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가 디지털 전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편집국 내 콘텐츠 생산과 지면 제작 분리를 뼈대로 한 개편이다.

한겨레는 29일 편집국을 ‘콘텐츠총괄’과 ‘신문총괄’ 두 부문으로 나누는 본사 인사를 발표했다. 편집국의 공정을 지면 제작이 아닌 ‘콘텐츠’ 생산 중심으로 옮긴다는 의미다. 콘텐츠 부문이 취재와 데스킹을 포함한 뉴스 콘텐츠 생산과 디지털 유통을 전담하고, 신문 부문이 지면 제작을 도맡는다. 탈바꿈한 편집국은 4월1일부로 본격 가동한다.

디지털 전환 콘텐츠개편팀장을 겸직했던 고경태 오피니언부국장이 신문총괄에, 김영희 편집국 총괄부국장이 콘텐츠총괄에 발령됐다. 이번 개편은 지면 제작을 기존 뉴스룸에서 분리했다는 점에서는 한국일보와 중앙일보의 방향과 일치하는 한편, 편집국 안에서 부서를 이분했다는 점에서 다르다.

콘텐츠 부문에선 정치·경제·사회를 중심으로 한 1부문과 젠더와 기후변화, 콘텐츠의 디지털 유통 등을 맡는 2부문으로 나뉜다. 신문 부문에선 정치와 사회, 경제에디터 각 2명, 문화 담당 에디터 1명이 해당 분야 지면 편집을 총괄한다.

▲서울 공덕동 한겨레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서울 공덕동 한겨레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한겨레는 4월부터 기존 정치부에 이어 사회부와 경제부에 디지털 전환 실험을 확대할 계획이었으나, 전체 편집국의 전환 시점을 앞당겼다. 한겨레 관계자에 따르면 전국부와 국제부를 제외하고는 전환이 이뤄져, 빠른 시일 내에 이들 부문에도 개편을 시행할 예정이다.

한겨레는 후원 모델 개발을 맡아온 미디어전략부를 실로 승격했다. 류이근 미디어전략부장이 실장을 맡는다. 이봉현 저널리즘책무실장은 경제사회연구원장에 발령돼, 당분간 저널리즘책무실장과 겸직을 수행한다.

임석규 한겨레 편집국장은 “이번 개편은 디지털 전환의 1단계이자 첫 걸음”이라며 “앞으로 혼선과 부작용도 있을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가야 할 방향이라는 생각이다. 300명에 가까운 인력이 오후 지면 마감시간에 맞춰 움직여온 공정이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첫 개편 뒤 유연하게 조정하며 정답을 찾아가겠다”고 했다.

한겨레는 이날 뉴스레터를 통해 독자들에게 개편 취지를 알렸다. 김영희 신임 콘텐츠총괄은 한겨레 일일 뉴스레터 ‘H:730’을 통해 “우리는 이번 조직개편을 ‘콘텐츠 강화를 위한 공정 전환’이라 부르고 있다. 다양해진 독자들의 뉴스소비 형태에 부응하겠다는 뜻도 있지만, 그동안 신문이란 그릇 안에서 적잖이 보였던, 우리만 중요하다고 여기는 기사 또는 가르치는 기사를 벗어나겠다는 관점의 전환을 포함한 뜻”이라며 “(독자의) 관심과 피드백이 좀더 속도감 있고 의미있는 한겨레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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