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 구성이 미뤄지며 심의 공백이 되풀이되는 와중에 방통심의위 사무처가 31일 간담회를 열어 정치권에 후임 위원 위촉을 재차 촉구했다. 공식 심의가 열리지 않는 가운데 사무처 차원에서 긴급한 민원 안건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도 설명했다.

민경중 방통심의위 사무총장은 31일 기자간담회에서 “방통심의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국민들께도 매우 송구하다. 특히 매우 안타깝게도 디지털성범죄 정보로 매일 매일 지옥보다 더한 고통을 받고 계시는 피해자분들께 면목이 없다”고 했다.

4기 방통심의위는 지난 1월29일로 임기가 끝났지만 정치권에서 후보 추천을 미루면서 5기 위원회 구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방통심의위는 국회의장이 각 교섭대표와 협의해 3인, 소관 상임위원회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3인을 추천하고 대통령이 3인을 지명해 총 9명으로 구성된다. 현재까지 민주당이 정민영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와 윤성옥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를 추천했고 이외엔 추천이 미뤄지고 있다.

▲민경중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사무총장. 방통심의위 사무처는 31일 화상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방통심의위
▲민경중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사무총장. 방통심의위 사무처는 31일 화상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방통심의위

민 총장은 사무처가 심의 없이 가능한 방식을 찾아 안건에 대응하는 한편, 나머지 심의 건에 대해선 지난 유사 사례를 검토해 신임 위원회의 심의에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민 총장은 “사무처는 심의규정 적용조항을 검토하고 법률 검토, 자문을 거쳐 5기 위원회가 구성되는 즉시 해당 안건을 신속히 상정해서 처리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29일 기준 방송민원은 약 6800여 건이 쌓였다. 특히 최근 방송 프로그램이 역사왜곡과 폭력, 잔혹 장면을 내보낸 데에 민원이 쇄도한다.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에 대해선 역사왜곡 둥 사유로 5149건의 민원이 제기됐고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 2에는 533건이 제기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사무처는 31일 화상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방통심의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사무처는 31일 화상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방통심의위

 

통신심의 대기 안건은 약 7만 건이다. 수사기관 등에서 위원회로 차단협조를 요청한 코로나19 백신 관련 ‘사회혼란 야기 정보’는 136건, 디지털 성범죄 관련 심의 대기 건은 3300여건이다.

민 총장은 “디지털성범죄 대응의 경우 지난 두 달 동안 저희 사무처가 비상업무체제로 전환해 24시간 모니터링을 통해서 디지털성범죄정보 2000여 건을 자율규제로 삭제 완료했다”고 했지만 여전히 수천건이 남아있는 것. 

민 총장은 “심의 공백이 석 달 이상 이어지면 매우 심각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며 “정치권도 조속히 위원 위촉을 서둘러 주실 것과, 앞으로 ‘방통위설치법’상 임기관련 규정이 보완‧개정되도록 국회 및 관계부처에서 노력해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했다. 5기 위원회가 구성되는 대로 ‘방송통신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방통심의위원 임기를 후임 위원회 선임 때까지 연장하도록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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