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이 4·7 재보선 다음날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2016년 겨울 촛불 광장의 분노가 방향을 돌려 당신들을 향하고 있음을 깨닫기 바란다”고 경고하며 이제라도 언론개혁을 위한 적극적 노력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노조는 8일 성명에서 “서울과 부산의 권력 교체를 가져온 민심의 변화에는 180석 거대 여당에 대한 실망과 심판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에 큰 이견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한 뒤 “민주당의 두 후보 또한 방법만 다를 뿐 (국민의힘 후보들처럼) 재원을 고려하지 않은 대규모 주택 공급, ‘시혜’와 같은 청년,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 중앙정부와의 어떤 협의도 없는 신공항 계획을 내놓았다”고 비판했다. 

또한 거대 양당을 향해 “두 정당의 어떤 후보도 이번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된 계기인 시장의 위계에 의한 성폭력, 성추행에 대한 사과도, 성평등 도시를 만들 계획도 내놓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집권 여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갖는 이번 선거 이후 언론 현실이 더욱 악화하지 않을까 하는 깊은 우려를 감출 수 없다”며 “민주당은 4년을 허송세월하며 언론의 정치적 독립과 신뢰 회복을 위한 제도 개선 노력을 회피해 왔고, 국민의힘은 장악의 대상으로 언론 문제를 다뤄왔던 과거와 같은 태도를 버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전국언론노동조합.

언론노조는 특히 “오세훈 당선인은 지역 공영방송의 시민참여와 제작 자율성 보장을 요구하는 언론노조와의 정책 협약을 거부했고, 당선 직후에도 측근들을 앞세워 TBS에 대한 협박성 발언을 여과 없이 토해내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박형준 당선인은 이명박 정권 청와대 홍보기획관을 지냈던 1년 동안 벌어진 언론탄압, 용산참사 이슈 물타기, 종편 특혜 방송법 통과 등에 대한 우리의 질문에 아직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언론노조는 “당선인 오세훈 박형준과 국민의힘은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약속하라”고 요구하는 한편 “민주당 또한 거대 여당으로서 기득권을 내려놓을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혁에 속히 나서라”고 요구했다. 

앞서 언론노조 EBS·MBC·KBS본부는 지난달 26일 “정당이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나눠먹기식으로 공영방송 이사를 추천하는 관행의 폐해를 더 두고 볼 수 없다. 공영방송 이사·사장 선임 시 정치적 독립성을 보장하라”며 6월까지 정치적 후견주의 관행을 없애고 이사·사장 선임과정에서 국민 참여를 보장하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통과를 국회에 요구한 바 있다. 

언론노조는 “오직 정치공학적으로 정권 재창출에만 몰두해 촛불 시민들이 요구했던 언론개혁의 핵심 과제들을 외면한다면, 민주당의 추락은 돌이킬 수 없을 것”이라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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