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 인천유나이티드 명예감독 위독설 보도는 오보였다.
축구 매체 스포츠니어스(대표 김현회)는 지난 28일 유 감독 지인과 인터뷰를 통해 “유 감독이 사경을 헤매고 있다”며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스포츠니어스는 “(유 감독 건강상태가) 암 세포가 뇌까지 퍼져 한쪽 눈이 실명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2002년 월드컵 4강 주역인 유 감독은 2005년까지 국가대표로 활약한 뒤 날아라슛돌이, 춘천기계공고 축구부, 대전시티즌 등에서 감독을 역임했다. 지난 2019년 11월 췌장암 진단을 받고 이를 안타까워 하는 축구팬들 사이에서 응원 메시지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스포츠니어스가 유 감독 위독설을 보도하자 다수 매체가 이를 인용보도했고,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팬들이 유 감독을 걱정하는 글이 쏟아졌다. 일부 누리꾼들은 해당 보도를 두고 ‘오보였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팬들의 기대처럼 해당 기사는 오보로 드러났다. 29일 스포츠조선 기사 ‘[단독인터뷰]유상철 감독 “위독? 많이 좋아졌다. 밥도 잘먹고 잘지내고 있다”’를 보면 이날 오전 유 감독이 직접 스포츠조선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건강상태를 알렸다. 다음은 유 감독이 해당 언론사에 말한 내용이다.
“나 많이 좋아졌어. 그때는 상황이 안 좋기도 했지만 목소리도 잘 안나오고, 워낙 치료가 힘들어서 발음도 힘든 상황이라 아무하고도 통화를 안했어. 지금은 밥도 잘먹고, 텔레비전도 보고, 잘 다녀. 항암치료 받을 때 눈에 피로가 온 게 실명으로 와전된 것 같다. 그 기사 누가 쓴거야? 걱정 말고, 네가 나 괜찮다고 기사 잘 써줘. 내가 약속한 게 있는데 이대로 쓰러지겠니?”
유 감독의 한쪽 눈 실명 소식은 그가 국가대표를 은퇴한 이듬해인 2006년경 이미 알려졌다.
스포츠니어스는 유 감독 위독설 보도를 삭제했다.
김현회 기자는 이날 오후 스포츠니어스 유튜브 채널에서 “유 감독 관련 기사를 썼는데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한게 됐다”며 “입이 열 개라도 할말이 없다.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오보를 인정했다. 김 기자는 “지인을 통해 1~2월에 들었던 얘기를 종합해서 기사를 썼다”며 “결과적으로 마지막까지 확인을 못한 제 잘못이고 민감한 상황에 대해 오보를 냈기 때문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했다.
김 기자는 “과거에도 사죄를 드렸던 그런 상황들이 있었는데, 그때는 추후 사실이 밝혀질 거란 마음이 있었다”며 “이건 시간이 지나더라도 오보였으면 좋겠다는 진심이었다”고 한 뒤 “유 감독님 쾌유를 진심으로 바라는 입장”이라고 했다.
김 기자는 “감독님 힘든 상황인데, 직접 말씀드리는 것보다 그분(지인)을 통해 감독님께 사죄 말씀 드리겠다고 했고 그분도 전달해주겠다고 했다”며 “독자분들께도 사과드리지만 유 감독님과 가족분들에게도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김 기자는 “기존 썼던 기사는 내리긴 했는데 (방송 끝나고) 정정보도를 통해 그 부분(오보)을 바로잡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튜브 방송을 통해 사과를 마친 김 기자는 방송이 꺼진 줄 모르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아이 씨X”이라고 말해 다시 커뮤니티에는 관련 글이 올라오며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