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성장하는 인도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시장이 ‘K-콘텐츠’의 새 활로가 될지 관심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KOTRA) 뉴델리무역관은 24일 “인도의 OTT 플랫폼은 K-드라마와 한국 콘텐츠를 인도 시청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해 인도 일부 지역에 국한된 한류팬 층을 인도 전역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하며 관련 분석을 내놨다.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OTT 플랫폼 시장으로 꼽힌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테이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19년 4월1일부터 2020년 3월31일 인도 전역의 OTT 플랫폼 구독 수익은 한화로 2903억원(190억 루피, 2억6000만 달러)에 달했다. 전년도 수익(1833억원) 대비 58% 증가한 수치다. 인도 OTT 유료 가입자 수는 지난해 2월 2220만명에서 7월 2900만명으로 5개월 만에 30% 증가했다. 인도 전역이 코로나19로 봉쇄된 직후였던 지난해 4월 한 달 동안에만 500만명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한 수익도 수직상승했다.

인도 내의 OTT 플랫폼 경쟁에서도 우위는 ‘넷플릭스’(Netflix)가 차지하고 있다. 2019년까지만 해도 ‘디즈니플러스 핫스타’(Disney+Hotstar)가 인도 OTT 플랫폼 시장의 30%를 점유하며 1위를 유지했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순위가 변동됐다. 2020년 2분기 기준으로 파악된 OTT 시장점유율은 ‘넷플릭스’와 ‘아마존프라임’(Amazon Prime Video)이 각 20%, ‘디즈니플러스 핫스타’가 17%로 나타났다. 2012년 2월 2개에 불과했던 인도 내 OTT 플랫폼은 올해 들어 약 40개로 증가했다.

▲인도 OTT 플랫폼 유료 가입자 수. 자료=KOTRA, IBEF 보고서(2020년 10월)
▲인도 OTT 플랫폼 유료 가입자 수. 자료=KOTRA, IBEF 보고서(2020년 10월)

상위 3개 플랫폼은 각각 다른 전략으로 인도 이용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아마존 프라임’은 한달 무료 혜택과 더불어 영화 시청 시 10개 언어 자막서비스를 제공해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인도 시장에 진입했다. ‘디즈니 플러스’는 디즈니·마블 콘텐츠, 인도인들이 선호하는 라이브 크리켓 경기에 대한 스트리밍 서비스 및 새로운 볼리우드(Bollywood·인도 Bombay와 Hollywood 합성어) 영화를 발 빠르게 제공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어린이 전용 콘텐츠, 다큐멘터리를 비롯한 다양한 장르를 제공하고, 새로운 시즌의 전체 에피소드를 한번에 공개하면서 구독자들의 이용시간을 늘리는 전략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 드라마 콘텐츠에 대한 인도 OTT 이용자들의 수요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 인디아(Netflix India)가 발표한 지난해 상위 10개 스트리밍 목록에는 한국 드라마가 다수 포함됐다. 6월엔 ‘더 킹: 영원의 군주(The King Eternal Monarch)’, 8월엔 ‘사이코지만 괜찮아(It's Okay to Not be Okay)’, 12월엔 ‘스타트업(Start-up)’ 등의 드라마가 상위 10개 스트리밍 콘텐츠에 포함됐다.

코트라 뉴델리무역관은 “향후 인도의 인터넷 보급률과 디지털 성숙도가 더욱 높아짐에 따라 OTT 플랫폼 가입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 제품을 찾는 인도 바이어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K-드라마뿐만 아니라 K-뷰티, K-POP 등 다양한 분야의 교류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KOTRA 뉴델리 무역관 소재 IP-DESK는 인도 저작권 전문 로펌 등 전문가들과 협업, 국내기업이 인도 OTT 시장에 진출 시 필요한 유의사항에 대해 점검하고 인도 OTT 플랫폼 관계자들과도 논의를 확대하고 있다”며 “향후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이 인도로 진출 할 수 있는 방안을 바이어 발굴 및 주선, 화상상담회 등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를 통해 인도에 공개된 한국 드라마들. 위부터 '더킹: 영원의 군주', '사이코지만 괜찮아', '스타트업'. 사진=SBS, tvN, JTBC
▲넷플릭스를 통해 인도에 공개된 한국 드라마들. 위부터 '더킹: 영원의 군주', '사이코지만 괜찮아', '스타트업'. 사진=SBS, tvN

인도 정부 OTT 플랫폼 3단계 규제 도입

한편 인도 정부가 도입한 OTT 플랫폼 규제가 관련 기업과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인다. 인도 정보통신부는 지난달 인도에서 운영되는 콘텐츠 제공자 및 인도 이용자들에게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업에 대한 ‘디지털 미디어 윤리강령’을 발표했다.

뉴델리무역관은 “인도 정부가 발표한 OTT 플랫폼 가이드라인을 통해 OTT 플랫폼 사용자의 불만 사항을 해결하고 콘텐츠 등급, 보호자 잠금 시스템 등 다양한 법적 규제 메커니즘을 통해 안전한 플랫폼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인도 정보보호법 규제로 인해 OTT 플랫폼 기업이 언론과 표현의 자유 등을 침해 받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며 “아직 시행 전 단계인 만큼 관련 추이를 지속적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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