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지난 16일 방역을 전담하는 방역기획관에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를 임명하자 보수야권에선 코드인사라는 등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19일 아침신문에선 기 기획관에 대한 각종 비판과 함께 해외의 백신 방역 사례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특히 ‘백신접종 1위’ 이스라엘이 지난 18일 공식적으로 실외에서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방역수칙을 해제했는데 이스라엘 시민들의 모습 사진을 보도하며 현지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여당에 유리하도록 편파방송을 했다는 비판을 받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대한 선거방송심의위원회 결정이 나왔다. 보수언론은 편파방송에 면죄부를 준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 19일자 종합일간지 1면 모음
▲ 19일자 종합일간지 1면 모음

 

“방역도 코드인사” 김어준 방송에 50차례 출연

조선일보는 1면과 3면에 걸쳐 청와대의 기 기획관 임명을 보도했다. 청와대가 “국민의 코로나 이해에 크게 기여했다”고 임명 이유를 밝힌 것에 대해 조선일보는 “기 방역기획관은 그동안 김어준씨 라디오에 50여 차례 출연해 ‘백신 구입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 ‘우리가 방역 세계 1등’ 같은 발언을 해왔다”며 “전문가들과 야권은 이번 인사를 ‘코드인사’로 규정하고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 3면 “백신 황당발언 기모란 임명한 靑, 방역마저 ‘코드 인사’ 했나”를 보면 “화이자·모더나는 가격도 비싸다” 등의 주장을 한 기 기획관은 TBS 라디오 방송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지난해 2월부터 지난 13일까지 54차례 출연했고 김씨 개인 유튜브 채널 ‘다스뵈이다’에 10여 차례 출연했다. 

▲ 19일 조선일보 3면
▲ 19일 조선일보 3면

 

조선일보는 김씨가 기 기획관에게 “설명이 너무 쏙쏙 들어온다”고 칭찬한 뒤 매주 그를 출연시켰다고 지적했다. 기 기획관이 뉴스공장에 나와 “백신 확보 문제는 정부가 잘못한 부분이 아니다” 등 정부를 두둔하는 발언을 했고, 친문 성향 지지자들은 “교수님(기 기획관)은 대한민국의 보물”이라고 극찬한 점 등을 보도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에 대한 청와대의 불만 표시라는 해석도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이 신문에 “청와대가 질병청에 대한 정치적 행정적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기 기획관의 남편이 총선에서 여당의 전략공천을 받았던 이력을 언급했다. 조선일보 3면 하단 “남편은 총선때 경남 양산갑 與전략공천 받았다가 낙선”을 보면 남편 이재영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더불어민주당에 ‘경제전문가’로 영입돼 전략공천을 받았지만 낙선했다. 

이 신문은 기 기획관에 대해서도 “친정부 성향의 예방의학 전문가”라며 “지난해 4월부터 코로나 방역 자문기구인 생활방역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이나 드라이브 스루 검사법 등에 관한 방역 대책에 조언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마련한 주요 보건·의료 공청회의 단골 토론자로 나섰고, 지난해 9월 통일부가 위촉한 남북교류협력추진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그동안 기 교수의 예측은 너무 많이 빗나갔다”며 “그동안 청와대가 방역 상황을 오판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기 교수 같은 학자의 말을 들은 결과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 전체의 건강과 일상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에 기 교수 같은 인물을 앉히는 것은 너무 위험한 일”이라고도 했다. 

[관련기사 : “백신 확보 급하지 않아” 기모란 교수 방역기획관 임명 논란]

▲ 19일 중앙일보 만평
▲ 19일 중앙일보 만평

 

해외 백신접종으로 현 정부 실정 보여주기

최근 백신접종이 더딘 상황에 대해 정부가 친정부 성향의 인사를 ‘옥상옥’ 형태의 방역기획관으로 임명해 정치적으로 우회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보수신문에선 백신접종이 원활하게 진행되는 해외 모습을 지면에 담았다. 

중앙일보는 1면 “이스라엘, 출근길 마스크 벗었다”에서 마스크를 벗은 시민들 사진을 함께 실었다. 중앙일보는 지난 17일 이스라엘에 직접 취재를 갔다. 자가격리를 진행해야 하지만 숙소에서 보이는 장면과 현지 교민의 전언 등을 토대로 첫 기사를 보도했다. 

이스라엘 누적 감염자가 83만명이 넘고 사망자가 6334명이었지만 백신으로 상황을 반전시켰다는 내용이다. 접종률이 50%가 넘자 감염 하락세가 이어졌다고 했다. 1월 중순까지만 해도 1일 신규확진자가 하루 1만명이 넘었다. 17일 기준 신규 확진자는 44명이었다. 실외에선 마스크를 벗지만 아직 실내에선 마스크를 써야 한다. 이스라엘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다음달 23일부터 백신접종자에 한해 하늘길을 열기로 했다. 

▲ 19일 중앙일보 4면
▲ 19일 중앙일보 4면

 

동아일보도 1면에 이스라엘의 실외 마스크 의무착용 해제 소식과 함께 마스크를 벗은 현지인들 사진을 실었다. 5면 보도를 보면 이스라엘은 국민의 61%가 1번 이상 백신을 맞았는데 접종대상에서 제외한 어린아이나 임신부 등을 고려하면 대상 인구의 90% 이상 맞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1차 접종률 기준으로 영국은 48%, 칠레 40%, 미국 38%, 바레인 34%가 백신을 맞았다. 한국 접종률은 2.89%다. 

조선일보는 미국의 백신 접종 분위기를 전했다. “백신 넘치는 美…같이 간 남편까지 접종해줬다”에서 미국 특파원이 직접 백신을 맞은 이야기를 전했다. 백신을 맞기까지 채 10분이 걸리지 않았고, 2차 접종 날짜를 주며 예약없이 오면 된다는 의료진의 말도 함께 전했다. 

뉴욕에선 2차 접종까지 완료하면 백신여권 역할을 하는 앱 증명서를 받는데 이를 통해 각종 스포츠경기나 공연 관람, 자가격리 없는 국내 여행 등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서울에 있는 부모님은 아직 백신을 맞지 못했다고 함께 전했다. 

선거방송심의위, 김어준 방송 면죄부 

4·7 재보선에서 직전 국민의힘 서울·부산시장 후보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인터뷰를 연달아 방송한 TBS ‘뉴스공장’에 대해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지난 16일 ‘의견진술’을 결정했다. 다른 뉴스공장 방송분 3건에는 권고를 결정했고, 1건은 법정제재 여부에 이견이 있어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조선일보는 사설 “김어준 문제없다는 선거방송위, 같은 편이라지만 너무하다”에서 “선거 막판엔 익명의 제보자 5명을 줄줄이 출연시켜 90분 동안 국민의힘 오세훈·박형준 후보에 대한 의혹만 내보냈다. 야당 측 반론도 없었다. 야당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한 선동 방송”이라며 “여야 후보의 주장을 글자 수까지 세가며 기계적 균형을 맞추는 선거 보도에선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야만적 행태”라고 주장했다. 

해당 방송을 보면 수차례 해당 후보의 반론을 요청한다고 공지했지만 야당 후보들은 김씨의 방송에 나가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선거방송심의위가 해당 방송에 면죄부를 줬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선방위의 제재는 5번의 경미한 행정지도에 그쳤다”며 “방송 평가에서 감점을 받는 법정 제재나 과징금 등 중징계는 한번도 없었다. 사실상 봐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심판을 맡아야 할 기관들이 눈 질끈 감고 여당 편을 들어주니 김어준 같은 친문 패거리들이 공영방송에서 선거 직전까지 선전 선동을 해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 선거방송심의위 ‘김어준 뉴스공장’ 관련 TBS 의견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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