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TBS를 편향적이라고 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주장을 두고 “오 후보는 TBS 편향됐다고 말할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KBS 내곡동 측량입회를 보도한 KBS 기자와 사장 등을 고발한 국민의힘을 두고 진실을 알려는 보도에 재갈을 물리려는 것은 언론탄압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여론조사에서 나타나지 않고 있는 이른바 ‘샤이 진보’가 반드시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영선 후보는 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당 인터넷출입기자들과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선거막바지에 접어든 선거상황을 설명했다.

‘오세훈 캠프에서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뉴스공작소라고 하고 이번선거는 뉴스공작소를 심판하는 선거라고 하면서 그 사유로 극심한 뉴스공장의 편향성을 제기하는 것에 어떤 의견이냐’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 박 후보는 “국민의 힘은 이런 말 할 자격이 없다고 본다”며 “(오 후보가 시장 재직시절) 이명박 대통령 주례연설 4년간(실제는 3년 여임-발언 직후 김한규 대변인이 정정) 했던 경력을 갖고 있는 당이며, 전두환 대통령 때 내가 MBC에 있었는데, 언론을 검열했던 당”이라고 밝혔다. 박 후보는 “여기에 대해 국민의힘이 그런 말할 자격이 있느냐고 되묻고 싶다”며 “TBS에 대한 허가사항을 봤는데, 날씨와 교통 뿐 아니라 다른 것도 다할 수 있도록 허가가 나 있다. ‘날씨 교통 만 해야 한다’는 (오 후보의) 해석은 틀린 해석으로 안다”고 밝혔다.

오 후보 측이 ‘내곡동 측량 입회’를 보도한 KBS를 고발하고, MBC를 박영선 언론캠프로, TBS는 선동방송이라면서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밝힌 것은 어떻게 보는가라는 질의에 박 후보는 “KBS 보도의 경우 진실을 알리려는 보도에 입에 재갈을 물리려는 태도가 언론탄압 아니냐”며 “예를 들어 생태탕집 주인와 아들의 증언이 나오고 (그날 측량에 갔다는) 그 처남이 그 시간에 내곡동 현장에 있지 않았다는 사진들이 나왔으면 여기에 대해 오 후보가 입장을 밝히는 게 맞다고 본다. 이에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것 하나만으로도 이를 인정하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이와 관련 오세훈 후보는 지난 2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온 생태탕집 주인과 아들이 오 후보를 봤다고 한 증언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간략히 반박한 바 있다.

TBS가 편향돼 있다는 평가에는 동의하느냐는 이어진 질의에 박영선 후보는 “언론이 편향돼 있다 않다는 시청자들이 판단하는 것”이라며 “이 방송이 편향돼 있다면 시청률이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5공 시절 자신이 MBC에 있을 때 KBS보다 시청률이 높았다는 점을 들어 “KBS보다는 MBC가 덜 권력과 밀착 돼 있다고 생각해 국민들이 MBC를 시청했다”며 “TBS가 편향돼 있다고 생각하면 아마도 청취자들이 이방송을 외면하겠죠. 그런데 본인들 잣대로 편향돼 있다 아니다라는 것은 첫째 옳지 않고, 국민의힘은 이런 이야기를 할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인터넷출입기자들과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인터넷출입기자들과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박 후보는 이어 “또 한가지 얘기하면 오세훈 시장은 재직시절 무상급식 반대한다는 내용의 광고를 신문에 냈다”며 “제가 알기로는 신문 광고료만 3억6000만원(실제로는 3억8000만원이라고 김한규 대변인이 추후 정정)이 나갔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신문사 전체에 준 것이 아니라 특정 회사에 광고를 몰아줬다”며 “이걸 뭐라고 얘기해야 하느냐. 언론의 편향은 시청자, 청취자, 독자들이 충분히 판단하고 의견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그는 현재 언론의 보도가 불공정하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박 후보는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인데, ‘현장 분위기는 여론조사와는 상당히 다르다’는 경제지 기사(한경닷컴)가 있었는데, 포털에 올라온지 1시간 만에 삭제됐다”며 “실질적으로 오세훈 후보의 거짓말 부분과 관련 기사가 포털에서 사라지는 일들이 몇 번 있었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아직도 우리나라가 언론자유와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 과거 군사정권 시절 일어났던 언론의 통제나 왜곡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지지자들이 박 후보에 불리한 기사 많다고 지적하는데 어떤 의견이냐는 오마이뉴스 기자 질의에 박 후보는 “언론환경은 새로운 보수언론들의 왜곡기사가 굉장히 많이 난무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A신문사의 기사, 기자가 있으면 A닷컴이 나와서 여기서 나온 기사에 대해서는 항의해도 ‘우리가 쓴 기사가 아니다’라는 새로운 유형의 언론 왜곡이 굉장히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 부분도 앞으로 우리가 정도를 걷는 언론, 정의로운 보도를 위해 살펴봐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왜곡된 기사, 사실관계가 불분명한 기사의 경우, 주로 특정 보수언론 매체의 닷컴 기사로 나온다. (해당 신사 편집국의) 정치부장이나 국회 담당기자에 전화하면 ‘우리가 쓰지 않아 모르겠다’고 하는데, 이게 제대로 된 것인지, 굉장히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샤이 진보 분명히 있다”

박 후보는 샤이진보가 얼마나 있다고 보느냐는 데일리안 기자의 질의에 “샤이진보 몇프로인지는 모르겠으나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답했다. 그 근거를 묻자 박 후보는 “어제 하루만 해도, 코엑스몰에서 누군가가 와서 ‘투표하고 왔다, 1번찍었다’라고 아주 작은 소리로 나에게 얘기하했다”라며 “제 남편도 어제 서울에 이곳저곳에서 ‘(박 후보를) 찍었다’고 하는데, 다 조그맣게 언급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이 지지유세에 합류하지 않는 이유를 두고 박 후보는 “어제는 조정훈 의원이 같이 유세장에 왔고, 이상돈 의원도 왔다”며 “제 마음 같아서는 심상정 의원이 도와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얼마 전에 전화를 드렸다”고 전했다. 심 의원의 반응을 묻자 박 후보는 “전화했더니 다시 전화하겠다고만 했다”고 전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인터넷출입기자들과 간담회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인터넷출입기자들과 간담회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이번 선거전에서 박영선의 성과가 오세훈 네거티브에 의해 부각이 안됐다는 천지일보 기자의 질의에 박 후보는 “네거티브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내곡동 땅 문제가 네거티브냐. 아니다. 그린벨트 해제는 서울시장이 하고, 서울시의 정책인데, 이를 몰랐다는 것은 굉장히 큰 기사다. 몰랐다는 것이 거짓말로 밝혀지고 있다”고 답했다. 박 후보는 “송파지구를 그린벨트에서 푸는 것은 본인이 다 알았다면서, 내곡동만 몰랐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국장전결도 거짓말이다. 그린벨트 푸는 모든 문제를 국장이 전결하면 되겠느냐, 이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중대결심 뭔가, 오 후보가 답변해야 결정?

지난 2일 박 후보 선대위의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오 후보가 거짓말에 대한 답변과 사퇴가 없으면 중대결심을 하겠다고 말한 것을 두고 박 후보는 거리를 뒀다. 박 후보는 “진성준 위원장이 말한 것이고, 사전에 교류나 교감이 있었던 것이 아니다”라며 “기사가 난 것을 보고 제가 물어봤더니 ‘의원단 회의에서 논의 거쳐 뭔가 하기로 결정했는데, 먼저 오 후보 측 답변이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오 후보가 생태탕집 주인 아들, 처남 사진 나온 이후 아예 얘기를 안하고 있는데, 그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가 사퇴한다는 중대결심이라는 주장의 진위여부에 대한 미디어오늘의 질의에 박 후보는 “그건 농담 아니냐. 그런 이야기할 가치가 있느냐. 내가 왜 사퇴하느냐”며 “오히려 본인이 사퇴 전문가잖아요. 10년 전에도 사퇴했고, 이번에도 증인 나오면 사퇴하겠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답했다.

20~30대의 민심이반을 두고 이들이 섭섭하고 좌절도 했겠지만 갈등하는 이들도 많다고 강조했다. 20~30대 민심이반이라는 평가와 언론보도를 인정하고 있는지, 왜 그렇다고 보는지 묻자 박 후보는 “코로나19 관련 일자리와 관련된 불투명성이 지속되고 앞날의 걱정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20~30대 경우 굉장히 힘들다”며 “충분히 좌절감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2030이 민주당에 섭섭하고 좌절도 했지만 거짓말 후보라는 그 부분 때문에 공정한 서울을 만들어야 하는 책무 속에서 갈등하는 분도 많다”고 말했다.

사전투표율이 높게 나온 것을 두고 박 후보는 “사전투표율이 높은 것은 민주당이 그동안 부족했지만, 이제 결집이 시작됐다”며 “1번을 찍었다는 어머니가 ‘아무리 밉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거짓말하는 후보가 시장이 되는 것은 아이들에게 가르쳐줄 수 없지 않느냐, 그정도로 마음이 망가진 상황은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깨어있는 시민이 많다”고 주장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에 당 지도부가 사과했지만 여전히 2차가해가 이뤄지고 관련 서적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이런 상황이 적절하느냐는 프레시안 기자의 질의에 박 후보는 “저의 입장은 같다. 제가 여성이고, 40년간 직장생활을 하면서 마음에 상처를 받고도 아무 일 없던 사람처럼 행동해야 했던 직장동료를 많이 알고 있다. 그런 분을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많이 있다”며 “여성이 사회적 약자이고, 약자에 대한 충분한 지원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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