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론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토크를 벌이는 SBS 파일럿 프로그램 ‘당신이 혹하는 사이’가 오는 28일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 9시 정규 방송한다. 배정훈·장경주 PD가 연출하고 장윤정 작가가 글을 쓴다. 흥미롭게도 연출자와 작가 모두 SBS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출신이다.

이 프로그램은 파일럿이었는데도 지난달 한국PD연합회가 수여하는 ‘이달의 PD상’을 수상했다. 음모론 실체와 배후, 확산 메커니즘을 추적하면서 무엇이 사실이고 거짓인지 가리는 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가수 윤종신, 영화감독 장진·변영주, 배우 봉태규, 방송인 송은이 등이 둘러앉아 ‘음모론 수다’를 나눈다는 콘셉트였다.

▲ 오는 28일 첫 정규방송하는 SBS 당신이 혹하는 사이. 사진=SBS
▲ 오는 28일 첫 정규방송하는 SBS 당신이 혹하는 사이. 사진=SBS

8일자 SBS 사보를 보면, 연출을 맡은 장경주 PD는 “아무리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더라도, 지상파 TV가 음모론을 재생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앞섰기에 고민이 많았다”면서 “그럼에도 유튜브나 SNS를 통해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음모론이나 가짜뉴스를 누군가는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장 PD는 “대개 음모론이라는 것이 5%의 사실에 95%의 거짓과 상상이 보태져 만들어지는 만큼, 사람들이 혹하는 지점을 짚어보고 합리적 수준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 나아가 사회적 해악이나 불안을 가져오는 음모론의 경우 그 탄생 의도와 근거를 파헤치고 최대한 검증해보는 것이 기획 의도”라고 설명했다.

장 PD는 ‘그것이 알고 싶다’ 최장 연속 근무 기록을 갖고 있다. 4년 7개월 동안 ‘전두환과 5·18’, ‘세월호’, ‘고문 가해자들’, ‘은혜로교회’ 등 방송으로 상을 받았다. 그는 “사회정의에 일조한다는 사명감과 자부심으로 그알을 사랑했다”며 “30여 편 모두 자식 같이 소중하다”고 했다.

장 PD는 “그알이 사건·사고나 시사 영역에서 취재를 통해 진실을 추적한다면 ‘당혹사’(당신이 혹하는 사이)는 음모론을 기반으로 교양과 예능을 섞은 토크쇼”라며 “같은 미스터리 소재라도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 디테일은 살리고, 중심이 되는 사건과 유사한 국내외 사건이나 유튜브 등에 떠도는 이야기들까지 횡으로 엮어 유익함과 재미를 추구하는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 PD는 “이 프로그램이 방송될 수 있기까지 모든 과정을 따뜻하게 이끌어주신 장윤정 작가님께 감사드린다”며 “한 편의 영화를 보듯 차별화한 세트를 만들자고 제안하고, 멋진 출연자들을 직접 섭외하며 프로듀서 역할을 해준 배정훈 선배에게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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