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국회의장이 뉴스통신진흥회 이사 후보로 자신의 고교‧대학‧언론사 후배이자 정치인 출신 인사를 새로 추천해 지연‧학연과 더불어 정치적 독립성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박병석 의장은 최근 기존에 진흥회 이사 후보로 이광복 전 연합뉴스 논설주간을 추천한 명단을 철회하고 전종구 전 중앙일보 중부사업본부장을 추천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연합뉴스지부에 따르면 전 전 본부장은 언론인 출신 정치인으로, 2006년 열린우리당 공천을 받아 대전 중구청장 후보로 기초단체장 선거에 나섰다. 그 전엔 대전고등학교와 성균관대학교를 나와 1977년에 중앙일보에 입사했다. 박 의장과 고교와 대학 동문이자 입사 후배다. 기존에 추천했던 이 논설주간은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통신진흥회법상 8명 이사 중 3명은 국회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협의해 추천한 사람을 임명한다. 일간신문 발행인 대표조직인 신문협회와 방송사업자 대표조직인 방송협회는 1명씩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한다. 진흥회 이사 임기는 3년이고, 한 차례만 연임할 수 있다.

▲박병석 국회의장. 사진=민중의소리
▲박병석 국회의장. 사진=민중의소리

연합뉴스지부는 22일 박병석 의장실 측에 정치인 출신 후보 추천에 반대하는 입장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 지부는 박 의장실 측이 이에 전 전 본부장이 출마했던 것은 2006년으로 오래 전이라 현재는 정치인이 아니라는 취지로 답변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지부는 23일 성명을 내고 “얼빠진 결정에 연합뉴스 구성원의 대표인 전국언론노동조합 연합뉴스지부는 실망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정치인을 진흥회 이사로 추천하는 것은 "정당의 당원은 연합뉴스 대표이사나 진흥회 이사가 될 수 없다"고 규정한 현행 '뉴스통신진흥에 관한 법률'의 취지에 명백히 위배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지부는 “현재는 정치인이 아니라는 주장을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현 여권과 결이 같은 특정 정당 소속으로 선거에 나선 사람이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 근간인 공영언론 감독기관의 이사가 된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가”라며 “출마한 지 오래돼 정치인이 아니라는 주장을 펴면서 언론계에서 내려온 지 15년도 더 된 인사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말하는 건 심각한 궤변”이라고 했다.

연합뉴스지부는 이어 “지연과 학연에 얽매인 인사라는 지적을 어떻게 부인할 것이냐”고도 했다. 박 의장은 현재 구성이 지연되는 5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도 심의위원으로 이장석 전 목포MBC 사장을 후보로 추천해, 비판 끝에 이 후보가 자진 철회했다. 이 전 사장은 박 의장과 대전고 동문으로, 목포MBC 재임 당시 세월호 참사 보도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지부는 “진흥회 이사 후보는 A씨 같은 정치인이나 정치지망생이 아닌 적격한 인물이어야 하며, 차기 진흥회 출범을 더욱 늦추는 요인이 되지 않도록 최대한 신속히 추천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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