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는 어떤 미디어를 이용하고 있을까요? ‘MZ세대’는 1980년부터 2004년생까지를 일컫는 밀레니얼 세대와 1995년부터 2004년 출생자를 뜻하는 Z세대를 합쳐 일컫는 말입니다. M과 Z사이에 속한 미디어오늘의 두 기자가, MZ세대를 자주 이용하는 콘텐츠와 플랫폼을 제작하고 운영하는 사람들을 만납니다. - 편집자 주

 

2018년 7월 ‘뉴닉’이 시사를 쉽게 풀어주는 뉴스레터를 창간한 이후 수많은 뉴스레터들이 생겼다. 현재 SBS, 조선일보, 중앙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한국일보, 한겨레 등 언론사뿐 아니라 기업, 개인들까지 뉴스레터에 뛰어들면서 메일함에는 점점 뉴스레터가 쌓여간다. 그 많은 뉴스레터 중 독자들은 어떤 뉴스레터를 열어볼까. 

리뷰 사이트 ‘디에디트’가 발행하는 뉴스레터 ‘까탈로그’는 오픈율이 50%가 넘는다. 구독자 수는 5만6000여 명이다. 초반에는 오픈율 70%를 기록하기도 했다. 까탈로그는 디에디트 에디터들이 까다롭게 고른 취향 뉴스레터라는 뜻으로 지난해 5월 창간해 현재 44호까지 발행됐다. 디에디트에서 다루는 각종 제품 리뷰와 신제품 소개 등 취향을 높여줄 조언들을 다룬다. 미디어오늘은 ‘까탈로그’를 만드는 디에디트의 에디터B, 김석준 에디터를 5일 서울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관련 기사: 사는 재미? 사는(buy) 재미!, 리뷰 사이트 ‘디에디트’ ]

▲까탈로그 뉴스레터 로고.
▲까탈로그 뉴스레터 로고.

- 까탈로그 뉴스레터 오픈율이 50%가 넘는다. 수많은 뉴스레터 중 까탈로그 오픈율이 높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처음 발행했을 때는 70%의 오픈율이었으니 사실 구독자가 늘어나면서 떨어지고 있기는 하다. 구독자가 늘어나는 것을 위안으로 삼고 있다. 정치나 경제, 시사를 다루는 뉴스레터가 많은데 이런 뉴스레터들은 ‘왠지 구독해야 할 것 같아서’ 구독하지만 오픈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소비 정보’를 제공한다. 아무래도 가벼운 주제이다 보니 부담스럽지 않아 오픈을 많이 해주시는 것 같다. 뉴스레터에도 ‘인스타그램 느낌’을 내려고 한다. 클릭하는데 부담스럽지 않다. 말투 역시 존댓말이 아니라 반말을 하면서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 이런 것들 때문에 오픈을 많이 해주시는 것 아닐까. 보람을 느끼고 있다.”

- 라이프 스타일을 전하는 뉴스레터들도 많은데, 그 가운데 까탈로그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우리는 ‘소비’에 집중한다. 다른 라이프스타일 뉴스레터를 보면 전시나 영화, 다양한 문화 행사 소개 등을 한다. 까탈로그는 구체적인 물건을 소개한다. 직접적으로 링크도 걸어준다. 여기서 살 수 있다고. 가끔 링크를 안 걸면 링크를 걸어달라는 피드백이 온다. 소개한 아이템에 대해 되도록 공식 홈페이지 등 바로 쇼핑으로 이어지는 링크를 걸어준다.”

▲김석준 디에디트 에디터.
▲김석준 디에디트 에디터. 사진제공= 김석준 에디터. 

- 직접적인 소비 아이템을 소개하기 때문에 뉴스레터에 광고를 넣기 좋은 포맷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광고를 하면 뉴스레터 제목에 ‘광고’를 달아야 하는데 오픈율이 떨어지지 않나. 광고에 대한 부정적 반응은 없나? 

“광고를 받는다는 것 자체에 부정적 반응은 아직 없었다. 어떤 독자 분은 ‘광고를 받아서 디에디트가 더 돈을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고 피드백을 주시기도 했다. 다만 매번 광고를 넣는 건 아니다. 광고는 한 달에 한 번만 하고 있다. 광고를 하면 제목에 ‘광고’라는 앞머리를 달아야 하고 오픈율이 3% 정도 떨어진다. (생각보다 큰 차이는 아니다.) 사실 ‘디에디트’가 몇 년 동안 쌓아온, 좋은 물건을 추천한다는 신뢰도가 있어서 광고를 한다고 그 신뢰도가 바로 떨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 소비 뉴스레터라고 하더라도 신뢰도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광고하면서도 신뢰도를 지키기 위해,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는가? 

“디에디트와 톤이 안 맞는 제품 사진이라면 사진을 새로 찍는다. 사진을 예쁘게 찍으려고 매우 노력한다. 사진도 다 직접 찍는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이미지를 가져올 수도 있지만 광고라고 해도 디에디트만의 톤으로 이미지를 만들려고 한다.”

▲까탈로그 뉴스레터 가운데 일부.
▲까탈로그 뉴스레터 가운데 일부.

- 뉴스레터 글쓰기와 다른 글쓰기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쉽게 쓰려고 노력한다. 디에디트라는 매체 자체가 쉽게 쭉쭉 읽을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실 까탈로그 시작은 디에디트의 ‘새로나왔’이라는 코너에서부터다. 한 달에 한번 신제품을 소개해주는 코너였다. IT나 테크 제품을 소개할 때 전문 용어 등을 과하게 설명할 때가 있는데 그런 점을 조심하려고 한다. 가끔 에디터가 목소리를 드러내려고 하면 어려운 말이나 멋진 문장에 욕심낼 때가 있다. 신조 중 하나가 ‘멋은 간헐적으로 부리자’는 것이다. 멋있는 문장은 한 문단에 최대 한 개 정도만 넣으려고 한다.”

- 까탈로그를 만들게 되는 과정은 어땠나? 

“디에디트 사이트 방문자 수가 점점 떨어졌다. 페이스북을 통해 유입되는 방문자가 점점 줄어들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방문자를 끌어들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뉴스레터를 만들기로 했다. 재작년 10월 디에디트에서 ‘시칠리아 한 달 살기’를 했다. 시칠리아에서 살아보고 돌아와서는 좀 색다른 걸 해보자고 다짐한 터였다. 돌아와서 1월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했다. 뉴스레터 이름을 정해야 했는데 우리끼리 이야기해서 좋은 아이디어가 없었다. 유튜브에서 공모를 받았다. ‘돌끼리 머리를 부딪히니까 돌만 나와요’하면서 호소했다. 한 독자가 ‘까탈로그’라는 이름을 주셔서 이 이름으로 시작하게 됐다.”

- 독자들의 의견 수렴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 같다. 수많은 뉴스레터들이 뉴스레터 끝에 피드백 받는 창을 만들어놓는데 실제 피드백을 콘텐츠에 많이 반영하나? 

“지금 뉴스레터에는 각 에디터의 캐릭터가 붙어있다. 이것도 독자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이벤트란이 이전에는 잘 눈에 띄지 않았는데 눈에 띄게 수정했고 이것 역시 독자 아이디어였다. 초창기에 뉴스레터 피드백을 주신 독자분 중 PPT로 이것저것 제안을 해주신 분도 있었다. 콘텐츠 면에서도 서울에만 치중돼 있다는 피드백을 받은 적 있어서 지역과 관련한 아이템을 확대하기도 했다. 한 뉴스레터에 ‘주린이’(주식 초보자라는 뜻으로 ‘주식+어린이’를 합친 말)라는 표현을 쓴 적 있는데 이와 관련해 (어린이를 ‘부족한 사람’으로만 바라보는) 부적절한 용어라는 지적을 받아 다음 호에 사과하기도 했다.”

▲까탈로그 뉴스레터 중 일부. 구독자 이름을 부르고, 광고가 없다고 알려주기도 한다.
▲까탈로그 뉴스레터 중 일부. 구독자 이름을 부르고, 광고가 없다고 알려주기도 한다.

- ‘소비’를 다루는 매체에서 신뢰도를 높이는 방식은 어떤 것일까? 

“사람들이 어떤 걸 좋아하는지 항시 안테나를 세우고 소개하려고 한다. 최대한 많은 것을 접하고 좋은 것을 거르고 걸러 소개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작년 라면에 관한 글을 썼는데 라면 20개를 사서 다 먹어보고 리뷰했다. 말투 역시 재치 있고 친절하게 쓰려고 노력한다. ‘안녕 누구(구독자 이름)야’ 이런 식으로 말을 걸며 친근하게 다가가려고 한다.”

- 사실 수많은 뉴스레터가 반말을 하고 구독자 이름을 불러주지 않나. 이런 형식에 구독자들이 친근한 감정을 느낀다고 생각하나? 

“최근 뉴스레터에 ‘누구(구독자 이름)야, 네가 재밌게 살았으면 좋겠어’라는 제목을 썼다. 피드백 가운데 ‘위로를 받았다’는 평이 많았다. 메일함에 들어가면 사실 딱딱한 업무 메일이 많은데 그 안에서 이름을 불러주며 따듯한 말을 건네주니 좋았다고 한다. 생일 케이크와 관련한 아이템을 쓰면서 ‘내 생일이 지난주였는데 OO(구독자 이름)이 생일은 언제야?’ 이런 식으로 말을 걸기도 한다. 이름만 쓴다고 친근한 게 아니라 실제로 뉴스레터를 보내는 사람과 친근감을 느낄 수 있게.”

- 제목에 구독자 이름을 넣었을 때 오픈율이 늘어나나?

“사실 제목을 두고 AB테스트(같은 콘텐츠에 다른 제목을 넣어보고 어떤 제목 오픈율이 높은지 실험하는 것)를 해보기도 했는데 많으면 200명 정도 차이가 났다. 뉴스레터에서 제목 자체가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은 것 같다. 이 뉴스레터를 열었을 때 나오는 내용을 생각하면서 오픈하는 것 같다.”

- 뉴스레터로 돈을 벌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돈을 쉽게 벌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뉴스레터로 돈을 버는 방법은 구독료를 받든지, 광고를 받든지 두 가지다. 수익을 극대화하려면 매번 광고를 넣거나 하나의 뉴스레터에 많은 광고를 넣어야 한다. 매번 광고를 넣으면 제목에 ‘광고’를 매번 적어야 하고 구독자들도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 하나의 뉴스레터에 광고를 많이 넣기엔, 뉴스레터 용량 제한이 있어서 그렇게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다. 유료 모델을 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도 여전히 더딘 상태다.”

- 뉴스레터 미래를 어떻게 생각하나?

“아직은 뉴스레터를 좋아하는 수용자층이 크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빛나는 뉴스레터 플레이어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엠넷(Mnet)의 ‘쇼미더머니’ 시리즈를 보면서다. 시즌9를 보면서 ‘이제 마지막이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실력 있는 래퍼들이 많이 나오니까 시즌이 계속 이어져도 인기가 많다. 결국 그 판을 좋게 만드는 것은 좋은 플레이어들이 많이 나오고 즐기는 이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뉴스레터 판 역시 먼저 커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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