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처가 내곡동 땅 측량 당일 생태탕 식당에 왔다고 주장한 생태탕 주인 황씨의 아들 A씨가 언론에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밝혔다가 5일 아침 이를 취소했다.

A씨는 이미 육성으로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반박인터뷰를 했고, 한겨레에도 자세하게 인터뷰했는데 얼굴까지 공개하면서 나섰다가 폭력사태나 위해를 당할 염려가 있어서취소했다고 밝혔다. 다만 A씨는 2005년 6월 오세훈 후보 일행이 내곡동 안고을식당을 방문한 사실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당일 본 사람이 오 후보라고 판단한 근거와 관련해 KBS에서 보도한 내용을 보고 어머니와 얘기하면서 확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A씨는 5일 낮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일요시사에서 3일자에 뉴스공장 방영 나흘 전 어머니와 인터뷰한 내용을 내보내고 거짓말을 한 것처럼 나왔고,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생떼탕이라고 비난한 것을 들어 “이를 보고 화가 났다”며 “그래서 뉴스공장에 반박인터뷰 요청을 했고, 기자회견을 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4일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으로부터 연락이 와서 마침 화가 나 있는 상태이기도 했고, ‘있는 그대로 얘기하는 게 뭐 어렵겠느냐’고 판단해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그런데 이날 밤 11시가 다 되어 한겨레에서 연락이 와서 ‘왜 화가 났고, 왜 오세훈 후보가 거짓말하는 것이 싫었는지’ 등의 자세한 내용을 다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굳이 인터뷰로 다 얘기했는데, 똑같은 얘기할 필요도 없을 것 같고, 무엇보다 기자회견장에서 테러나 폭력사태가 일어날 염려도 있었다”면서 그래서 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05년 6월13일 오후 1시 반에서 2시 사이에 내곡동 안고을식당에 온 오세훈 후보를 직접 봤느냐’는 미디어오늘 질의에 “그때 당시엔 오세훈이라는 것을 몰랐다. 다만 인상착의는 멋있었다는 기억은 있다”면서 “그런데 최초 KBS 보도가 나간 뒤 가게 사진도 나오고, 우리 가게 이름이 언급됐기 때문에 어머니와 통화했는데 그 과정에서 (그 때 온 사람이) 오세훈 후보라는 걸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KBS가 취재한 보도를 본 다음에 ‘백바지 입은 그 사람이 오세훈이었네, 맞다’고 해서 제가 어머니한테 ‘그럼 그냥 얘기하라’고 했다. 공직에 나온 사람이 사소한 거짓말이라도 하면 되겠느냐고 봤다”고 말했다. A씨는 식당에서 식사한 뒤 나가는 길에 오 후보 일행을 봤다고 설명했다.

▲오세훈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4일 서울 어린이대공원 후문 앞 아차산역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 사진=오세훈 페이스북
▲오세훈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4일 서울 어린이대공원 후문 앞 아차산역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 사진=오세훈 페이스북

A씨는 “애초 어머니가 여기 저기 아는 분들에 연락과, 전화가 와서 ‘응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며 “내게도 모른다고 하라고 했다. 저와 통화에서 ‘너도 위험하다’고 하시길래 제가 ‘내가 뭐 죄졌나, 있는 일을 얘기하라’고 설득해서 뉴스공장에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본인의 결정 외에 사실을 밝히라는 외부의 요청이나 요구 또는 압력이 있었느냐는 질의에 A씨는 “그런 것은 없었다. (누가 뭐라하든) 개의치 않는다. 있는 것을 얘기하는 것”이라며 “오 후보가 하는 행동이 (사실과) 안맞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오세훈 후보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이 때문에 오 후보가 당시 측량현장과 생태탕집에 왔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객관적인 증거가 있는지도 관심사다. A씨는 “기자들이 그런 것을 물어보는 건 당연할 수 있지만, 우리가 (오 후보가 온 것이) 사전에 계획된 것도 아니고, 시장에 나온다는 것도 아니고 오는지도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며 “안고을식당에서 당일 오후 1~3시 사이에 전표찍은 게 있으면 다행이고, 없으면 현금으로 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가게엔 CCTV가 없었지만, 그 주변에 있었는데, 한번 갈았던 것으로 안다”며 “아직 자료가 남아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5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오 후보를 고발한 뒤 팩트체크를 위해 A씨에 전화를 드렸더니 (당시 식당에 온 사람이 오 후보라는 것을) 너무 확신하고 있고, 정황도 들어맞았다”며 “그런데도 자신을 거짓말쟁이로 몰고, 경작인은 불법경작자로 몰아가니, 경작인, 측량팀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자고 제안해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 소장은 “그러나 밤새 고민 끝에 생떼탕 비난과 악플과 악담, 태극기 부대 테러 등에 위협을 느껴 안하기로 했고, 우리는 의사를 존중한다”며 “우리는 기자회견 일자를 사전에 공지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생태탕집 주인 “아들에 피해갈까봐 기억 안난다고 해”

내곡동 생태탕 식당(안고을식당) 주인 황씨는 지난 2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서 ‘오 후보가 당일 현장에 왔다’고 증언했으나 나흘 전인 지난달 29일 일요시사와 통화에서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한 사실이 공개됐다. 이에 황씨는 5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다시 전화연결을 통해 경위를 설명했다. 황씨는 “그건 왜 그랬냐 하면 우리 안골이 거기 나오니까 저한테 아는 사람들이 전화가 와 가지고 절대 기자한테 안다고 그런 대답도 할 필요도 없다고 했다”며 “기자들이 한 20통씩 전화가 와서 못하게 하려고 오세훈씨 모른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방송을 들어보면, 황씨는 특히 지난 2일 방송 전에 뉴스공장 제작진과 만나 처음엔 인터뷰하지 않기로 한 이유가 뭐냐는 질의에 “아니 저 혼자라면 괜찮다. 나이 먹었으니까 괜찮은데”라며 “젊은 아들도 있고, 딸고 있고 그런데 걔네들한테 좀... 저기를(피해가) 안 갈까 그게 걱정도 되고...”라고 답했다.

▲내곡동 생태탕집 안고을식당 주인 황씨가 5일 아침 사전녹음으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전화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갈무리
▲내곡동 생태탕집 안고을식당 주인 황씨가 5일 아침 사전녹음으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전화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갈무리

오 후보가 당시 식당에 왔는지를 김어준 진행자가 다시 묻자 황씨는 “네. 그분이(경작인 김씨) 오세훈 후보님을 모시고 오셨으니까 잘 좀 부탁한다고 좀 신경 써주세요 해서 음식을 드리고, 그 다음다음 날 와서 그분이 ‘오세훈 의원님 큰 손님을 모시고 왔다’고 했다. 또 2~3일 뒤에도 같은 얘기를 했다”며 “네번째 그 얘기를 했을 땐 제가 ‘많은 손님이 와야 큰 손님이지 무슨 큰 손님이냐’고 화를 냈다. 네 번까지 얘기를 하고 성질도 냈기 때문에 더 이겅을 한다”고 말했다. 황씨는 다른 사람과 혼동할 일이 없느냐는 질의에도 “절대 없다”고 말했다.

김어준 진행자는 일요시사가 3월29일 생태탕집 어머니와 통화를 했고, 뉴스공장은 그 나흘 후에 인터뷰를 한 것이어서 저희와 인터뷰를 한 이후 그 내용을 부인한 게 아니다라며, 뉴스공장과 인터뷰 이후 어머니는 단 한 번도 당시 오세훈 후보를 내곡동 생태탕 식당에서 봤다는 사실을 부인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황씨의 아들 A씨도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측에서 ‘생떼탕이다. 생떼를 쓴다. 어머님이 말을 바꿨다’ 이런 걸 보고 상당히 기분이 나쁘다”라며 “저희는 있는 얘기를 드린 거고, 근데 어머니가 공격을 받으시는 상황이 되니까 저도 너무 화가 나서 다시 제가 인터뷰를 요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당시 인터뷰에 응한 계기를 두고 A씨는 “어머니는 극구 반대를 하셨는데, ‘너도 혹시나 피해가 가지 않을까’ 이런 염려를 했다”며 “근데 저는 어머니 그래도 있었던 일은 분명히 말씀을 드려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을 해서 (뉴스공장 인터뷰에) 같이 가게 됐다”고 답했다.

16년 전 오 후보의 페라가모 신발을 어떻게 기억했느냐는 질의에 A씨는 “모 회사의 분들이 거의 95%이기 때문에 다 정장을 입고 다닌다”라며 “주민들은 저희가 아는 사람들이어서 당시에 상당히 눈에 띄었던 그 하얀 면바지를 입었고, 저도 그때 당시 로퍼를 페라가모를 신고 있었다. 근데 제 것 보다는 조금 말발굽이 조금 컸다”고 말했다.

오 후보측은 황씨와 그의 아들이 잇달아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을 질의했으나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 오 후보 캠프는 오 후보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