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언론은 지난 15일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을 요청한 호소문을 청와대에 보낸 사실을 지면에 보도했다. 당일 오후 30개 넘는 매체가 “이재용 부회장 있을 곳은 경영 일선” 등의 헤드라인으로 보도를 쏟아낸 뒤다.

9개 전국단위 아침종합일간지 중 세계일보, 서울신문, 중앙일보,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 5개 신문이 관련 기사를 실었다. 급성 충수염으로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했던 이 부회장은 15일 오후 서울 구치소로 복귀했다. 언론들은 이 사실과 함께 오 군수가 지난 2월에 이어 두 번째로 이 부회장 사면 요청을 청와대에 호소했다고 조명했다.

▲16일 동아일보 12면
▲16일 동아일보 12면
▲16일 중앙일보 14면
▲16일 중앙일보 14면
▲16일 세계일보 9면
▲16일 세계일보 9면

 

사면 호소는 최근 언론 보도에 연일 등장하고 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지난 14일 한국경제 등에 이 부회장 사면을 정부에 공식 건의하겠다고 밝히며 “우리 경제가 도약할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절박감에 목소리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오 군수는 기장군이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다며 “산업단지는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 산업을 창출하는 메카로 자리 잡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대기업 총수가 구속된 상태에서 어떤 전문경영인이 투자 결정을 쉽사리 내릴 수 있겠느냐”고 언론에 밝혔다.

언론이 총수 1명의 구속과 기업 경영 위기를 연결짓는 고리는 ‘의사결정 지연’이다. 동아일보는 기자 칼럼에서 “‘10년 동안 133조 원 투자’ 같은 결정은 한국 기업 경영 구조상 전문경영인이 내리기 어렵다. 2년 전 결정보다 더 과감해야 할지, 투자 방향을 틀어야 할지 등의 의사결정은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게 삼성의 고민”이라며 “투자 약속은 어떻게든 지켜지겠지만 (이 부회장의 반도체 산업) 세계 1위 약속은 누가 지키나“라고 우려했다. (34면 “[광화문에서]2년 전 ‘삼성 세계 1위’…그 약속 누가 지키나”)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의 재판·수사와 무관하게 좋은 실적을 내왔다. 지난 7일 삼성전자는 연결 회계 기준으로 올해 1분기(1~3월) 매출 65조원, 영업이익 9조3천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17.48%, 영업이익은 44.19% 늘었다. 매출 경우 역대 최대 매출치(2020년 3분기 66조9600억원)에도 근접했다.

▲16일 9개 전국단위 아침종합일간지 1면 모음.
▲16일 9개 전국단위 아침종합일간지 1면 모음.
▲16일 동아일보 34면
▲16일 동아일보 34면

 

언론은 해외 업체와의 경쟁 관계를 강조하며 이 실적도 낮게 평가했다. 동아일보는 같은 칼럼에서 ”실적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어가고 있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미래가 걱정된다“며 ”2년 전 세계 1위를 다짐했던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에서 세계 1위인 대만 TSMC와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조선일보는 이 부회장의 구치소 복귀 소식을 전하며 “이 부회장은 이송 이틀 전부터 고열 증상을 보였지만 ‘특별 대우를 받기 싫다’며 복통을 참아 증상이 악화했다”거나 “일부 의료진이 입원 기간 연장 의견을 냈지만, 이 부회장이 ‘더 이상 많은 분께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구치소로 복귀하겠다고 했다”는 내부 관계자 전언을 실었다. 또 이 부회장이 “대장을 절제한 탓에 식사를 제대로 못 하고 고열에 시달려 몸무게가 7㎏이 빠졌다”고도 전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8개 기업 대표를 만나 “반도체 산업은 우리 경제의 현재와 미래가 걸린 핵심 국가전략산업이다. 종합 반도체 강국 도약을 강력히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같은날 청와대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우리가 계속 주도해야 한다“며 “세계 1위를 지키고 격차를 벌리기 위한 다각도의 지원방안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은 16일 아침신문 1~2면에 비중있게 실렸다.

▲16일 조선일보 10면
▲16일 조선일보 10면
▲16일 국민일보 2면
▲16일 국민일보 2면

 

세월호 7주기 “안전 세상 위한 사회 연대”

세월호 7주기를 맞아 언론은 세월호 참사 피해자와 참사 교훈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시민들의 현재를 조명했다.

9개 언론 중 기획보도로 가장 많은 지면을 할애한 경향신문은 응급구조사가 된 단원고 생존 학생 장애진씨, 용산참사,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제천 화재참사,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촉구 현장 등을 찾아다녔던 단원고 피해 학생의 어머니 윤경희씨 연대활동을 조명했다. 단원고 피해 학생 어머니들로 구성된 극단 ‘노란 리본’은 내달 29일 참사 의미를 되새기는 연극 ‘기억여행’을 공연할 예정이다.

경향신문은 “‘이제 그만하라’ 말들 해도 ‘안전한 세상’ 계속 외치겠다”는 참사 피해자들의 의지를 전했다. 단원고 생존 학생 김주희씨는 경향신문에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기한인 내년 6월까지라도 최선을 다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엔 언론 인터뷰도 하고 당시의 일을 이야기하면서 직면하다 보니 이게 더 잘 이겨내는 방법이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16일 경향 2면
▲16일 경향 2면
▲16일 한겨레 10면
▲16일 한겨레 10면

 

참사 수습 장소였던 팽목항은 현재 사람의 발길이 뜸하다. 현장을 취재한 서울신문은 “방파제에서는 희생자의 명복을 비는 노란 깃발과 리본들만 세찬 바람에 휘날렸다. 철골 구조물은 누렇게 녹이 슬고, 리본들도 끊어진 채 색이 바랬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과 의료진 등이 머물던 컨테이너 20여개는 철거되고 추모관과 성당, 가족 식당, 강당 등 5개의 컨테이너만 남아 있다”고 풍경을 전했다.

인양된 세월호 선체는 2028년까지 목포신항에서 1.3㎞가량 떨어진 고하도에 보존될 계획이다. 해양수산부는 선체엔 세월호생명기억관을 건립해 기억·추모·교육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해수부는 내년까지 기본설계를 마친 후 곧바로 실시설계를 진행한다. 한겨레는 “해수부는 이를 위해 구상권을 소송 중인 청해진해운한테 대물변제 방식으로 소유권을 확보하고, 고하도 배후단지 갯벌의 매립과 보강, 모듈트랜스포터를 활용한 육상 이동 등의 작업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16일 한겨레 10면
▲16일 한겨레 10면
▲16일 세계일보 1면
▲16일 세계일보 1면

 

내각·청와대 개각… 김부겸 총리 후임 거론

16일 문 대통령이 정세균 국무총리를 교체하고 청와대 참모진을 포함해 5개 부처 이상 장관을 바꾸는 개각을 단행한다.

보도를 종합하면 총리 후임으로는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유력하다. 김영주 전 무역협회장과 유은혜 사회부총리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5개 부처의 개각 대상으로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거론된다. 세계일보는 “4·7 재보궐선거 패배 후 공직기강을 다잡아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을 차단하는 한편 쇄신을 요구하는 민심 수습을 위한 개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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