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1일 제131주년 세계노동절을 맞아 세계노동절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은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주노총은 사회대전환의 의제를 전면화하기 위해 총파업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여의도 LG트윈타워 앞 서울대회를 비롯해 전국 16개 지역본부가 각 지역 거점에서 세계노동절 대회가 열렸다. 경찰이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참가자들의 서울대회 장소 진입이나 통행을 막으면서 일부 마찰이 빚어졌으나 본 일정대로 대회 행사와 이후 행진을 마쳤다.

민주노총은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이날 노동절대회를 집회가 아닌 대회 형태로 개최했다. 민주노총 사무총국 간부들과 서울본부 조합원들이 1일 새벽 5시부터 서울대회 장소인 LG트윈타워 앞에 무대 설비를 설치하고 자리를 지켰다.

경찰은 새벽 6시30분께 대회 장소 앞뒤로 70m 길이의 바리케이드를 쳤고, 낮 12시30분께부턴 참가자가 200명을 넘어서자 참가자 진입을 막아서면서 일부 실랑이가 일었다. 대회 장소 양 끝에 경찰이 각각 120명가량 모여 기자를 제외한 참가자 출입을 통제했다. 12시30분 이후 도착한 이들은 바리케이드 밖에 모인 채로 대회가 진행됐다. 조합원들은 마스크와 투명 플라스틱 페이스쉴드를 착용하고 2m 거리두기 상태로 대회에 참가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LG트윈타워분회 조합원들이 1일 민주노총 세계노동절대회에서 현장발언을 앞두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LG트윈타워분회 조합원들이 1일 민주노총 세계노동절대회에서 현장발언을 앞두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공공운수노조 LG트윈타워분회가 전날인 4월30일 사측과 합의로 136간의 농성과 싸움을 마무리하면서 현장 발언을 했다. 앞서 민주노총은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집단해고 해결을 요구하며 LG트윈타워를 노동절 대회 장소로 정했다. LG트윈타워분회 조합원 전원은 원래 일하던 LG트윈타워가 아닌 LG마포빌딩으로 옮기는 대신 노동조건 개선과 노동조합 활동 보장, 해고기간 임금 보전 등을 약속 받았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홍이정 조합원은 이날 “천막농성 136일 만에 현장으로 돌아가게 됐다. 12월 처음 해고 통보를 받고 노조는 대화를 통해 사태를 해결할 것을 요구해왔다. 파업기간 동안 사측은 ‘불법행위에 법을 적용하겠다, 그러나 노조 탈퇴를 하면 언제든지 연락 달라’며 협박과 회유를 함께 했다. 그러나 우리는 굴하지 않고 지금까지 버티며 싸웠다”고 했다.

홍 조합원은 “대한민국 4대재벌 LG와 맞서 싸운 건 새해 첫날 음직과 전기가 차단됐을 때에도 자기 일처럼 분노하고 싸운 시민과 노동자들이 있어 가능했다”며 “아시아나KO와 같이 아직 현장에 돌아가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승리하도록 최선을 다해 함께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1일 제131주년 세계노동절을 맞아 세계노동절대회를 열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1일 제131주년 세계노동절을 맞아 세계노동절대회를 열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1일 제131주년 세계노동절을 맞아 세계노동절대회를 열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1일 제131주년 세계노동절을 맞아 세계노동절대회를 열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KO지부 김계월 지부장은 “131주년 노동절이지만, 자본과 맞선 해고노동자들은 여전히 거리에서 싸우고 죽어가고 있다. 결국 거리에서 정년을 맞이한 해고노동자는 오늘도 19일째 곡기를 끊었다”고 했다. 아시아나KO 부당해고 판정을 받고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복직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단식하던 해고노동자가 17일째인 29일 병원에 옮겨졌다. 또다른 해고자는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김 지부장은 “고용노동청장은 지난달 노조와의 면담에서 아시아나KO 회사가 어렵다고 답변했다. 노동자를 위해 있어야 할 노동청이 ‘자본청’임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 됐다. 국가적 재난상황이 어찌 노동자의 잘못인가”라며 “아시아나KO는 지금 당장 부당해고자를 복직시키고 법원은 ‘진짜 사장’ 박삼구를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코로나19를 빌미로 노동자가 이야기하는 공간조차 막아서는 문재인 정권의 옹졸함에 분노한다. 동시에 하루의 쉼도 허락하지 않는 자본의 잔인함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재난과 위기가 불평등을 가속화한다는 공식을 깨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은 어디로 갔느냐”고 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1일 세계노동절대회 대회사를 하고 있다ㅣ 사진=김예리 기자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1일 세계노동절대회 대회사를 하고 있다ㅣ 사진=김예리 기자

양 위원장은 “최저임금을 받던 청소노동자가 노조를 만들자 해고됐고, 비정규직 정규직화 약속과 최저임금 1만원 약속도 철저히 깨졌다. 기획재정부는 공공노동자를, 산업통상자원부는 민간 노동자를 도맡아 공격한다”고 했다. 양 위원장은 “IMF가 몰고 온 재난은 우리를 정리해고 비정규직 수렁으로 내몰았다. 코로나19가 몰고 온 재난이 우릴 또다시 고통 속으로 내몰지 않도록 민주노총이 나셔야 한다”며 “모든 책임을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불평등 세상을 뒤집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선언문에서 “문재인 정부가 약속한 '노동존중 세상'은 이뤄지지 않았다. 아프면 쉴 권리, 공공의료 확충과 돌봄 공공성 강화, 일자리에서 함부로 쫓겨나지 않고, 일이 없을 때도 살아갈 수 있는 안전장치가 마련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며 “내년 대선을 앞두고 사회대전환의 의제를 전면화시켜내기 위한 총파업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1일 민주노총이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진행한 세계노동절대회 장소 끝에 경찰이 120명가량 모여 기자를 제외한 참가자 출입을 통제했다. 사진=김예리 기사
▲1일 민주노총이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진행한 세계노동절대회 장소 끝에 경찰이 120명가량 모여 기자를 제외한 참가자 출입을 통제했다. 사진=김예리 기사
▲경찰은 새벽 6시30분께 대회 장소 앞뒤로 70m 길이의 바리케이드를 쳤고, 낮 12시30분께부턴 참가자가 200명을 넘어서자 참가자 진입을 막아서면서 일부 실랑이가 일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경찰은 새벽 6시30분께 대회 장소 앞뒤로 70m 길이의 바리케이드를 쳤고, 낮 12시30분께부턴 참가자가 200명을 넘어서자 참가자 진입을 막아서면서 일부 실랑이가 일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이날 참가자들은 마포대교를 지나 경총 빌딩과 마포역, 공덕역 방면으로 행진한 뒤 대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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