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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의 ‘노보 1호’, 광주일보 기자들 똘똘 뭉친 이유
20년 만의 ‘노보 1호’, 광주일보 기자들 똘똘 뭉친 이유
“지역 언론 영향력 축소, 미래 불투명… 비전 제시해달라” 10명 중 9명 “보도 공정성 악화”

광주일보 기자들이 20년 넘게 발행이 끊겼던 노동조합 소식지(노보)를 복간하면서 지역 언론으로서 위상과 신뢰 회복에 대한 갈망의 목소리를 냈다.

광주일보노조(위원장 김지을)는 4일 ‘광주일보 노보 1호’를 발행하면서 광주일보의 현재 위상과 문제점 등을 조사한 편집국 조합원 설문조사 결과를 전했다. 조사 문항은 △지속가능성 및 미래 가치 분야(6개) △보도 신뢰·공정성(3개) △임금·처우(2개) 등 총 11개였고, 지난달 30~31일 동안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익명 설문조사를 통해 이뤄졌다. 전체 36명 중 35명이 응답했다. 

10명 중 9명이 지난 5년 간 매체 영향력이 축소됐고 보도 공정성도 나빠졌다고 봤다. 매체 영향력 변화 추이를 물은 질문에 응답자 35명 중 34명(97%)이 ‘축소됐다’고 답했다. 이 중 27명은 ‘많이 축소됐다’고, 나머지 7명은 ‘약간 축소됐다’고 응답했다. 매체 신뢰도와 공정성에 대한 평가를 묻자 32명(91%)이 악화됐다고 평가했다. 

▲ 지난 4일 ‘복간 1호’로 발행된 광주일보 노보 1면 갈무리
▲ 지난 4일 ‘복간 1호’로 발행된 광주일보 노보 1면 갈무리

회사 미래를 비관하는 여론도 높았다. 미래 경영 상황을 어떻게 전망하는지를 묻자 25명(71%)이 ‘크게 악화할 것’이라고, 8명(23%)이 ‘약간 악화할 것’이라고 답했다. 나머지 2명만 ‘변함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래 비전과 전략을 물은 질문엔 33명(94%)이 ‘미래 전략도, 비전도 없다’고 답했다. 

원인으로는 경영진의 전략 및 투자 의지 부재를 꼽았다. 복수 응답으로 매체 영향력을 키우고 경영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중요 요건을 묻자 27명은 ‘인력 충원과 처우 개선’을 꼽았다. 17명은 대대적 투자를 통한 회사 수익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봤고, 11명은 장기 발전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편집국 독립에 대한 의지도 높았다. 공정성 악화 원인이 ‘회사 측 압력·개입’이라고 답한 조합원은 32명(91.4%)에 달했다. 실제 지난 3월 광주일보에선 경영진의 보도 외압 정황이 파악되자 일선 기자들을 중심으로 비판 여론이 형성됐다. 광주일보는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 ‘호원’의 노조 탄압 사건을 보도해왔으나 이에 반발한 노조의 공장 점거 농성 돌입은 기사화하지 못했다. 당시 편집국 회의에서 통과돼 담당 기자가 현장 취재까지 진행했지만 경영진이 참여하는 상급 회의를 거친 후 지면 기사 대상에서 빠진 것.  

▲ 광주일보 노보 1호 중 “편집국 기자들 ‘보도의 신뢰·공정성 심각한 우려’” 기사 갈무리
▲ 광주일보 노보 1호 중 “편집국 기자들 ‘보도의 신뢰·공정성 심각한 우려’” 기사 갈무리

노조 설문 결과 편집권 독립이 매체 영향력 확대와 경영 개선에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 응답자는 9명(25.7%)이었다. 보도 신뢰도와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를 묻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26명이 ‘경영진 등 외부의 부당 압력으로부터 독립 강화’를 꼽았다. 

이번 25대 광주일보노조는 지난 20여년간 발행이 중단됐던 노보를 복간하며 “신뢰받는 언론, 시대정신을 담아 지역민들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언론으로, 새로운 70년의 미래를 그리고 꿈 꿀 권리를 찾겠다”고 밝혔다. 

김지을 노조위원장은 노보에서 “혁신의 마중물을 찾는데 소홀하면서 투자를 줄이고 근시안적 비용 쥐어짜기에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미래를 약속받을 수 없다”며 “이는 지역민들 외면으로 이어지고 또 다른 비용 축소를 불러오는 악순환을 가져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악순환의 고리, 어디선가 끊어내야 한다. 노조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했다. 

한편 노조는 지난 2월부터 진행된 임금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노조는 △생활임금보장을 위한 기본급 10.25%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대책 수립 △미사용 연월차 소진 및 보상안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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