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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고개 숙인 민주당에 ‘알맹이 없다’ 비판
[아침신문 솎아보기] 고개 숙인 민주당에 ‘알맹이 없다’ 비판
민심 건드린 ‘부동산’, 선거 이후 정책 충돌 가능성
김어준과 TBS의 운명에 관심…독립성 침해 우려

9일 주요 아침신문 1면엔 고개 숙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사진이 올랐다. 민주당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다음날인 8일,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을 열어 “결과에 책임지겠다”고 ‘지도부 총사퇴’ 결정을 알렸다. 지난해 7월 출범한 이낙연 당대표 체제 지도부는 쓴 맛을 안고 막을 내리게 됐다.

신문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지도부 사퇴라는 형식만 있을 뿐 무엇을 반성하고, 어떻게 쇄신할지 ‘내용’이 없다는 지적이다. 한겨레(“성찰과 혁신” 고개숙인 여당…쇄신 내용도 감흥도 없었다)는 “민주당은 원내대표 선거, 전당대회 등 당내 정치 일정만 앞당겼을 뿐 쇄신의 노력은 없었다. 대변인을 통해 낸 청와대의 입장문도 원론적 수준일 뿐 깊은 성찰과 반성은 전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 신문은 MBC라디오에 나와 ‘불공정한 언론보도’를 탓한 김종민 최고위원, ‘혁신 로드맵’ 부재 등도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전날 밤과 이날 아침 비공개 최고위에 이어 의총에서야 지도부 총사퇴가 결정난 것을 두고 타이밍이 늦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도종환 의원이 일주일가량 비대위원장을 맡은 것을 두고 ‘위기감’이 없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새나왔다”며 “지도부 총사퇴 회견 직전 노웅래 최고위원이 ‘이게 쇄신이야?’라고 소리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4월9일자 주요 아침신문 1면 모음
▲4월9일자 주요 아침신문 1면 모음

조선일보(국민 86%는 정책 바꾸라는데… 黨靑은 “국정기조 유지”)는 “민주당은 그러나 부동산 등 주요 정책 기조는 큰 틀에서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재·보선 직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6%가 ‘국정 운영 방향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라며 “청와대 관계자도 이날 ‘코로나 극복, 경제 회복과 민생 안정, 부동산 부패 청산 등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은 흔들림 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큰 틀의 정책 기조 전환은 없을 것이란 뜻으로 해석됐다”고 했다.

민심 건드린 ‘부동산’, 선거 이후 정책 방향은

이번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표심엔 ‘부동산’ 이슈가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됐다는 분석이 공통적이다. 한국일보(유주택자는 세금 올라서, 무주택자는 집 못사서 ‘분노의 투표’)는 “상대적으로 비싼 집을 가진 사람들이 보다 적극적이었다. 이들은 투표장으로 몰려가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몰표를 줬다”며 “집 없는 사람, 집값이 덜 오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투표 자체를 포기하는 양상이었다”고 했다.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 대치1·2동, 도곡2동, 서초구 반포2동 등은 80% 넘는 투표율을 기록했고, 60% 후반대에서 70%의 표가 오 시장에게 돌아갔다. 반면 최저 투표율(52.2%)를 기록한 금천구를 비롯해 무주택 가구 비율이 높은 구에선 투표율이 낮았다는 것이다.

서울신문(압구정동 88%, 이촌1동 79%… 재건축 기대감이 吳風 키웠다)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시장이 강남북 할 것 없이 모든 자치구에서 우세했지만 같은 구라도 부동산 민심에 따라 동별 차이는 뚜렷했다”며 “동별로 재개발·재건축 이슈에 관심이 높거나 뉴타운으로 대변되는 중산층 밀집 지역은 오 시장에 대한 지지세가 더욱 거셌다”고 했다. 동작·마포·영등포구의 경우 같은 자치구 내에서도 흑석동·아현동처럼 뉴타운 사업 수혜를 본 지역에서 오 시장 득표율이 두드러졌다.

▲4월9일 한국일보 4면 기사
▲4월9일 한국일보 4면 기사

한겨레(‘스피드 주택공급’ 오세훈, 규제 풀다 공공개발과 충돌할라)는 “부동산 업계에서는 서울시가 민간 중심의 재개발·재건축 사업 활성화를 나선다고 해도 내년 6월까지 1년 남짓 임기가 남은 시장이 독단적으로 규제 완화를 밀어붙이기에는 한계”라면서도 ‘시의 의지’나 ‘지역 민원’이 높은 사안은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선거 국면에서 박영선 민주당 후보가 재검토를 언급한 ‘한강변 35층 규제’ 완화가 대표적이다. 특히 “서울시내에서 2025년까지 32만호의 주택을 공급하기로 한 정부의 ‘2·4 공급대책’ 가운데 공공정비사업은 오 당선자의 정책 구상과 충돌하면서 추진 동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경향신문 사설(오세훈, 무차별 규제 완화로 집값 상승 부추겨선 안 된다)은 “중앙정부는 공공 위주 공급책을 펴는데 서울시는 민간 개발 방식으로 정책을 펼 경우 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오 시장의 임기는 1년2개월이다. 오 시장은 대대적인 민간주택 개발정책을 재고해야 한다. 공약을 그대로 강행했다가 집값 상승을 부추긴다면 그 책임을 온전히 져야 할 것이다. 오 시장은 현실에 맞춰 공약을 재검토하기 바란다. 지금은 여야 할 것 없이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모두 협력해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동아일보는 사설(엄중한 부동산 민심에도 정책개선 의지 안 보인 靑)에서 “오 시장의 민간주도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층수 규제 완화 공약들은 중장기적으로 도심 주택 공급을 늘려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 주장했다. 다만 “단기적으로 주택 수가 줄고 이전수요가 생겨 전셋값, 집값에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오 시장도 이런 점들을 고려해 중앙정부와 협력하며 부작용을 최소화할 계획부터 내놔야 한다”고 당부했다.

관심 모이는 20, 40대 표심…진보정당 위기론

한편 이번 선거를 기점으로 20대 표심의 배경과 향방에 관심이 모인다. 7일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에서 20대 남성은 ‘국민의힘 몰표’, 20대 여성은 상대적으로 높은 ‘소수정당 지지율’이라는 특성이 드러났다. 경향신문(전문가 “불공정·젠더 문제 민감한 20대, 차기 대선 돌풍의 핵”)은 “20대는 어떤 세대보다도 ‘젠더’와 ‘불공정·불평등’ 이슈에 민감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예년에 비해 투표 참여도 늘어나 20대 표심이 1년 뒤 대선에서 ‘돌풍의 핵’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했다.

서울신문(이남자·이여자는 왜그랬을까)은 20대 유권자들 인터뷰를 통해 “전문가들은 어떤 정당이든 이남자가 추구하는 실용적 행복을 충족시켜 주지 못하면 언제든 이남자의 지지를 받지 못할 거라고 경고한다. 진보와 보수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핵심이 뭔지 보인다는 것”이라는 진단을 전했다. 더불어 “20대 여성의 소신 투표 배경에는 ‘어차피 시장은 오세훈’이라는 심리가 깔렸다. 선거 직전 연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큰 차이로 앞선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나오자 평소 관심 있는 의제에 투표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선일보(盧·文 몰표줬던 40대, 20년만에 스윙보터로)는 “지난 20년간 현 여권의 ‘콘크리트 지지층' 역할을 해온 40대가 여야 사이에서 균형추 역할을 하는 ‘스윙 보터’로 자리매김했다”는 데 집중했다. 이 신문은 “40대는 진보적 가치를 추구해왔지만, 시장경제를 중시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부동산·LH 사태 이후 이들이 이탈하게 된 이유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 40대에게 ‘정치적 스트레스’를 줬다면, 문재인 정권은 임대차 3법 등을 밀어붙이면서 이들에게 ‘집값 폭등’ ‘전세 대란’ ‘세금 폭탄' 같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고통을 줬다는 것”이라 분석했다.

한국일보(어느 편도 아니다 ‘냉정했던’ 중도층 언제든 움직인다)는 이번 선거를 거치며 ‘중도층’ 속성이 확인됐다고 진단했다. 누구의 편도 아니어서 언제든 거처를 옮길 수 있고, 무능·오만·위선을 인내하지 않는다는 특성을 지녔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등에서 확인됐던 중도층의 ‘보수 거부 반응’이 정확히 1년 만에 국민의힘으로 돌아섰다면서 “보수, 진보가 팽팽하게 맞붙으면 중도를 잡는 쪽이 이긴다는 명제는 이번 선거에서 다시 한번 선명하게 입증됐다”고 했다.

▲4월9일 서울신문 2면 기사
▲4월9일 서울신문 2면 기사

이준희 한국일보 고문은 “아무도 선택받지 못했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냉정하게 말해 국민의힘의 자력적 승인은 없다. 적시에 터진 LH 사태와 여권의 잇따른 자살골로 얻어걸린 압승”이라며 “어쨌든 새로운 시대가치를 만들어내지 않고서는 우리가 더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사실이 명확해졌다. 진영으로서의 제3지대 따위가 아니라 산업화와 민주화의 가치를 함께 인정하고 발전적으로 통합하는 제3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말이다. 앤서니 기든스가 제3의 길을 주창한 게 벌써 아득한 20여 년 전이다. 원래는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융합의 의미지만 우리로 치면 경직된 이념적 정파적 사고를 탈피하고 공정 실용 통합의 보편가치를 처음 제대로 구현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 했다.

한편 선거국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소수·진보정당의 위기도 거론된다. 기본소득당 신지혜(0.48%), 미래당 오태양(0.13%), 여성의당 김진아(0.68%), 진보당 송명숙(0.25%), 무소속 신지예(0.37%) 등의 득표율은 5명을 합쳐도 1.91%에 그쳤다. 서울신문(허경영에도 밀렸다 진보정당의 위기)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건을 시작으로 야당 후보들의 각종 부동산 문제가 선거판을 뒤덮은 탓에 젠더 이슈 등 진보 정당의 정책을 내세울 환경이 마련되지 않았다. 또한 진보 후보가 난립한 상황에서 유권자들이 각 후보의 특성을 이해하기조차 쉽지 않았다”고 봤다. 이어 “그럼에도 진보 진영은 이번 선거를 통해 연대의 기반을 닦고 도덕적 명분을 세웠다고 자평하고 있다”며 “정의당 등은 진보가 장악력을 잃은 40대 대신 2030의 지지를 확대하는 전략으로 재기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들 세대 안에서도 요구하는 가치가 다양해 일괄된 전략을 세우기 쉽지 않다”고 봤다.

TBS와 김어준의 운명? ‘독립성 침해’ 우려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이 TBS 및 ‘김어준의 뉴스공장’ 프로그램에 미칠 영향이 주목되고 있다. 오 시장은 후보자 시절 해당 프로그램이 편향돼다며 서울시의 TBS 재정지원 중단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다만 현행 법과 제도에 따라 서울시장이 직접 TBS에 관여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4월9일 한국일보 11면 기사
▲4월9일 한국일보 11면 기사

한겨레(오세훈이 비판한 ‘김어준의 뉴스공장’ 운명은)는 “우선 <티비에스>가 지난해 2월 재단법인으로 정식 출범하면서, 과거처럼 서울시장이 인사권을 직접 행사할 수 없는 상태다. 시장이 <티비에스> 대표이사의 임면권을 갖긴 하지만, 조례·정관 등에 따라 임원추천위원회와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라며 “<티비에스>의 재정 또한 조례에서 서울시 출연금을 ‘기본재산’으로 명시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티비에스>의 상업광고를 허용하지 않은 상태라서, 서울시가 <티비에스>에 출연하는 예산을 대폭 줄일 명분은 마땅치 않다”고 했다. 특정 프로그램을 폐지하거나 진행자를 교체하도록 하는 것은 방송의 자유·독립을 보장한 방송법 위반 소지가 크다.

한국일보(‘편파 방송 논란’ 김어준 저격했지만…오세훈, 손대기 힘들 듯)도 이런 한계를 지적하는 한편 “1년 3개월에 불과한 오 시장의 짧은 임기도 TBS를 압박하는 데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 미디어재단TBS의 임원 임기는 3년이다. 김영신 이사장 사망으로 3개월 전 선임된 유선영 이사장을 제외하고, 모두 2023년 임기가 끝난다”며 “아직 임기가 남은 임원들을 물리고 오 시장 입맛에 맞는 인사를 앉힐 경우 ‘공정성’ 논란을 부를 수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재선을 노려야 하는 만큼 무리수를 둬가며 운신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현상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는 이날 칼럼(경이로운 김어준의 정신세계)에서 김어준씨를 두고 “방송 독립의 취지가 뭔가. 임명권자나 권력의 이해에 휘둘리지 말라는 뜻 아니었나. 자신을 자리에 앉혔던 전임 시장의 소속 당과 혼연일체가 돼 뛰었던 당사자가 선거에서 지자 독립 운운하며 버틴다. 경이로운 정신세계”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칼럼에서 “사실 나는 김씨 스스로 그 자리를 박차고 나갈 것으로 봤다”며 “설마 그의 자리 보전 의지가 회당 100만~200만원이라는 출연료가 아까워서라고는 믿고 싶지 않다. 혹시 ‘오세훈의 서울시’에 남아 이른바 ‘깨시민’을 위한 진지전의 보루가 되겠다는 생각일까. 글쎄, 그런 전략이 통하기는 할까”라는 비아냥 섞인 비판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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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21-04-09 12:26:58
국민이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을 때, 우리 중 가장 취약계층이 맨 먼저 고통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