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이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생방송 중에 김어준 진행자에게 ‘지금 잘 나갈 때 그만두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어떠냐’고 돌발 질문을 해 논란이다. 김어준 진행자는 그럴 생각이 없다고 반박했다. 현직 야당 국회의원이 자당에 불리한 방송을 하는 진행자의 하차를 공개적으로 권고한 것이어서 공개적인 외압 행사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뉴스공장에 고정 출연 중인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은 29일 오전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출연해 상호 대담을 나누고 마무리할 무렵 돌연 질문이 있다면서 이 같은 하차 권고를 했다.

홍 의원은 “내가 이 방송에 나오면서 음으로 양으로 고통도 받는데, 저는 양심껏 나오고 있는거고, 우리 김어준 뉴스공장 지금 어떻습니까, 잘나갈 때 그만두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라고 말했다. 이를 듣던 김어준 진행자는 바로 “저는 그럴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홍 의원은 “생각없어요? 그런데 여론과 많은 데이터들이 지금 공정성을 잃었다, 그것이 지배적이거든요”라고 했다. 김 진행자가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고 답하자 홍 의원은 “그런 생각이 많으면 많은 대로 따라가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게 문제제기인 건데, 잘 나갈 때 그만두는 것이 훨씬 좋다”고 거듭 하차하라고 요구했다.

김어준 진행자는 “더 잘 나갈 수 있습니다. 아직 최고치에 도달하지 않았기 때문에”라고 농담으로 받아넘겼다.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김어준 진행자에 하차를 권고하고 있다. 사진=김어준 뉴스공장 갈무리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김어준 진행자에 하차를 권고하고 있다. 사진=김어준 뉴스공장 갈무리

 

옆에 함께 듣던 송영길 민주당 의원이 “조중동 비롯해 공정성을 심각하게 위반한 언론이 너무 많은데요”라고 김 진행자를 거들자 홍문표 의원은 “저도 그 방송에 나가면 얘기를 할 것”이라고 했다. 홍 의원은 이어 “나는 진짜 개인적으로는 조금도 불만이 없다”며 “여기와야 제 속에 있는 얘기를 터놓고 할 수 있는데, 저는 좋은데, 하도 여론의 각종 데이터가 ‘그만둬야 한다’는 이것이 배 이상 많으니 이 질문을 드리는데 이해해달라”고 했다. 송영길 의원은 “종일 편파방송하는 종편도 많이 있다”고 반박했다.

김 진행자는 “이 얘기는 다음 시간에 한 번 따로 마련해보겠다”며 “아직 잘 나가는 최고치가 아니다”라고 마무리했다. 홍 의원은 “최고치”라고 거듭 하차를 권고했다.

현직 국회의원의 이 같은 요구는 방송법 제4조에서 보장하고 있는 방송의 독립성과 누구도 이 법(방송법)에 의하지 않고는 방송에 관여할 수 없다는 조항에 위배될 소지가 있는 발언이다.

김어준 진행자는 지난 26~28일 사흘간 휴가를 갔다가 29일부터 다시 복귀해 이날 방송을 진행했다.

▲김어준 뉴스공장 진행자가 29일 방송에서 하차를 권고한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에게 그럴 생각이 없다고 답변하고 있다. 사진=김어준 뉴스공장 갈무리
▲김어준 뉴스공장 진행자가 29일 방송에서 하차를 권고한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에게 그럴 생각이 없다고 답변하고 있다. 사진=김어준 뉴스공장 갈무리

 

‘잘 나갈 때 떠나라,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은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 했던 주장이다. 홍 의원은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어준이라는 사람은 비범한 사람이고 발상이 보통사람과는 다른 역발상을 하는 천재적 재능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그러나 세상을 발아래 내려다 보고 자기가 설정한 기준에 따라 강변 하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았다. 옛날에는 그것이 김어준의 매력이였지만 강자로 떠오른 지금은 그것이 오히려 김어준씨에게 반감만 갖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홍 의원은 “B급 언론인으로서 지금 김어준씨는 최고 절정기를 맞고 있다”며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 김어준 답게 현명하게 처신해 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자진 하차를 권고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