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부산시장 재보궐선거 패배 근본요인으로 더불어민주당이 친문기득권 의원과 문파로 불리는 강성지지층에 휘둘렸다는 책임론이 내부에서 제기됐다. 이에 민주당은 이 같은 의견도 어떻게 하면 조화롭게 반영할 것인지 앞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국,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을 감싸안아 민주당이 그 전부터 위기였다’는 김해영 전 민주당 의원의 주장에 김어준 TBS 뉴스공장 진행자는 “이런 분 얘기대로 하면 망한다”고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하다 전날 총사퇴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날 비대위원장으로 도종환 의원이 선정된 것을 두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노 의원은 “쇄신을 하자는 마당에, 비대위원장을 뽑는데 국민의 눈높이가 아니고 우리 당내 특정 세력의 눈높이로 그 후보를 뽑는다면 진정성이 있느냐”며 “그거는 면피성 눈가리고 아웅 하는 식이고, 국민들이 ‘아 이 사람들이 아직도 국민을 졸로, 바보로 보는 거 아닌가’ 이렇게 보일 수 있지 않을까”라고 비판했다.

노 의원은 조응천 의원이 전날 ‘당이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데 있어서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가급적 이번 당내 선거에 나서지 마시라’고 주장한 것을 두고도 “진보의 재구조화라고 하는데, 진보도 이제는 목소리를 높이고 손만 드는 게 아니고 실력 있는 진보, 합리적인 진보, 실사구시적인 진보로 가야 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민주당이 열성 지지층에만 취해서 민심의 큰 흐름을 놓친 거 아니냐’라는 김현정 진행자의 지적을 들어 “열성지지자들에게 우리가 지금 자기검열을 받고 있다”며 “아마 그분들이 기껏해야 몇 천 명일 것이고, 수없이 문자 날리다 보니 언론이 이렇게 자기 검열 받는 것처럼 (의원들도) 자기 검열 받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노 의원은 “자제해 달란다고 해서 자제가 되지는 않을 것 같고, 우리가 그것을 뛰어넘을 수 있는 용기를 갖고 하지 않으면 우리 정치가 영역이 좁아진다”며 “우리가 그걸 뛰어넘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노 의원은 “그런 문자들이 오더라도 우리는 상관없이 그것도 많은 생각 중에, 의견 중에 하나로 (생각)하고, 쫄지 말고 해야 된다”고 말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직접 출연해 4·7 재보선 패배 원인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정의 뉴스쇼 갈무리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직접 출연해 4·7 재보선 패배 원인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정의 뉴스쇼 갈무리

이 같은 지적에 현재 당 차원에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첫 비상대책위원회 이후 가진 백브리핑에서 도종환 위원장의 임명이 쇄신의 진정성이 없다는 노 의원 비판에 대한 견해를 묻는 미디어오늘 질의에 “이해가 안가는 측면이 있다”며 “비대위원중 계파색이 강한 분들이 별로 없다”고 밝혔다. 최 수석대변인은 “우리 당이 과거 열린우리당 시절이나 통합민주당 시절처럼 계파문제가 당내 갈등 원인이 되는 적은 없었다”며 “앞으로 우리가 반성과 자성, 혁신해나갈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더 많이 성찰과 반성할지, 제대로 혁신할 것인지가 중요하고 현재 선거 패배는 당정청 전체가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최 수석대변인은 “특정 개인이나 몇사람 문제로 바라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그렇게 바라보면 결국 우리 전체가 나가야 할 일에 소홀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강성 지지자와 친문 주류에 휘둘린다는 지적은 어떻게 보느냐는 이어진 질의에 최 수석대변인은 “이번 선거 패배원인에 여러 분석들이 있겠으나 한편으로는는 덜 개혁적이어서 불만을 가진 지지층 있을 수 있고, 또 한 편으로는 너무 밀어붙인다는 관점의 불만도 있을 것”이라며 “이 두 개의 관점으로 상반된 관점으로 바라보는 국민 지지층을 어떻게 잘 조화롭게 모아낼 것인가가 어렵겠지만 꼭 해내야 할 지점”이라고 답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앞으로 혁신의 대책도 이런 부분에서 잘 정리되고 실천해야 하지 않을까 본다”고 답했다.

전날 회의에서 노웅래 의원과 김태년 전 원내대표와 고성이 오갔다는 일부 보도를 두고 최 수석대변인은 “고성이라는 것은 잘 모르겠다”며 “이야기라는 게 하다보면 목소리가 원래 큰 분도 있고,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모든 자리들이 소통과 대책 마련의 자리들을 통해 성찰과 혁신의 경쟁을 해서 국민들로부터 제대로된 대책이라고 인정받을 때까지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첫 비대위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첫 비대위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이와 함께, 김해영 전 민주당 의원이 전날 ‘지도부가 조국과 추미애를 감싸안았기 때문에 원래 선거 전부터 위기였다’고 주장한 것을 두고 김어준 진행자가 방송을 통해 비판했다. 김어준 진행자는 9일 아침 방송된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1부에서 류밀희 기자와 대화를 통해 “원래 선거에서 지는쪽에서는 대체로 그 선거에서 전혀 도움이 안됐던 분들이 가장 도움이 안될 말을 가장 먼저 나서서 한다”며 “대체로 이런 분들을 조선일보 같은 곳에서 소신파라고 띄워주는데, 조선일보가 민주당 잘 되라고 그럴 일 없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김 진행자는 “대체로 이런 분들 말대로 하면 대체로 망한다”며 “김해영 전의원은 소신파가 아니라 공감대가 없어서 혼자가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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