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1월 출마 선언 이후 선거운동이 끝날 때까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끝내 인터뷰하지 않았다. 비슷한 시각 방송되는 아침 라디오 프로그램엔 적게는 2회에서 많게는 5회까지 인터뷰했으나 유독 뉴스공장과는 하지 않았다.

오 후보측은 ‘서울시 재정 지원 방송’, ‘편향적 방송’ 등의 이유를 밝혀왔다. 그러나 뉴스공장을 청취하고 있는 유권자 역시 서울시민들이라는 점에서 시장 후보의 육성을 들을 권리를 스스로 제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6일 미디어오늘이 KBS MBC CBS BBS YTN TBS 등 아침 시사프로그램이 활발한 주요 6개 아침 라디오 프로그램(오전 6시~9시)에서 오 후보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인터뷰 현황을 분석한 결과, YTN이 6회로 가장 많았고, CBS 4회, MBC KBS BBS가 각각 2회였다. TBS만 0회였다. (같은 기간 동안 cpbs 평화방송은 박영선 오세훈 모두 인터뷰한 내역이 한차례도 없어 집계에서 제외했다.)

가장 많은 곳은 YTN 라디오의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으로, 2월4일 오세훈 “대선 불출마! 5년짜리 시장 준비”, 2월22일 오세훈 “서울 서남권·50대 시민 위한 획기적 공약 있어”, 3월5일 오세훈 “박영선 캠프 간 고민정? 서울시민이 판단할 것”, 3월18일 오세훈 “박영선 지지율 하락에 獨 나치 괴벨스 닮아가”, 3월29일 오세훈 “내곡동 불법 경작하는 사람들 내보내려 측량, 본질 흐리지 마라” 등의 제목으로 5차례 인터뷰 방송이 나갔다. YTN은 박영선 후보와도 1월28일, 2월16일, 3월10일, 3월26일 등 4회 인터뷰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는 오세훈 후보와 지난 2월2일(오세훈 “서울시장, 제발 민주당만 아니면 좋겠다”), 3월3일(오세훈 “나경원, 安과 단일화에서 삐거덕삐거덕 할수도”), 3월17일(오세훈 “안철수 합당? 급하니 나온 것... 가능성 낮다”), 3월23일(오세훈 “거의 다 이겼다고? 이해찬은 엑스맨”) 등 4회 내보냈다. 뉴스쇼 제작진은 박영선 후보와도 4차례 인터뷰 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불광천에서 유세하고 있다. 사진=오세훈 페이스북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불광천에서 유세하고 있다. 사진=오세훈 페이스북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는 오세훈 후보와 2월18일과 3월11일 두차례를 박영선 후보와 한 차례 인터뷰했고,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도 오세훈 후보와 1월11일, 3월8일 등 두차례, 박영선 후보와 세차례 인터뷰했다.

KBS와 MBC 모두 오세훈 후보가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에서 승리해 단일후보가 된 이후엔 인터뷰한 내역은 없다. 반면 MBC 시선집중팀은 지난 2일 박영선 후보와는 인터뷰했다.

BBS도 ‘박경수의 아침저널’도 지난 2월25일과 지난달 15일 오세훈 후보와 인터뷰했다. 박영선 후보와는 세차례 인터뷰했다.

이에 반해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박영선 후보와만 5차례(2월9일, 3월2일, 3월25일, 3월31일, 4월6일) 인터뷰를 했을 뿐 오세훈 후보에게는 번번이 인터뷰를 거절당해왔다.

뉴스공장측은 지난달 31일 박영선 후보와 인터뷰할 때 오 후보측이 “그쪽 캠프 사정이시니까. 저희는 지금까지 한 번도 나간 적이 없기 때문에요.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육성을 내보냈고, 6일 사실상 선거운동 기간 중 마지막 방송에서도 오 후보 캠프 관계자는 “원칙을 깰 수야 없지 않느냐. 서울시의 지원을 받는 부분들이 있고 하는데 그쪽 방송에 나가는 게 적절하지 않다, 이게 우리 처음부터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인터뷰 거절 사유 외에도 오세훈 캠프의 김예령 대변인은 지난달 25일 뉴스공장 등 TBS 프로그램이 기울어져있고, 편향적이라며 계속 출연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인 김어준씨가 6일 방송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측의 인터뷰 거부의사를 전달하며 아쉽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영상 갈무리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인 김어준씨가 6일 방송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측의 인터뷰 거부의사를 전달하며 아쉽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영상 갈무리

 

방송이 편향적이라는 비판은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라디오프로그램 가운데 청취율 1위인데다 엄연히 해당 방송 시간 동안 청취하고 있는 유권자 역시 서울시민인데, 시장 후보자가 이들 앞에서 본인의 육성으로 정책이나 현안 설명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해당 유권자를 포기한다는 의미 아니냐는 반론에 직면할 수 있다.

강철원 오세훈 후보 비서실장은 6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SNS 메신저를 통해 “서울시장후보로서 서울시의 지원을 받는 곳에 나가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라며 “그 외의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방송 내용이 편향적이라는 이유는 아니냐는 질의에 강 실장은 “그건 후보의 입장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서울시 지원을 받는 방송에 출연하는 게 왜 부적절하느냐고 묻자 강 실장은 “만약 당선된다면 시장으로서 객관성유지의 문제로 생각해서”라고 밝혔다.

TBS가 인사권 측면에서 독립돼 있고, 인터뷰를 한다고 객관성 유지가 어렵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설명이 아니냐는 거듭된 질의에 강 실장은 더 이상 드릴 얘기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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