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대주주 뉴스통신진흥회 이사회 임기가 끝난 지 2달을 넘어섰지만 정치권의 신임 이사 후보 추천은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그 사이 조성부 연합뉴스 사장 임기가 지난달 말 끝나고 이성한 편집총국장 임기도 끝나 리더십 공백이 현실화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연합뉴스지부는 성명을 내고 “정부·야당은 차기 이사 후보를 즉각 추천하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지부는 13일 성명에서 “구성원들은 아직도 차기 진흥회 이사를 추천하지 않는 정부와 국민의힘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인사·조직개편·사업 추진 등 주요 현안에 대한 경영적 판단이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 초래되면서 연합뉴스는 심각한 혼란에 빠져있다”고 밝혔다.

뉴스통신진흥회 5기 이사회 임기는 지난 2월7일 만료됐다. 진흥회 이사회는 국회 추천 3인, 신문협회와 방송협회 추천 각 1인, 정부(청와대) 추천 2인 등 7인으로 구성되는데, 이중 청와대와 국민의힘이 아직 후보를 추천하지 않은 상태다.

청와대의 경우 추천 몫 2인 중 1인으로 이백만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 하마평에 올랐으나, 전직 정치인 추천 논란이 일고 연합뉴스지부가 거세게 반발해 무산된 모양새다. 나머지 1인은 고 김세은 교수 후임 보궐이사로 임명됐던 김인숙 이사(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가 차기에도 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말 내부 후보 공모를 실시한 결과 박노황 경영진 당시 불공정 보도의 책임자였던 조복래 전 콘텐츠담당 상무와 이창섭 전 편집국장 직무대행이 지원한 사실이 알려졌다. 연합뉴스지부가 규탄 기자회견을 여는 등 반발하자 국민의힘은 결과 발표를 기약 없이 미루고 있다.

▲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 등은 지난 1월28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청와대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백만 전 교황청 대사의 뉴스통신진흥회 이사 추천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사진=문현호 대학생기자
▲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 등은 지난 1월28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청와대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백만 전 교황청 대사의 뉴스통신진흥회 이사 추천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사진=문현호 대학생기자

연합뉴스지부는 “4·7 재보궐 선거가 마무리되고 더는 미뤄야 할 이유가 없어 보이지만, 정부와 국민의힘은 여전히 서로에게 공을 넘기며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상대방이 먼저 추천해야 자신의 이사 후보를 공개하겠다면서 시간을 끌어왔다”고 비판했다. 지부는 “진흥회 이사로 누구를 앉힐지, 시기가 언제가 유리할지를 정치적 잣대로 끊임없이 재단하면서 정쟁을 벌인 결과가 작금의 사태로 이어졌다”고 했다. 

지부는 “연합뉴스 구성원과 조합이 원하는 바는 그저 공정하고 독립적인 공영언론을 원하는 시민의 여망에 부응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킬 수 있는 적격자를 진흥회 이사로 하루빨리 추천해 달라는 것일 뿐”이라며 요구사항을 밝혔다. 

지부는 정부와 국민의힘의 이사 후보 추천에 대한 3가지 요구로 △즉각 추천할 것 △뉴스통신에 대한 이해가 높고 공정성과 중립성을 담보할 수 있는 인사를 추천할 것 △과거 적폐정권에 부역했던 연합뉴스 불공정 보도 책임자는 추천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지부는 “리더십 공백으로 인한 연합뉴스의 혼란이 가시화한 현 상황에 이르러서까지 책임을 방기한다면 정부는 180석 집권세력으로서 능력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도 개혁으로 적폐 이미지를 청산해 국민의 신뢰를 되찾겠다는 그간의 노력이 헛구호에 그쳤다는 점을 낱낱이 드러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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