2만여 개. 매일 뉴스가 쏟아지고 있지만, 이 가운데 어린이가 쉽게 읽을 수 있는 뉴스를 찾기란 어렵다. 어린이들은 뉴스와 미디어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어린이가 생각하는 ‘좋은 뉴스’란 무엇일까. 어린이날을 맞아 서울·경기·대구·부산 등 4개 초등학교 학생들로부터 뉴스와 미디어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뉴스 접하는 경로? TV > 유튜브 > 네이버 

경기 백양초 6학년·대구 경동초 6학년·서울 석관초 4학년 3개 학급 82명이 ‘뉴스’를 소재로 마인드맵을 그렸다. 뉴스와 관련해 떠오르는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드러내기 위해 마인드맵을 통해 키워드를 나열하게 하고, 이를 분석했다.

[석관초 마인드맵 보기, 경동초 마인드맵 보기백양초 마인드맵 보기

‘뉴스’ 마인드맵에 언론사 이름은 얼마나 등장했을까. 가장 많이 언급된 언론사는 SBS(23회)로 나타났다. 이어 KBS(18회), MBC(17회) 등 지상파 3사에 대한 언급 빈도가 높았다. 다른 방송사는 JTBC(6회), YTN·EBS(각 3회)로 나타났다. ‘신문’이라는 매체를 언급한 경우가 3회 있었으나 신문사의 이름을 언급한 학생은 없었다.

▲ 석관초 4학년 학생의 뉴스 마인드맵
▲ 석관초 4학년 학생의 뉴스 마인드맵

 

▲석관초 학생의 뉴스 마인드맵
▲석관초 4학년 학생의 뉴스 마인드맵

기성 언론사의 뉴미디어 브랜드인 ‘스브스뉴스’는 마인드맵에 세 차례 언급됐다. 이와 관련 김민지(가명, 백양초 6학년) 학생은 “다른 곳은 주제가 어른스럽고 해서 관심이 없는데, 스브스뉴스는 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주제가 많아요”라고 설명했다.

마인드맵과 별도로 백양초 6학년·석관초 4학년 학생 45명을 대상으로 ‘뉴스를 주로 접하는 경로’를 물었다. TV라는 응답이 33명(73.3%), 유튜브 17명(37.7%), 네이버 4명(8.8%) 순으로 나타났다. 신문이라는 응답은 1명에 불과했다.

흔히 TV와 신문을 ‘레거시 미디어’로 묶어 젊은 세대의 외면을 받는다고 보고 있지만, 어린이들은 TV 뉴스 매체를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반면 조선일보, 한겨레 등 개별 신문사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어린이들이 신문의 ‘브랜드’ 자체를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TV는 주로 가족과 함께 보고 있었다. 마인드맵을 보면 ‘TV 뉴스’ 연상 단어로 ‘뉴스를 보는 사람’ 항목을 만들고 ‘아빠’ ‘할아버지’ ‘엄마’ 등 성인인 ‘가족’을 언급한 내용이 있다. 마인드맵에 가족을 쓴 홍아름 학생(석관초 4학년)은 “아버지 어머니가 뉴스를 봐서 같이 보게 돼요. 할아버지도 뉴스를 보니 같이 봐요”라고 설명했다.

포털 네이버의 경우 뉴스뿐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마인드맵 제작과 별도로 인터뷰 자리를 마련해 부산 주감초 6학년 학생들에게 네이버에서 무엇을 하는지 물었더니 황서인 학생은 “학원 숙제를 풀며 영어 듣기 음성 등을 찾아보는 QR코드를 입력할 때 써요. 식당에 들어갈 때 사용하고, 맛집 리뷰를 볼 때도 들어가요”라고 답했다. 박승현 학생은 “쇼핑이나 이것 저것 검색할 때 써요”라고 했고, 이윤서 학생은 “코로나 확진자 관련 정보나 날씨에 대해 찾아 봅니다”라고 했다.

▲ Ⓒgettyimagesbank
▲ Ⓒgettyimagesbank

TV가 유튜브보다 ‘노잼’인 이유는?

학생들이 즐겨본다고 밝힌 유튜브 채널 가운데는 ‘정보’ ‘교양’ 채널도 적지 않았다. 학생들이 언급한 사물궁이잡학지식, 교양만두, 이슈텔러 등은 지식이나 사회 현안에 대한 정보를 요약해 전달하는 채널이다.

“어른들은 TV로 많이 보시지만 우리들은 핸드폰을 많이 해요. 유튜브에 들어가면 추천 영상이 있는데 거기에 뉴스 영상이 많이 올라와 있어요. 같은 뉴스라도 TV에서는 어른들이 좋아하는 것처럼 길게 나오는데 유튜브에는 짧고 간략하게 요약만 돼 있어요. 그래서 유튜브에서 많이 봐요.” 황서인 학생의 설명이다.

뉴스가 아닌 ‘콘텐츠’는 어떨까. 석관초 비대면 참관 수업을 통해 유튜브와 TV에 대한 인식을 물었다. 학생들은 실시간 방송의 제약, 제한된 콘텐츠를 TV의 단점으로 꼽았다.

“유튜브는 검색할 수 있는데 TV는 나오는 것만 봐야 해요”(강동원) 
“TV는 너무 재방송을 많이 하고 그래서 재미가 없어요”(한지완) 
“재방송을 많이 하고 애들한테는 볼 게 별로 없어요”(박주원) 
“TV는 광고가 나오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해요”(손준민)
“TV에서 보고 싶은 방송을 해도 학원 갈 때가 되면 볼 수 없어요”(홍아름)

석관초 학생들은 유튜브 리뷰 콘텐츠와 TV 홈쇼핑을 비교하기도 했다. 박하은 학생은 손으로 갖고 노는 장난감인 ‘말랑이’를 보여주며 “(리뷰 콘텐츠는) 말랑이처럼 유행하는 물건을 사서 이 제품은 어떤 면이 있어서 좋다는 식으로 좋은 물건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홍아름 학생이 “TV 홈쇼핑 말고는 (리뷰 콘텐츠가) 없어요. (홈쇼핑엔) 가방과 구두밖에 안 나와요”라고 했다. 이어서 다른 학생들이 “그리고 맨날 후라이팬, 냄비(가 나온다)”라고 말했다.

가장 관심 많은 이슈는 ‘코로나19’

마인드맵을 통해 언급한 이슈 가운데 가장 많은 빈도로 나온 키워드는 코로나19였다. 코로나19 연관 키워드를 언급한 어린이는 82명 가운데 66명에 달했다. 연관 키워드로는 ‘감염’ ‘백신’ ‘마스크’ ‘손씻기’ ‘바이러스’ ‘확진자’ ‘사망자’ ‘방역수칙’ ‘대통령’ 등이 있었다.

이어 날씨 관련 이슈를 언급한 학생은 29명으로 날씨 이슈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주식·비트코인 관련 키워드를 언급한 학생은 20명이었는데, 모두 6학년 학생들이었다. ‘학폭’(학교 폭력) 관련 키워드를 언급한 학생은 15명으로 빈도가 높은 편이었다.

‘환경오염’ ‘일회용’, ‘쓰레기’, ‘후쿠시마 핵 방출’ ‘일본 방사능 방류’ ‘미세먼지’ 등 환경 이슈를 언급한 학생은 12명으로 환경 이슈에 대한 관심도 적지 않았다. 이외에는 음주운전, 살인사건, 성폭행, 아동학대, n번방 등 여러 사건 사고 관련 키워드가 총 31건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 마인드맵에 언급된 뉴스 이슈별 빈도.
▲ 마인드맵에 언급된 뉴스 이슈별 빈도.

이윤서 학생(주감초 6학년)은 “코로나 치료제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소식이 있었어요. 엄마와 함께 이 뉴스를 보면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 이야기 나눠본 적이 있어요”라고 밝혔다. 박승현 학생은 “코로나 백신이 꽤 많이 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선 안심하고 학교를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했다.

코로나19 이슈에 관심이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황서인 학생은 “전파가 잘 되니까 내가 걸리면 내 부모님까지 걸릴 거 아니에요? 그렇기 때문에 내가 걸리면 다 죽을 거 같고, 병원비도 어마어마하게 들 거 같아서 신경을 쓰고 있어요”라고 답했다.

“너무 어렵다” “어린이 소식 없어” “자극적이고 무서워”

마인드맵을 보면 뉴스에 대한 부정적 묘사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불만은 뉴스를 봐도 이해하기 어렵고 불친절하다는 것이다. 어린이를 위한 뉴스의 필요성에 대해 묻자 석관초 학생 21명 중 19명이, 경동초 학생 37명 중 33명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필요하다’고 밝힌 학생들에게 그 이유를 서면으로 물었다. “어른들의 뉴스가 있으니 아이들의 뉴스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쉬운 뉴스가 있어야 한다” “어린이들도 사회생활을 배워야 하기 때문에 필요하다” “어린이들도 사회와 정치에 관심이 많은데 어린이를 대상으로 만든 신문 등이 없다면 세상의 소식을 알 수 없게 된다”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박승현 학생은 “뜻을 모를 수 있으니까 뜻에 대해 자세하게 알려주면 좋겠어요. 뉴스 마지막에 뉴스의 뜻풀이 같은 걸 해주거나, 그런 사이트를 하나씩만 적어줘도 나쁘지 않을 거 같아요”라고 했다.

▲ 경동초 6학년 학생의 '뉴스' 마인드맵
▲ 경동초 6학년 학생의 '뉴스' 마인드맵

 

▲ 경동초 6학년 학생의 '뉴스' 마인드맵
▲ 경동초 6학년 학생의 '뉴스' 마인드맵
▲ 백양초 6학년 학생의 '뉴스' 마인드맵
▲ 백양초 6학년 학생의 '뉴스' 마인드맵

‘어린이 뉴스가 필요하다’고 밝힌 학생 중에는 뉴스가 어렵다는 의견 외에도 ‘부적절하기 때문’이라는 취지의 응답을 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어린이가 보기 부적절한 일이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보통 뉴스에 19금 내용이 나온다”는 응답이 대표적이다.

박사랑 학생(석관초 4학년)에게 ‘기자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신문에 어린이들이 보기에 안 좋은 내용이 나올 수도 있으니까 걸러내고 만들면 좋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 한 마인드맵에는 뉴스를 가리켜 ‘보기 거북해’라고 쓴 대목이 있다. 이어지는 선을 따라가면 ‘왜 이런 사진 웩’ ‘이상한 사진’ ‘이상한 말’ ‘성’ ‘폭력’ ‘사망’ 등의 표현이 있었다. 뉴스 이슈에 관심을 갖지 않게 되는 이유를 물은 설문 문항에 “PC방 살인사건이나 n번방 같은 것들은 무서워서 별로 알고 싶지 않다”는 응답도 있었다. 

이 외에도 “한 얘기만 너무 자주해요” “채널 돌려도 똑같은 내용만 하고 있어요” “TV만 틀면 화를 내요. 사람들이 화를 내는 장면들만 나와요” 등의 응답 역시 초등학생들이 느끼는 뉴스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었다.

▲ 백양초 6학년 학생의 '뉴스' 마인드맵
▲ 백양초 6학년 학생의 '뉴스' 마인드맵

어린이들은 기자가 된다면 어떤 뉴스를 제작하고 싶어 할까. 황서인 학생은 “뉴스는 거의 정부 얘기가 나오는데 우리 주민들의 생각은 어떤지 뉴스를 통해 알리고 싶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임소은 학생(주감초 6학년)은 “어린이들과 어른들의 관심 분야를 서로 조사해서 (각자 자신들의 관심 분야와) 비슷한 거를 뉴스로 만들면 좋을 것 같아요”라고 밝혔다. 

손준민 학생(석관초 4학년)은 기자가 된다면 ‘아이들의 소원’을 뉴스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어떤 장난감을 갖고 싶어하고 무엇에 관심 있어 하는지 뉴스로 만들고 싶어요.” 이어 홍아름 학생이 말했다. “만약 어린이들의 의견이나 소원이 뉴스에 나온다면 ‘얘가 이런 생각을 했구나’하고 공감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어서 좋을 거 같아요.” 

어린이 뉴스가 필요한 이유를 적은 응답 중에는 “어린이도 중요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대목이 있다. 자신들을 위한 뉴스가 없는 어린이들은 미디어와 사회가 자신들을 ‘중요하지 않다’고 여긴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 석관초, 백양초, 경동초 학생들이 제작한 마인드맵 전체 보기. (주니어미디어오늘 링크)
▲ 석관초, 백양초, 경동초 학생들이 제작한 마인드맵 전체 보기. (주니어미디어오늘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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