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참패하고 국민의힘 압승한 결과에 김어준 TBS 라디오 진행자는 보수층의 누적된 패베에 따른 좌절과 결핍이 보복투표로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밖에 절박함도 없었고, 단일화, 인물 경쟁력 등 면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밀렸다고 했다. 

김어준 진행자는 8일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1부에서 미리 소식을 준비한 류밀희 기자의 브리핑을 하지 못하게 하고, 돌연 자신이 선거결과 분석한 내용을 얘기하겠다며 20분 넘게 언급했다.

김 진행자는 이번 선거를 메가트렌드에 의해 결정된 선거라며 “큰 흐름은 결핍을 메우는 방향으로 흐르게 돼 있다. 해소되지 않은 결핍은 사라지지 않는다. 가면을 달리 쓰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김 진행자는 “해소되지 않은 감정을 가진 유권자들은 보수 지지층이었는데, 큰 선거에서 여러번 연속으로 이기지 못하면서 누적된 좌절과 결핍이 있었다”며 “부동산이 원인이라고 하는데, 반만 맞는말이다. 해소되지 않은 결핍이 부동산이라는 가면을 쓰고 보복투표로 나타난 것이라고 해석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동산이 원인이라면 오세훈 셀프보상이나 박형준 LCT는 치명적이었어야 한다. 부동산 이슈거든요”라며 “LH는 흔히 말하는 트리거 방아쇠 역할을 했지, 가장 강력한 동력원은 결핍을 메우려는 마음의 흐름이었다, 저는 이를 보복투표라고 부르겠다”고 말했다.

정당 요인으로 김 진행자는 “민주당은 평상시 선거처럼 대한 반면, 국민의힘은 훨씬 절박하고 치밀했다”며 “단일화국면에서도 민주당 단일화는 같은 편끼리 소꿉장난하는 수준인데다 너무 오래했다”고 지적했다. 김 진행자는 “민주당은 단일화로 모멘을 잃었으나 국민의힘은 오히려 단일화로 모멘텀을 가져갔다”며 “국민의힘은 성공시키기 어려운 단일화였는데, 적은 적절한 시기에 가장 적은 잡음으로 성공시켰고, 소위 안철수 리스크도 없었고, 큰 실수도 없었다. 오세훈 박형준 후보 관련 리스크가 있었으나 물타기 같은 정치적 기술도 잘했다”고 주장했다.

▲김어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가 8일 오전 방송에서 이번 선거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사진=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갈무리
▲김어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가 8일 오전 방송에서 이번 선거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사진=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갈무리

후보 요인을 두고 김 진행자는 “오세훈 후보는 지난 10년간 나서는 선거마다 다 졌는데, 이번에는 단일화 시작하면서 보수 지지층이 그 과거를 용서했다”며 “심지어 이기고 싶게 해준 후보가 됐다. 짠함 같은 것도 있다. 정치인에게는 이기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해주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오세훈 후보에게는 스토리가 생겼다”고 해석했다. 그는 “오 후보가 내곡동에 갔다는 확실한 물증이 드러났어도 보수 지지층은 그대로 표를 줬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20대에게 오세훈 후보는 신인이며 처음보는 사람이나 마찬가지여서 부정적 기억이 없다고 했다.

박형준 후보에게는 LCT 사건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 이슈인데도 이번 선거가 철저히 서울시장 선거와 동기화되는 바람에 덕을 크게 봤다고 했다. 이에 반해 박영선 김영춘 후보는 다른 시기, 다른 선거였다면 더 득표했겠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다른 여러 요인들이 이겨낼 수 없는 수준이었다고 김 진행자는 해석했다.

김 진행자는 국민의힘에게 이번 선거의 의미를 두고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다행스러운 결과”라며 “그동안 만성적인 패배감 또는 정치적 무력감 같은 게 있었을 텐데, 그걸 벗어나 자신감을 얻게 됐다는 게 가장 큰 보상”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임기가 1년 밖에 안남은 보궐이기 때문에 지자체장 2명으로 어떻게 할 수 없다”고 했다.

민주당에게도 이번에 크게 진 것이 다행이라고 분석했다. 김 진행자는 “민주당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며 “보수 지지층이 이번 선거에 대선에 나오듯이 나왔다. 총집결했다. 이 표가 보수층이 얻을 수 있는 최대치”라고 해석했다. 보수 유권자의 표심이 이번에 폭발했다는 얘기다. 그는 “만약에 대선에서 이 같은 보복투표와 마주했다면 무슨 수를 써도 국민의힘을 못이겼을 것”이라고 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