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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선거운동 시작해도 공(空)약 나열에 그친 지역언론
공식 선거운동 시작해도 공(空)약 나열에 그친 지역언론
[부산시장 보궐선거 모니터] 유권자 선택 돕는 유용한 정보는 없었다

3월 넷째 주는 25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선거의 막이 올랐다. 각 후보자를 알리는 선거벽보가 게시됐고, 거리 유세와 TV 토론회 등 다양한 선거운동을 통해 정책과 공약이 발표되었다. 유권자가 알아야 할 선거정보도 더 많아졌다.

지역언론은 이에 맞춰 후보자의 공약과 정책 점검에 들어갔다. 하지만 검증보다는 공약 소개와 나열에 치중했고, 후보에 대한 의혹 검증은 여전히 정당간의 공방으로만 중계했다. 특히 본격 선거운동이 시작됐음에도 군소정당 후보에 대한 홀대는 심각했다.

현실에는 후보 6명, 지역언론엔 후보 2명? 공식 선거운동 시작돼도 군소정당 후보는 여전히 들러리

3월 넷째 주 부산시장 보궐선거 보도 건수는 총 107건으로 전체보도의 11.5%를 차지했다. 지난 주 대비 0.9%가 감소했지만, 이는 부산일보와 부산MBC의 전체 보도 건수가 늘면서 선거보도 비중이 상대적으로 소폭 하락한 결과이다.

▲ 표1) 선거보도 건수, 신문 ( )는 사진기사 건수, 방송 ( )는 단신기사 건수. 표=민주언론시민연합
▲ 표1) 선거보도 건수, 신문 ( )는 사진기사 건수, 방송 ( )는 단신기사 건수. 표=민주언론시민연합

3월25일부터 선거운동이 시작됐지만, 선거보도에서 많이 언급되는 후보는 여전히 거대 양당이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후보 66건,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 73건으로 두 후보가 언급되는 기사가 전체 후보 언급 기사의 68.5%를 차지했다. 미래당 손상우, 민생당 배준현, 자유민주당 정규재, 진보당 노정현 후보가 단독으로 언급된 기사는 단 한 건도 없었다. 군소정당 후보 언급 보도로는 6명 후보 소개와 선거운동 행보 기사 12건, 군소정당 후보 4명만 소개한 기사 3건, 시민단체 질의에 대한 답변 기사 3건이었다.

▲ 표2) 기사에서 언급된 후보와 취재원, ( )는 단독 언급 보도건수. 표=민주언론시민연합
▲ 표2) 기사에서 언급된 후보와 취재원, ( )는 단독 언급 보도건수. 표=민주언론시민연합

군소정당 후보에 대한 홀대는 기사에 인용된 취재원에서도 극명하게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인사와 김영춘 후보·국민의힘 인사와 박형준 후보를 인용한 기사는 99건으로 77.3%를 차지했다. 반면 군소정당 후보가 취재원으로 인용되는 기사는 단 6건에 불과했다. 이 중 1건은 KNN <박형준 후보 건물등기 누락, 여·야 공방>(3월24일) 기사에서 진보당 노정현 후보가 박형준 후보의 미등기 건물 재산 신고 누락과 관련하여 부산선관위에 조사를 요청하는 것으로 언급되었다. 또 KBS부산 <재난지원금 ‘찬성’… 지원 방식은 달라>(3월25일), 부산MBC <여야 후보 ‘이것만은 꼭 추진’>(3월26일) 보도에서는 등록한 6명 후보 모두를 소개하거나 부산 이슈에 대한 답변을 전하는 내용이어서 김영춘, 박형준 두 후보에 비해 언급량이 현저히 적었다.

▲ 선거운동 첫날(3월25일) 지역방송 뉴스 (좌)부산MBC, (중) KBS부산, (우)KNN
▲ 선거운동 첫날(3월25일) 지역방송 뉴스 (좌)부산MBC, (중) KBS부산, (우)KNN

선거운동 시작일을 반영한 3월25일 방송 뉴스와 3월26일 신문 기사를 살펴보았다. 부산MBC는 <부산도 선거운동 시작… 김영춘, 박형준 격돌>에서 김영춘 후보와 박형준 후보의 행보와 선거 전략만 언급했다. KBS부산은 <[공약검증K] 재난지원금 ‘찬성’… 지원 방식은 달라>에서는 재난지원금에 대한 6명 후보의 답을 전했고, <“교육발전기금 1조 조성”… “中企 중심도시 육성”>(단신), <부산시장 후보 재산… 김영춘 11억·박형준 48억>(단신)은 김영춘 후보와 박형준 후보의 정책과 재산 신고 내역을 소개해 군소후보에 대한 정보는 전혀 알 수가 없었다.

▲ 3월26일 국제신문 1면 선거운동 첫날 보도
▲ 3월26일 국제신문 1면 선거운동 첫날 보도
▲ 3월26일 부산일보 4면 선거운동 첫날 보도
▲ 3월26일 부산일보 4면 선거운동 첫날 보도

국제신문도 3월26일자 선거보도 7건 중 단 2건이 군소후보를 다루었다. 1건은 포토뉴스로 6명 후보 사진을 게재했고, 나머지 1건 <“우리도 봐달라” 군소후보 4색 유세> 기사에서만 미래당 손상우, 민생당 배준현, 자유민주당 정규재, 진보당 노정현 후보의 공약을 소개했다. 부산일보 역시 선거보도 6건 중 단 1건 <탄소배출·민생·군 공항·세균실험… 군소후보들, 공약 차별화 행보>에서만 군소정당 각 후보의 공약과 시정에 대한 철학을 담았다.

언론이 선거보도에서 다수의 유권자가 관심을 가지는 후보에 집중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식으로 후보 등록을 하고 본격 선거운동을 시작하는 시점에서도 군소정당 후보를 지역언론이 배제하고 홀대하는 것은 유권자의 알권리에 대한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다. 군소정당 후보의 기사량도 문제지만, 어떻게 보도하느냐도 중요하다. ‘우리도 봐주세요’, ‘한편...’으로 소개되는 이색적인 후보가 아닌 소수정당의 정체성을 제대로 보여주는 보도가 필요하다.

꼼꼼한 취재로 '재산 검증'한 부산MBC·KBS부산, 공직시절 행보와 철학도 검증 대상!

박형준 후보에 대한 여러 의혹제기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박형준 후보는 MB정부 대통령실 홍보기획관과 청와대 정무수석, 국회사무총장 등의 요직을 거친 전국구 정치인이다. 그래서 전국언론에서도 박형준 후보에 대한 의혹(4대강 반대 인사 및 단체 불법사찰, 자녀 입시 부정 청탁, 엘시티 특혜, 국회 레스토랑 입찰 특혜 등)을 집중 취재·보도하고 있다.

지역언론은 그동안 전국 언론과 시민단체, 정당에서 제기하는 박형준 후보의 의혹에 대해 정당간 공방으로만 보도하는 경향을 보여 왔다. 하지만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지역언론도 후보 검증의 일환으로 박형준 후보에 대한 의혹을 발굴해 보도했다.

▲ 지역언론의 박형준 후보 의혹 발굴 기사. 왼쪽사진은 3월23일 부산MBC보도, 오른쪽 사진은 KBS부산 보도
▲ 지역언론의 박형준 후보 의혹 발굴 기사. 왼쪽사진은 3월23일 부산MBC보도, 오른쪽 사진은 KBS부산 보도

부산MBC 윤파란 기자의 <신축 건물 4년째 등기 안해… 재산 신고 누락>(3월23일), <4년간 미등기 건물… 이제야 재산신고>(3월24일)에서 박형준 후보 배우자 명의의 ‘미등기 건축물’을 확인하여, 후보 등록 시 재산 신고에서 제외된 점을 밝혀냈다. 이에 박후보 측은 행정상의 실수였다며 재산 신고 내역을 정정했고, 부산선관위는 미등기 건물이 재산 신고에서 빠진 점이 ‘허위사실공표’에 해당하는지 조사에 들어갔다.

또 KBS부산 공웅조 기자의 <주거용지 내 불법 창고… “법 위반 몰랐다”>(3월24일) 보도에서는 박후보 소유의 기장 일광면 토지에 소매점으로 등록된 불법 창고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박후보 측은 불법인지 몰랐고 곧 허물 예정이라고 해명했지만, 기자는 좁은 길에 화물차가 드나들어 주민들의 주거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음을 전했다. 부산 기장군은 불법용도 변경 사실에 대해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조만간 행정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지역언론의 후보 검증 보도는 지역언론이기에 가능했던 부분도 있다. 재산 신고 내역을 직접 방문하여 꼼꼼히 체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위의 기사 3건은 지역언론의 후보검증 취재의 좋은 사례가 될 듯하다. 시장직을 수행할 후보에 대한 검증은 중요하다. 재산과 도덕성 검증을 넘어, 주요 공직을 지낸 박형준 후보와 김영춘 후보의 공직 기간 중 펼쳤던 정책이나 행보에 대한 검증도 이어지길 바란다.

소개와 나열에 그친 공약 보도, 군소정당 공약은 ‘선거구호’ 정도로만 소개
유권자 판단에 도움 줄 정책검증 보도가 필요하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하면서 공약과 정책도 쏟아졌다. 지역언론은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들을 소개하고 점검했는데, 김영춘 후보와 박형준 후보가 발표하는 공약을 소개·나열하는데 그쳐 전반적으로 심층성은 부족했다.

후보의 공약과 정책을 충실히 전한 것은 KBS부산의 [공약검증K] 기획보도였다. 3월 셋째 주부터 시작된 [공약검증K]는 <‘가덕신공항’ 비상할까?>(3월17일), <꿈의 교통수단 ‘어반루프’… 실현 가능성은?>(3월18일), <부동산 대책… “공급 확대” 해법은 달라>(3월23일), <재난지원금 ‘찬성’… 지원 방식은 달라>(3월25일), <난개발 해법은?… “공공” vs “균형”>(3월26일) 보도에서 후보들의 주요 공약에 대한 설명과 실현 가능성을 따져보았다. 또 부산의 주요 의제를 후보들에게 묻고 그에 대한 답변을 전했다. 하지만 가덕신공항과 재난지원금 관련 정책에서만 전체 후보 6명의 입장과 답변을 소개했고, 나머지 어반루프, 부동산 대책, 난개발 해법 등은 김영춘 후보와 박형준 후보에만 집중하여 아쉬움을 남겼다. 내용에 있어서도 공약 검증이라고는 했지만 공약 실현 가능성과 예산 조달 방안을 짚기보다는 공약을 자세히 소개하는 데 그쳤다.

군소 후보들의 공약에 집중한 보도는 국제신문 <"우리도 봐 달라" 군소후보 4색 유세>(3월26일), 부산일보 <탄소배출·민생·군 공항·세균실험… 군소후보들, 공약 차별화 행보>(3월26일), KNN <군소 정당 후보들 소신 공약 '눈길'>(3월25일) 보도가 있었다. 이들 기사에서는 손상우, 배준현, 정규재, 노정현 후보의 주요 공약과 소신을 전했지만 검증보다는 공약 나열에 치우친 선거 캐치프레이즈 소개에 불과했다. 부산MBC도 <여야후보 '이것만은 꼭 추진'>(3월26일)에서 6명 후보의 1호 공약 검증에 나섰지만, 김영춘 후보와 박형준 후보의 공약 검증에 대부분의 리포팅을 할애하고, 군소후보 4명은 한 문장씩 소개하는 수준에 그쳤다.

▲ 표3) 공약·정책 보도
▲ 표3) 공약·정책 보도
▲ 3월25일 국제신문 4면, 김영춘·박형준 후보 주요 공약검증 기사
▲ 3월25일 국제신문 4면, 김영춘·박형준 후보 주요 공약검증 기사

국제신문의 <김 9조대, 박 6조대… 두 후보 재선을 염두에 둔 공약들>(3월25일, 4면)기사는 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김영춘, 박형준 후보로부터 제출받은 핵심공약 및 추정예산 자료를 공개해 두 후보의 핵심 공약과 재원을 짚었다. 두 후보 모두 임기 1년짜리 사업이라기보다 민선8기 연임을 가정해 책정한 공약과 예산임을 지적하며 “시민은 1년 3개월짜리 고용계약을 원하는데 5년짜리 청구서를 내밀었다”고 꼬집었다.

공약 검증의 핵심은 실현 가능성이다. 제시한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재원조달방법과 구체적 실천 로드맵, 시기적 가능여부 등을 살펴봐야하고, 지역언론은 그 내용을 유권자에게 전달해야 한다. 후보자들의 지켜질 수 없는 공약의 스피커 노릇만 해서는 안 된다. 언론은 유권자가 정치 셈법으로만 제시된 공약에 속지 않고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유용한 정보를 제시해야 한다. 적어도 선거공보물과는 차별성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 모니터 기간과 대상

모니터 기간 : 2021년 3월22~28일
모니터 매체 : 국제신문, 부산일보, KBS부산, 부산MBC, KNN
모니터 대상 : ‘선거’를 한 번이라도 언급한 기사이거나 후보, 지지율, 공약, 유세 등의 단어를 언급해 4·7부산시장 보궐선거와 연관됐다고 볼 수 있는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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