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부수조작 논란으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달 ABC협회 사무검사 결과를 발표하고 “부수공사 과정 전반에서의 불투명한 업무 처리를 확인했다”며 상반기 중 제도개선을 요구했다. 국회의원 30여명은 지난달 국가수사본부에 ABC협회와 조선일보 등을 보조금법 위반 및 형법상 사기·업무방해·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이런 가운데 MBC가 찍자마자 전 세계로 수출되는 ‘K-신문’의 실태를 고발하는 리포트를 내놨다. 

MBC ‘뉴스데스크’는 8일 “찍자마자 전 세계로 수출?…부끄러운 ‘K-신문’ 열풍”이란 제목의 리포트에서 “태국 방콕의 이케아 매장에 가구나 소품 포장에 쓰라고 신문이 잔뜩 쌓여있다.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서울경제 등 작년 12월에 인쇄된, 펼쳐보지도 않은 새 신문들”이라고 소개한 뒤 “방콕 이케아 측에 물었더니 ‘코로나로 포장지 구하기가 힘들어져 한국산 신문지를 사왔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4월8일자 MBC '뉴스데스크'의 한 장면.
▲4월8일자 MBC '뉴스데스크'의 한 장면.

 

▲4월8일자 MBC '뉴스데스크'의 한 장면.
▲4월8일자 MBC '뉴스데스크'의 한 장면.

‘뉴스데스크’는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꽃을 감싸고 있는 것도 한국 신문, 파키스탄 길거리 음식은 아예 조리 직후 한국 신문지에 담아서 판다”고 전하며 “태국과 필리핀 등의 인터넷 쇼핑몰에선 한국 신문을 손쉽게 살 수 있다. 가격은 킬로그램당 우리 돈 오백 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신문은 콩기름으로 인쇄해 친환경적이고, 기름기도 잘 흡수해 좋다는 게 현지 평”이라고 했다. 

해당 리포트는 “다른 나라 신문지도 팔리고는 있지만, 한국 신문은 포장도 안 뜯은 새 것인데다, 한 번에 몇십 톤까지 대량 주문이 가능해 인기가 많다”고 보도했다. 이어 경기도의 한 파지 집하장을 소개하며 “포장도 안 뜯은 신문들이 컨베이어 벨트에 실려 컨테이너로 옮겨지고 있다. 일부는 계란판 제조나 애완동물 배변용 등으로 국내에서 소비되지만, 상당수는 수출된다”고 보도했다. 이곳에서 일하는 파지업체 직원은 “제일 큰 신문사가 제일 많다. 조·중·동 다 거기서 거기다”라고 말했다. 

‘뉴스데스크’는 “매년 100~200톤 수준이던 신문 수출량은 2018년 1000톤을 넘기더니, 2019년엔 4500톤, 지난해엔 1만8000톤으로 급증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문사들이 읽지도 않을 신문을 찍어내 밀어내다시피 지국에 팔고, 감당 못 한 지국들이 해외 판로까지 개척하면서, 민망하고 부끄러운 ‘신문지 한류’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왕종명 앵커는 이날 해당 리포트를 소개하며 “취재를 하면 할수록 읽으라고 발행한 신문이 아니라 포장에 쓰라고 유통한 신문지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4월8일자 MBC '뉴스데스크'의 한 장면.
▲4월8일자 MBC '뉴스데스크'의 한 장면.
▲4월8일자 MBC '뉴스데스크'의 한 장면.
▲4월8일자 MBC '뉴스데스크'의 한 장면.

한편 네이버에 송고된 해당 리포트엔 “부수 뻥튀기해 정부 보조금 받아먹고 기업광고 따는 건 사기 아닌가? 일반기업 같으면 구속이나 최소 세무조사 감이나 언론은 20년 동안 정기세무조사도 안했다”, “정부는 뭐하냐. 이런 걸 발본색원해야 국민이 지지한다”, “신문을 찍은 게 아니라, 포장지를 찍었군요”, “우리 자랑스런 1등 신문 포함 이 비리에 일제히 침묵 중인 언론”과 같은 댓글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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