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구글이 주는 뉴스사용료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
구글이 주는 뉴스사용료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정책리포트, 프랑스·호주 언론과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 협상 사례 언급하며 “저널리즘 황폐화 부추길 수 있다” 우려

구글과 페이스북의 뉴스사용료 지급은 언론계에 ‘무조건’ 득일까. 한국언론진흥재단이 31일 발표한 미디어정책리포트에 따르면 프랑스와 호주 사례에 비춰볼 때 쉽게 득실을 논하기 어렵다.

진민정 언론재단 선임연구위원이 작성한 해당 리포트에 의하면 프랑스는 2019년 10월 유럽국가 중 최초로 EU 저작권지침을 국내법에 적용해 뉴스에 대한 저작인접권법을 신설했고, 호주는 2021년 2월 의회에서 뉴스미디어 협상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디지털 플랫폼의 뉴스사용료 지불은 한국에서도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거대 플랫폼에 더욱 종속되는 효과를 낳게 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있다.

프랑스의 경우 약 300개의 프랑스 언론사들이 참여하는 APIG(종합신문사연합)가 지난 1월21일 유럽 최초로 구글과 뉴스콘텐츠 사용료 지불 기본 협약에 합의했다. 뉴스사용료는 월간 디지털 오디언스 규모(방문자수·클릭수 등), 일일 기사 발행량, 정치 및 일반 정보에 대한 기여(독점 기사·특화 콘텐츠 등) 등을 기준으로 언론사마다 개별 산정한다. 

APIG와 구글이 협상한 금액은 7600만 달러(약 862억 원)이며 구글과 계약한 121개 편집국에 3년 동안 매년 2200만 달러(약 250억 원)가 지급될 예정이다. 여기에 ‘고품질’ 뉴스앱인 ‘뉴스쇼케이스’에 기사(때때로 유료)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1000만 달러(113억 원)가 추가됐다. 구글은 정치 및 종합정보를 제공하는 신문사 외의 전문지나 엔터테인먼트 언론사와는 계약을 맺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계약대상은 프랑스 언론의 13%에도 미치지 않는다. 

리포트는 이 같은 대목을 두고 “거대 플랫폼이 뉴스 저작인접권법의 적용을 피하기 위해 주요 언론사들과 개별적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있어, 소규모 언론사들은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며 “이는 필연적으로 경쟁의 왜곡과 미디어 다양성을 침해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어 “뉴스사용료 산정 기준의 하나가 기사 발행량이기에 기사 수 경쟁, 클릭 경쟁을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게티이미지.
▲게티이미지.

호주는 어떨까. 호주 언론사는 ACMA(호주 통신미디어청)을 통해 뉴스콘텐츠 사용료 협상을 위한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하며, 디지털 플랫폼과 당사자 간 협상을 통해 뉴스콘텐츠 사용료를 책정하게 된다. 양쪽이 원만한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각자의 제안서를 독립 중재 기관에 제출할 수 있으며, 독립 중재 기관이 합의를 돕는다. 호주의 경우 뉴스사용료 지불을 요구할 뉴스콘텐츠를 ‘중요한 뉴스(Core News)’로 명명하고 있는데 △호주인을 공개 토론에 참여시키고 민주적 의사 결정을 알리는 저널리즘 △공동체 및 지역사회의 이벤트와 관련된 보도를 ‘중요한 뉴스’로 정의했다. 

리포트는 “불가능해 보였던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뉴스사용료 부과가 현실화된 듯 하지만 프랑스에서 언론사와 구글 간의 불투명하고 불공정한 협상, 규제력이 반감된 호주 뉴스미디어 협상법 등으로 이 두 나라의 대다수 언론사가 기대하던 결과를 얻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호주의 뉴스 미디어 협상법은 소규모 뉴스 조직을 희생하면서 거대 언론사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리포트는 “이처럼 뉴스사용료를 언론사에 차별적으로 지급하는 방식은 미디어 다양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고, 나아가 디지털 플랫폼에 더욱 의존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클릭을 통해 수익을 얻는 온라인 정보의 특성상 이들에게 사용료를 받고 뉴스를 제공하는 방식이 공익 저널리즘의 활성화라는 기존의 목적과는 달리 저널리즘의 황폐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리포트는 “국내에서도 글로벌 거대 플랫폼들에게 뉴스사용료를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를 당장 실현하기에는 구글이나 페이스북에게 한국 시장이 그리 매력적이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하면서도 “거대 플랫폼의 디지털 수익을 미디어와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공정하게 분배하는 시스템 마련은 우리 역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결국 구글·페이스북이 뉴스로 얻은 수익을 최대한 투명하게 측정·공개하고, 합리적 사용료 산정을 통해 얼마나 공정하게 분배해 ‘저널리즘의 향상’이라는 본질적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지가 한국에서도 향후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구글은 자체 뉴스앱인 ‘뉴스쇼케이스’를 위해 2021년 2월 말 현재 브라질, 독일, 호주, 프랑스 등 전 세계 500여 개 언론사와 파트너쉽을 체결했다. 페이스북 또한 ‘페이스북 뉴스’ 서비스를 위해 각국의 여러 언론사와 협상 중이며, 독일의 경우 오는 5월 ‘페이스북 뉴스’ 출시를 앞두고 디차이트, 슈피겔 등과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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