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아침에 발행하는 주요 종합 일간지는 윤여정으로 가득찼다. 1면 탑기사는 물론이고 주요 면들도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상을 수상한 윤여정에 집중됐다.

언론은 윤여정에 대한 주목과 함께, 영화 ‘노매드랜드’로 아카데미 시상식 역대 첫 아시아 여성 감독상 등 주요 부문에서 수상한 클로이 자오에도 축하를 보냈다. 두 아시아 여성의 수상에 아카데미가 다양성을 중요시하고 있다는 분석들도 나왔다.

수많은 윤여정에 대한 기사 가운데 눈에 띄는 제목은 윤여정의 이름을 두고 중의적인 의미를 사용한 신문들이다. 조선일보는 ‘미나리처럼 버틴 50년, 행복한 여정’이라고 1면 제목을 지었고 한겨레는 ‘찬란한 여정’이라고 축하를 보냈다. 다음은 27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 윤여정과 관련된 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윤여정, 한국 배우 첫 오스카 거머쥐다”
국민일보 “거침없는 윤여정 ‘1등하지 말고 같이 살면 안 되나’”
동아일보 “세상에 펑!하고 일어나는 일은 없어요”
서울신문 “위트와 품격, 오스카 빛내다”
세계일보 “윤여정, 오스카 품다”
조선일보 “미나리처럼 버틴 50년, 행복한 여정”
중앙일보 “오스카 사로잡다, 유쾌한 74세”
한겨레 “찬란한 여정”
한국일보 “윤여정, 오스카 연기상 문을 열다”

주요 신문들은 1면에 25일(현지시각) 제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탄 윤여정을 축하하고 한국 배우 첫 수상 영예를 얻었다고 썼다. 주요 면에는 이날 화제가 됐던 윤여정의 수상소감, 이어진 기자회견 내용, 윤여정의 일생 그래프 등 윤여정에 대한 다양한 보도가 이어졌다.

▲27일 주요 신문 1면 모음.
▲27일 주요 신문 1면 모음.

많은 신문들이 윤여정의 위트나 재치에 대해 칭찬했다. 경향신문은 2면에서 윤여정이 아카데미 시상식 이후 한 기자가 “브래드 피트에게 어떤 냄새가 났나”라는 질문을 했는데 “난 개가 아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고 보도했다. 또한 수상소감에서도 윤여정이 아시아인들의 이름을 잘못 발음하는 서구인들의 태도를 지적하거나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사람을 남성 혹은 여성, 백인과 흑인 또 황인으로 나누거나 게이와 아닌 사람을 구분하고 싶지 않다”는 식의 이야기를 건낸 것에도 주목했다.

한겨레 역시 2면에 윤여정의 ‘말말말’이라는 기사를 통해 수상 소감으로 생계형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사랑하는 아들들이 나를 일하게 했다, 이게 엄마가 열심히 일한 결과”)과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최고라는 말이 싫다. 모두 다 최중이 되고 같이 동등하게 살면 안되냐”는 식의 말에 주목했다.

▲27일 조선일보 2면.
▲27일 조선일보 2면.

조선일보도 윤여정이 유며, 풍자, 예술, 모정, 김기영에 대해 이야기했고 “윤여정의 입담도 수상에 지분이 있다”고 쓰기도 했다. 중앙일보도 5면에 ‘윤여정 말말말’ 기사와 함께 윤여정의 소감 등을 정리했다.

아카데미 시상식 역대 첫 아시아 여성 감독상 수상 영화 ‘노매드랜드’

또한 신문들은 아카데미 시상식의 변화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윤여정의 수상뿐 아니라 아카데미 시상식 역대 첫 아시아 여성 감독상 수상자인 영화 ‘노매드랜드’의 클로이 자오를 함께 주목한 이유다. 중앙일보는 22면에 “아카데미, 아시아에서 온 두 여성을 주인공으로 만들었다”며 윤여정과 클로이 자오를 주목했다.

경향신문은 아카데미 시상식이 ‘차별 지우기’ 걸음을 나섰다고 보도했다. 아카데미 주요 부문에서 수상한 영화 ‘노매드랜드’를 두고 “중국 출신 클로이 자오 감독이며 유색인종 여성으로서는 첫 감독상 수상자”라며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은 상대적으로 젠더, 인종 다양성을 추구했다”고 평가했다.

그 이유로 경향신문은 “감독상 후보 5명 중 자오, 에머럴드 피넬(프라미싱 영 우먼) 등 2명이 여성,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 복수의 여성이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피넬은 성폭행을 당한 친구를 위한 복수극 ‘프라미싱 영 우먼’으로 각본상을 받았다. 2007년 ‘주노’의 디아블로 코디 이후 첫 여성 수상자”라고 짚었다. 또한 “4명의 연기상 수상자 중 2명, 20명의 연기상 후보 중 9명이 유색인종”이라고 전했다.

▲27일 경향신문 2면.
▲27일 경향신문 2면.

한겨레도 사설에서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가 올해 아시아 배우인 윤여정에게 연기상을 준 데는 코로나 시대에 깊어져가는 ‘아시아인 증오’ 극복이라는 시대정신도 담겨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워싱턴포스트’도 윤여정의 여우조연상 수상, ‘노매드랜드’로 아시아 여성 최초로 감독상을 받은 중국계 클로에 자오 감독 등을 예로 들면서 올해 아카데미상이 다양성과 포용성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분석했다”고 전했다.

한국일보 역시 21면 기사 ‘아시안·여성·흑인… 아카데미, 다양성을 품다’에서 “올해 오스카는 그 어느 때보다 다양성이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사설에서도 한국일보는 “특히 유색인종에 대한 진입 장벽이 유난히 높은 연기 부문에서 영어가 아닌 한국어를 구사하는 역할로 트로피를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며 “그간 백인 위주의 수상으로 뒷말이 많았던 아카데미 연기상 부문에서 아시아 배우의 수상은 1957년 우메키 미요시에 이어 두 번째다. 더군다나 윤여정씨는 대부분의 대사를 영어로 구사한 우메키와 달리, 한국어로 연기력을 인정 받아 이중의 장벽을 넘은 셈”이라고 짚었다.

▲27일 한국일보 21면.
▲27일 한국일보 21면.

2030표심 의식해 연일 쏟아지는 가상화폐 발언들

가상화폐 가격이 연일 오르내리면서 정치권에서 어떤 정책을 내놓을지 주목 받고 있다. 특히 4.7재보궐 선거 이후 2030세대 표심을 잡기 위해서 정치권에서 정리되지 않은 가상화폐 관련 발언들이 쏟아져나오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모습이다.

세계일보는 4면에 정부 당국의 가상화폐 규제 움직임에 2030 세대의 원성과 반발이 터져나오자 이에 대응하려고 하지만 제대로된 정책이 나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가상화폐 대응 주체가 어디인지, 어떤 정책을 내놓아야 하는지 의견이 분분한 상태라고도 전했다.

동아일보 역시 1면에 “25일 정부와 여당이 고위 당정청 협의를 열고 가상화폐 주무부처를 어디로 정할지 논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며 가상화폐에 대해 정부가 대책이 없다고 비판했다.

▲27일 한국일보 4면.
▲27일 한국일보 4면.

경향신문도 4면에 “가상통화 투기과열 이슈가 정치권으로 옮겨붙었다”며 “가상통화 규제 계획과 금융당국의 경고로 2030세대 투자자들의 불만이 치솟자 이에 놀란 정치권이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라고 전했다. 경향신문은 또한 “4.7 재보궐 선거에서 2030세대의 반여권 정서를 확인한 민주당 의원들로서는 서둘러 ‘가상통화 민심’을 달래야 하는 상황에 처한 셈”이라며 여당에서 가상통화 과세를 미루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일보는 이런 경향이 가상화폐뿐 아니라 정치권 전반으로 퍼졌다고 짚었다. 4면 ‘군가산점, 코인 과세유예, 임금개혁까지...與 2030 이슈 대잔치’에서 국 복무 형평성 문제, 가상화폐를 인정하지 않는 정부 지적, 임금체계 개혁 등의 이슈가 터져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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