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사장과 편집총국장 등 리더십 공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연합뉴스 내부 구성원은 물론이고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도 정부와 야당에 이 상황을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치권이 연합뉴스 대주주인 뉴스통신진흥회 이사 후보 추천을 미루며 생긴 공백이기 때문이다. 

뉴스통신진흥회 이사회 임기가 끝난 지 2달이 넘었다. 조성부 연합뉴스 사장 임기는 지난달 말 끝났다. 이성한 편집총국장 임기도 끝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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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연합뉴스지부는 16일 성명을 통해 현 자사 상태를 ‘식물 언론사’라고 표현하며 “경영 악화와 언론 환경 급변 상황에 대처할 조직 개편과 신규 사업 추진 등이 올스톱 상태”라고 전했다. 

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는 “정부와 야당이 연합뉴스 사장 선임 절차를 진행할 진흥회 차기 이사 후보 추천을 아직도 하지 않고 있다”며 “이들은 상대방에게 먼저 누구를 추천하는지 밝히라며 반년 넘게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눈과 귀인 공영언론의 경영진 및 편집 총책임자 교체 지연은 결국 뉴스 최종 소비자인 국민의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사옥.
▲연합뉴스 사옥.

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는 지난 15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만나 면담을 하고 조속한 이사 추천을 요구했다. 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에 따르면, 주 원내대표 측은 “청와대가 누구를 추천하는지 보고서 일주일 안에 추천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연합뉴스지부는 정만호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수석이 16일 “진흥회 이사는 각 추천기관에서 추천인을 줘야 그 사람에 대해 검증을 해서 동시에 임명하는 것”, “누가 먼저 공개하고, 누가 늦게 공개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지부는 “정보 주권 수호와 정보 격차 해소,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은 나 몰라라 한 채 ‘정부가 먼저 해야’, ‘야당이 먼저 해야’만 외치며 기싸움으로 계속 시간을 끌겠다는 이야기”라며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유불리만을 따지면서 자신의 패를 숨기는 정치놀음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것은 비단 연합뉴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언론계에선 여야가 연합뉴스는 물론이요, MBC와 KBS, EBS 등 올해 경영진 혹은 이사진이 교체되는 모든 공영언론사를 한 묶음으로 여야가 추천권을 둘러싸고 길게는 대선까지 줄다리기를 이어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며 “공영 언론을 정치적 전리품이자 장악의 대상으로 간주하지 않는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연합뉴스지부는 청와대를 향해 야당 추천 이사를 제외한 6인 체제로라도 진흥회를 출범시키라고 요구했다. 진흥회 이사는 국회 추천 3인, 신문협회와 방송협회 추천 각 1인을 포함해 대통령이 7인을 임명한다.

연합뉴스지부는 “진흥회 이사 후보들에 대한 최종 임명권은 대통령이 갖고 있다. 이미 두 달 넘게 늦어진 진흥회 출범을 서두를 책임도 대통령에게 달렸다”고 밝혔다. 

이어 연합뉴스지부는 “연합뉴스 이사에 청와대 홍보수석 출신과 같은 정치인은 절대 안 된다”며 “공정하고 독립적인 공영언론을 원하는 시민의 여망에 부응할 인물, 정치적 중립성을 지킬 수 있는 적격자를 진흥회 이사로 추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연합뉴스 지부는 국민의힘에도 “정치적 유불리만을 따져 공영언론사를 이 지경으로 만든 책임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밝혔다. 

언론노조 역시 14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뉴스통신진흥회를 정쟁 수단으로 삼지 말라”며 정치권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뉴스통신진흥회 구성을 촉구했다.  한국기자협회도 조속한 진흥회 이사 추천과 중립적 인사 선임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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