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새 원내대표 선출로 윤 원내대표가 맡고 있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인선이 어떻게 이뤄질지 설왕설래하고 있다.

우선 야당에 법사위원장 자리를 내줄 가능성은 현재로선 거의 없어 보인다. 윤 원내대표는 당내 원내대표 경선 토론회 때나 당선 후 입장을 통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밝혀왔다. 윤 원내대표는 특히 지난 13일 “원내대표 되면 법사위원장을 야당에 주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며 “이미 1기 상임위 원구성 협상은 끝났고, 차기 법사위원장은 (당에서) 선출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는 “재협상 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며 “개혁정당을 위해 당장 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새 원내대표단에 합류한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20일 저녁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야당과의 법사위원장 인선 협상 가능성을 두고 “특별히 논의되고 있는 것을 들어보지 못했다”며 “(민주당에서 선출해야 한다는 윤 원내대표의 입장 이후) 당 내에서 변경된 흐름을 읽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후임 법사위원장에 유력하고 거론되고 있다는 정청래 의원의 하마평도 관심사다. 김성환 원내수석부대표는 “하마평 수준”이라며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답했다.

법사위원장 인선 권한을 두고 김 수석부대표는 “원내대표 소관”이라며 “다른 별도의 인사위원회 같은 게 있는 게 아니다. 따로 절차가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전적으로 윤 원내대표가 결정하는지와 관련해서는 그는 “사리에 맞게 해야 한다”고 답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갈무리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갈무리

 

김 수석부대표는 “본회의에서 정하게 되는데, 이번 주가 대정부질문 기간이어서 다음주에 가서 본회의 일정이 잡히면 그 때 가봐야 한다”고 답했다.

한편, 정청래 의원 법사위원장설은 언론 뿐 아니라 본인도 적극 거론을 하면서 하마평의 주요 이슈가 됐다.

정청래 의원은 20일 오전 고정출연 중인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법사위원장을 양보하라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의 요청에 “우리한테 이야기하는 것은 잘 안 통한다”며 “개원 협상은 1기 원내대표, 3기 원내대표에서 하는 것이고, 상임위원장과 상임위원들의 상임위 활동은 2년간 보장되어 있다. 일사부재리로 끝난 이야기”라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이 “민주당이 전혀 반성을 안 한다, 이렇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어준 진행자는 정청래 법사위원장설을 두고 “법사위원장도 안 되실 것 같던데, 요즈음 돌아가는 것 보니까”라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그러자 정 의원은 “실제로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 제가 법사위원장이 되면 국민의힘도 공포를 느끼겠지만 민주당이 더 공포를 느끼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자신이 법사위원장에 거론되는 것을 우려하는 언론 보도들을 소개하면서 “제가 법사위원장 되면 하늘이 무너지느냐”며 “언론개혁 할까봐 두렵나, 국민의힘이 많이 손해를 보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민주당에서 순리적으로 결정하면 될 일이지 언론과 국민의힘에서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라며 “저는 당의 결정을 존중하겠다. 당에서 하라면 하는 거고 하지 말라면 못하는 것”이라고 썼다.

이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정청래 법사위원장설을 두고 “김어준에게 공중파 마이크 주는 거랑 비슷한 일”이라며 “하늘이 아니라 콘크리트 지지층이 무너질 텐데”라고 비난했다. 그는 “좋은 일이다. 지금 (민주당이) 정신 차리면 골치 아프다”라며 “윤호중 원내대표에 정청래 법사위장. 우친문 좌깨문, 잘들 하는 짓”이라고 비유했다.

친문 일색으로 진용이 다시 짜여질 우려를 두고 김성환 원내수석부대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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