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시민단체 민주언론시민연합이 동아일보에 ‘이달의 좋은 보도상’ 3월 수상 소식을 알리며 시상식 참석을 요청했으나, 동아일보가 참석을 거부했다. 동아일보 보도가 민언련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돼 상을 받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민언련은 지난달 15일 동아일보 편집국에 수상 소식을 알렸다. 동아일보 수상작은 히어로콘텐츠팀 2기가 연속보도한 ‘환생-장기 기증’ 시리즈였다. 히어로콘텐츠팀은 지난해 100주년을 맞이한 동아미디어그룹이 혁신 콘텐츠 제작을 위해 만든 조직이다. 민언련은 수상 소식을 알리며 시상식 참석을 요청했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동아미디어그룹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동아미디어그룹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지난달 16일 민언련은 상장 및 상패 제작을 위해 히어로콘텐츠팀장에게 수상자 명단, 보도명 등의 정보를 요청했다. 또 시상식 날짜와 장소, 방식 등을 자세히 전달했다. 하지만 지난달 17일 동아일보 편집국 부국장은 민언련에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불참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하지만 동아일보는 비슷한 시기 다른 기업의 시상식은 참석했다. 동아일보 경제부 기자들은 지난달 15일 ‘2020 씨티 대한민국 언론인상’ 시상식에 참석했다. 동아일보는 지난달 16일 자사 경제부 기자들이 보도한 ‘리빌딩 K파이낸스-한국 금융 달라져야 산다’ 시리즈가 금융시장 부문 으뜸상을 수상했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 경제부 기자들은 지난달 15일 ‘2020 씨티 대한민국 언론인상’ 금융시장 부문 으뜸상 수상을 위해 시상식에 참석했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 민언련 시상식엔 참석하지 않았다. 사진=동아일보 페이지화면 갈무리.
▲동아일보 경제부 기자들은 지난달 15일 ‘2020 씨티 대한민국 언론인상’ 금융시장 부문 으뜸상 수상을 위해 시상식에 참석했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 민언련 시상식엔 참석하지 않았다. 사진=동아일보 페이지화면 갈무리.

이에 민언련은 지난달 18일 동아일보 편집국 부국장에게 ‘타 기관의 시상식은 참석해놓고 민언련 시상식은 불참한 이유’에 대해 물었다. 이에 동아일보 부국장은 민언련에 “몰랐다”고 답했고, 민언련 시상식 참석에 대해 “내부 논의 후 다시 전달해주겠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결국 지난달 24일 동아일보 측은 최종적으로 시상식 불참 의사를 밝혔다. 민언련은 “씨티은행 시상식엔 참석했는데 민언련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재차 물었으나 동아일보 부국장은 “답변하지 않겠다”고 했다. 

민언련은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민언련 교육관에서 시상식을 열었다. 3월 수상작으로 선정된 국민일보 이슈&탐사2팀의 ‘일이 부른 마음의 병’ 연재 보도와 ‘특집 VR 휴먼다큐멘터리’를 제작한 MBC 실감콘텐츠TF팀이 참석했고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만 불참했다.

▲국민일보, 동아일보, MBC의 수상 소식을 알리는 민언련 보도자료. 사진=민언련 페이지화면 갈무리.
▲국민일보, 동아일보, MBC의 수상 소식을 알리는 민언련 보도자료. 사진=민언련 페이지화면 갈무리.

민언련은 시상식 이후인 지난달 29일 보도자료를 내고 “민언련은 동아일보 편집국에 수상작 선정 사실을 알리고 시상식 참석을 요청했으나 동아일보는 최근 열린 다른 시상식에 참석해온 것과 달리 민언련 시상식엔 코로나19를 이유로 불참의사를 전달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동아일보 측이 수상자 명단 등도 제공하지 않아 상패, 상장도 전달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신미희 민언련 사무처장은 미디어오늘에 “상장, 상패, 상금 전달이 안 됐다. 일선 기자들이 이 상을 받을 기회조차 박탈된 게 아닌가”라고 되물으며 “동아일보에 주는 상이 아니라 기사를 쓴 기자들에게 주는 것이다. 여러 명의 기자가 고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좋은 보도를 하면 어디서나 인정받는 걸 느껴야 좋은 보도가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미디어오늘은 동아일보 측에 △민언련이 상장과 상패 제작을 위해 수상자 및 보도 명을 요청했으나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이유 △씨티은행 시상식엔 참석했으나 민언련 시상식엔 참석하지 않은 이유 등을 물었으나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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