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선 처음으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윤여정씨가 최고 아닌 최중으로 살면 안되냐고 한 말이 화제다.

26일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끝난뒤 미국 현지에서 가진 국내 특파원단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배우 윤여정에게 지금이 최고의 순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라는 김필규 JTBC 특파원의 질의에 윤씨는 “최고의 순간은 없겠죠”라며 “최고라는 말이 참 싫다”고 답했다.

윤씨는 “영어 잘하는 애들이 ‘컴페티션(경쟁) 그런 거 싫어한다’, ‘1등되는 거 그런 거 말하지 말라’고 충고하는데, (우리가) 너무 ‘1등’ ‘최고’ 막 그런거 (추구)하지 않느냐. 그러지 말고 우리 다 최중 되면 안되냐. 같이 살면”이라며 “(지금이) 최고의 순간인지 모르겠고, 아카데미가 전부는 아니잖느냐”고 말했다. 그는 “동양 사람들이 아카데미 벽이 너무 높아서 동양사람에게는 너무 높은 벽이 됐다”며 “제 생각에는 최고가 되려고 그러지 맙시다. 최중만 되면 살면 되잖아, 동등하게 살면 안돼요”라고 되물었다. 이어 윤씨는 “그럼 난 또 사회주의자가 되나. 최고의 순간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윤씨는 연기를 하게 된 배경을 두고 “열등의식에서 시작됐을 것”이라며 “연극영화과 출신도 아니고. 아르바이트하다가 했기 때문에. 절실해서 했다. 정말 먹고살려고 했기 때문에. 대본이 저한텐 성경 같았다”고 했다.

▲배우 윤여정이 지난 26일 아카데미 시상식이 끝난후 가진 현지 국내 특파원단 기자회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KBS 영상 갈무리
▲배우 윤여정이 지난 26일 아카데미 시상식이 끝난후 가진 현지 국내 특파원단 기자회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KBS 영상 갈무리

 

이 같은 발언이 많은 이들에 울림을 줬다는 반응이 나왔다.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27일 오전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특히 경쟁이 치열한 한국 사회에 대해 70여 년의 인생을 사시면서 느껴던 소회가 녹녹히 담겨져 있던 얘기들”이라고 평가했다.

일반 누리꾼들도 최중이라는 표현에 많은 반응을 나타냈다. YTN 뉴스 ‘윤여정 “최고 말고 같이 최중으로 살면 안 돼요?”’ 유튜브 영상에 달린 댓글을 보면, “최고 말고 최중이라니... 정말 멋있으신 생각”(김아무개) “명언이다”(영포**) “배우나 가수란 직업이 정상에 올랐다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일들의 연속인데, 여정님의 현명함을 배워 잘 이겨나가시면 좋겠다”(앞으로**)는 반응이 나왔다.

특히 연남동***은 “모든것을 줄세우고, 최고, 1등이 되기 위해 살고, 그렇지 못하면 실패한 인생이 되어버리는 경쟁 시대에 너무 좋은 말씀”이라고 했고, esther***은 “이제 그만 최고가 아닌 최중이 되어 함께 더불어 살자는 말..... 왜 이렇게 위로가 될까.. 한국은 ‘최고’해야 한다고 최면에 걸린 나라같다”고 썼다.

다만 일부 댓글은 좌파네, 공산주의식 사고 맞네 등의 반응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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