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고시생들의 설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경기불황으로 인한 광고수주 악화 등으로 각 언론사가 경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신규인력 채용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론사들이 전혀 신규인력을 채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예년보다 채용규모는 적어졌지만 하반기 들어서 광고가 회복세를 보이자 상당수 언론사들이 잇따라 채용 공고를 내고 있다. 언론사 채용현황과 달라진 채용 풍토 등을 알아봤다.

현재 신입 및 경력사원을 모집하고 있는 언론사는 조선, 중앙, 문화, 코리아헤럴드·내외경제, MBC 등. 조선일보가 현재 2년 연봉계약직 기자를 채용중에 있으며, 중앙일보와 문화일보, 코리아헤럴드·내외경제가 각각 인턴기자 및 광고, 사무직 사원을 채용중에 있다.

현재 입사원서를 받고 있는 MBC의 경우는 PD, 기자, 카메라기자, 방송기술, 일방행정직 등 비교적 대규모로 신입사원을 채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에앞서 국민일보가 지난 7월 전문위원 및 경력기자 10여명을 채용한 것을 비롯해 대한매일이 9월 경력기자 18명, 수습기자 20명을 채용, 신문사 가운데에는 신규인력 채용에 가장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국민일보는 내년 4월 창간 예정인 스포츠지 등 새매체 창간과 관련 50여명의 사원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방송사 가운데에는 SBS가 지난 9월 기자, PD를 각 5명씩 채용했으며 연합통신이 12월1일자로 기자직 21명(본사 10명, 지방 11명) 등 24명의 수습사원을 채용했다. 이 가운데 광주주재기자에 여자를 선발하는 등 여자가 4명 선발된 것도 예년에 비해 달라진 점이다.

올해 신입사원을 채용하지 않았거나 채용계획을 갖고 있지 않은 언론사는 동아, 한국, 한겨레, 세계, KBS, CBS 등. 내외경제를 제외한 매경, 한경, 서경 등도 특별한 채용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 이들 언론사는 올해 경영상황을 점검한 후 내년에 가서야 채용계획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초 구조조정으로 대다수 인력이 언론사를 그만둔 마당에 신규인력을 채용하는데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신규인력 채용을 어렵게 하고 있다. KBS는 이와관련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경기불황 등의 여파로 당 공사의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중에 있는 관계로 공채의 방침 및 시기를 99년 1~3월경에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한국일보는 지난해 11월 3년만에 채용한 수습기자 13명중 10명을 3개월만에 해고했다. IMF구제금융 신청 이후 언론사에 불어닥친 극심한 경영난에 의해 꿈을 펼치기도 전에 날개가 꺽인 셈이다. CBS 역시 지난해 12월 선발한 신입사원을 아직까지 정식 발령을 내지 못하고 있다. CBS는 내년 1월 4일자로 이들에 대한 정식 발령을 낸다는 방침이다.

언론사의 경영난은 채용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공채형식의 대규모 채용방식보다, 필요한 부문의 전문인력을 수시로 부분 채용하는 것이 두드러지는 경향이다. 한국경제신문의 경우 대규모 공채를 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패션담당기자 및 미술담당자, 광주주재기자 등을 인터넷에서 접수를 받아 채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인턴기자제 및 연봉 계약직 기자 채용이 늘어난 것도 변화된 추세를 반영한다. 현재 사원 모집을 하고 있는 중앙일보가 6개월간 교육을 실시한 후 정식 채용하는 인턴기자제를 도입키로 한 것을 비롯해 문화일보와 코리아헤럴드·내외경제도 각각 3개월간 인턴교육 기간을 거쳐 정식 채용하기로 했다.

이같은 인턴기자제 도입은 적성평가 등 검증기간을 거쳐 보다 우수한 인재를 뽑기위한 것이라는 것이 인사책임자들의 설명이다.

한편 현재 사원모집을 하고 있는 조선일보가 2년 연봉 계약직 기자를 채용한 것을 비롯해 SBS가 지난 9월 기자와 PD를 연봉직으로 채용했다. 경향신문도 지난 8월 출판국 기자를 계약직으로 채용했다.

그러나 이같은 연봉 계약직채용은 사원들의 고용불안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특히 2년 연봉 계약직으로 기자를 채용하고 있는 조선일보의 경우 1년차는 1,500만원, 2년차는 1,800만원을 연봉으로 책정하는 점 등 연봉 계약직 기자 채용이 낮은 임금과 구조조정을 원할히 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언론사 채용에 있어서 서류전형 벽이 높아진 것도 변화된 추세를 반영한다. 각 언론사가 채용규모를 한자리수로 낮춘반면 지원자는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한 각 언론사가 영어시험을 토익 및 토플성적으로 대체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올해 채용했거나 채용하고 있는 언론사는 대부분 토익 또는 토플성적표 제출을 필수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이 언론사들이 극심한 경영난 가운데에도 소규모로나마 신규 인력을 채용하고 있는데에는 부족한 인력을 충원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조직 운영상 신규인력을 뽑아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공채기수 중심으로 조직이 운영되는 편집국의 경우에는 장기간 수습기자가 들어오지 않을 경우 원활한 조직운영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또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광고수익이 신장되고 경영이 호전될 기미를 보이면서 일부 언론사들이 올초 일제히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인력이 대거 감소됨에따라 필요한 인력을 충원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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