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김의겸의 ‘공영포털’, 네이버 대안인가 관제포털인가
김의겸의 ‘공영포털’, 네이버 대안인가 관제포털인가
“정부 예산으로 언론사 길들이기” “국가통제 만능 사고” 공세
김의겸 측 “미디어바우처로 유인하는 온라인 뉴스유통원” 반박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의 ‘공영포털’ 도입 주장이 “정부 예산으로 언론사 길들이기” “국가통제 만능 사고”라는 공세와 함께 ‘관제포털’ 논란으로 번지는 가운데 이에 대한 김 의원측의 반박이 이어지고 있다. 

청와대 대변인 출신의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지난 27일 네이버·다음 등 기존 포털이 저널리즘과 공론장을 망가뜨리고 있다며 미디어바우처와 연동한 공영포털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 의원은 “정부는 공적 기금을 이용해 공영 포털에 지원해야 한다. 시민사회 각 전문가들이 모여 신뢰할만한 편집위원회를 구성해 원칙을 가지고 편집하고 공영포털에 들어오는 신문사에는 정부광고를 우선 집행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공영포털에 로그인해서 들어온 사람들에게 일정 금액을 주고 그 사람들이 언론사를 후원할 수 있도록 하자”고 했다. 

이를 두고 문화일보는 28일자 사설에서 “전체주의를 지향하는 여권의 대변으로 비친다”면서 “편집위원회 구성·운영을 제안했으나, 그 또한 허울일 수밖에 없다. 정부의 영향력이 확연한 편향 보도로 이어진다는 것은 현재 관영 매체들도 확인시켜준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는 29일자 사설에서 “범여권의 언론자유침해 시도가 도를 넘고 있다. 마치 ‘국민은 정부 포털에서 주는 대로 받아먹으라’는 것으로 들린다”며 “편집위 멤버에 따라선 과거의 ‘대한뉴스’가 되지 말란 법도 없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이 기존의 네이버·다음에 뉴스를 빼라고 요구한 적은 없기 때문에 이 같은 주장은 과한 측면이 있는데, 해당 이슈에 대한 보수언론의 정서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동훈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28일자 온라인 칼럼에서 “정권 입맛에 맞게 뉴스포털 플랫폼까지 국가권력이 본격적으로 개입하겠다는 것”이라면서 “편집위는 당연히 정부에 우호적인 친정부인사들로 구성될 수밖에 없다”며 “(공영포털 제안은) 정부 예산으로 언론사를 길들이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윤영찬 의원이 포털의 기사 편집이 마음에 안 든다고 ‘카카오 너무하군요. 들어오라 하세요’라고 하지 않았나. 이걸 공식적으로 하겠다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29일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한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
▲29일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한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

김의겸 의원은 29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 반박에 나섰다. 김 의원은 “편집위원회는 정부가 들어가는 게 아니다. 언론사, 학계, 시민단체 등이 주축이 되어서 편집위원회를 만들고 그 편집위원회가 주축이 되어서 뉴스를 검토하고 판단하고 어디에 배치할지 결정을 짓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영 포털은 10여 년 전부터 오랫동안 시도됐던 것”이라면서 “과거의 시도가 다 실패한 이유는 (공영 포털) 유인 동기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미디어 바우처가 대안이 될 것이라 강조했다. 

김 의원은 “공영 포털에 들어가는 가입자에게 예를 들어 10만 원씩 주면 좋은 기사, 훌륭한 기사, 필요한 기사라고 생각하는 곳에 기부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공영 포털은) 공정성과 공공성과 그리고 이윤의 동기가 맞물릴 수 있다”고 예상하며 “연간 정부광고료가 1조1천억원 인데 그 돈을 정부가 언론사에게 직접 주지 말고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시민들이 각자 자신의 판단에 따라 언론과 기사에 지급하도록 하자는 것이 정부와 언론사 간 직거래보다 시민에게 선택권을 주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질 낮은 기사들이 흐르고 모이고 고여서 악취를 풍기고 있다. 그게 현재의 포털의 실상이다. 알고리즘 뒤에 숨어 핑계를 대고 있지만 네이버와 다음은 질 낮은 기사들의 집합소가 되어버렸다”며 공영 포털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기자들은 찰칵찰칵하는 클릭 소리에 빠른 시간내에 가장 자극적이고 선정적으로 기사를 쓰도록 조건반사적으로 내몰리는 게 현실”이라며 “기자들이 포털의 최대 피해자”라고도 주장했다. 

▲게티이미지.
▲게티이미지.

그러나 현재의 포털 플랫폼이 보여주는 문제가 자칫 ‘관제포털’ 논란에 가려 묻히지 않기 위해서라도 공영 포털과 관련한 추가적인 보완 논의는 필요해 보인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김 의원의 제안이 “아예 국가권력이 직접 뉴스 포털을 만들자는 신박한 주장”이라면서 “그런데 정권은 언제든 바뀐다는 사실을 잊고 영구집권이라도 할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 함정이다. 국가통제 만능을 꿈꾸는 이들의 사고가 무서워진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김의겸 의원실 관계자는 “어떤 기사를 열린뉴스포털에서 중요하게 노출 시킬지는 전적으로 언론사의 판단”이라고 밝히면서 “세금을 더 걷겠다는 것도 아니고, 원래 언론사에게 주던 돈을 좀 더 제대로, 변화된 매체 환경에 걸맞게, 건강한 언론환경과 공론장을 만드는데 쓰자는 것이다. 열린뉴스포털은 말하자면 ‘온라인 뉴스유통원’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제 포털’ 주장은 정치적 공세에 가깝다는 의미다. 

이 관계자는 “열린뉴스포털 편집위원회는 기사 배열과 면 구성 등의 기준과 원칙을 정하는 역할만 할 뿐 어떤 특정 기사를 톱에 배치할지 어디에 배치할지를 정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편집위는) 열린뉴스포털의 메인화면 상단을 구성할 때 각 언론사가 자체적으로 뽑은 추천기사를 무작위로 노출시킬 것인지, 5초 단위로 돌아가면서 노출시킬 것인지, 아니면 미디어바우처를 많이 받은 기사를 노출시킬 것인지를 정할 수도 있고, 지역언론사, 소규모언론사의 기사는 어느 정도로 노출할지, 1인미디어의 기사는 어떻게 할지 등등 기준과 원칙을 정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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