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들은 4·7 재보선을 앞두고 LH 사태로 민심이 악화하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이 다시 이슈가 되면서 정부와 여당에 중도층이 돌아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27일 조선일보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사과에 “지지율이 폭락하자 느닷없이 반성한다고 한다”며 비판했다. 한겨레는 중도층이 돌아서고 있다는 기사를 1면에 배치했다. 민주당이 네거티브 전략으로 일관하는데 이는 효과가 적을 것이라 분석했다.

▲ 27일 조선일보 사설
▲ 27일 조선일보 사설

경향신문은 민주당이 2010년 한명숙 후보와 오세훈 후보 선거 결과를 언급하며 낙관론을 펼치지만 현재 상황은 지금과 다르다고 분석했다. 한국일보 역시 “조직은 바람을 넘을 수 없다”며 민주당이 조직 총동원 전략을 펼치는 것에 대한 흐름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27일 사설 “돌연 ‘잘못했다’며 표 달라는 여, 속마음은 정반대 아닌가”에서 민주당 선대위원장인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 25일 ‘국민 여러분, 도와주십시오’라는 글에서 “잘못을 통렬히 반성한다”고 쓴 것을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문재인 정권 사람들이 잘못했다, 반성한다는 것은 참으로 희귀한 일”이라면서 “이 전 대표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잘못했는지에 대해선 일절 말하지 않았다. 잘못을 하나하나 지적하면 거의 동의하지 않고 ‘뭘 잘못했느냐’고 따질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 탈원전, 부동산 정책 등이 실패했다고 비판한 뒤 “선거가 코앞에 닥치고 지지율이 폭락하자 느닷없이 반성한다며 표를 달라고 한다.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는 심정이라면 자신들이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책 하나하나에 대해 어떤 점이 잘못됐으며, 어떻게 고쳐 나갈 것인지 밝혀야 한다. 아니면 임시방편 거짓말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1면 기사에 “성난 중도층, 정권심판론으로 대이동”을 배치했다. 최근 여론조사 등을 인용하면서 LH 투기 스캔 등으로 중도층이 이탈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27일 한겨레 1면
▲ 27일 한겨레 1면

한겨레는 5면에서 “연일 야당 후보 때리기만… 민주당, 민심 못 읽는 ‘네거티브 선거’”에서 민주당이 네거티브 전략 위주로 선거 운동을 치르고 있는데 오히려 민심을 악화시킬 것이라 분석했다.

한겨레 5면 기사는 “유권자의 투표로 승부를 가르는 선거에서 일정 수준의 네거티브 캠페인은 불가피하고 비리 의혹을 철저히 따지는 것은 공직 후보에 대한 정당한 검증 성격도 있다”라면서도 “하지만 최근엔 더불어민주당의 4·7 재보선 전략이 야당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캠페인뿐인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패가 아니라 집권세력의 정책 실패와 오만 때문에 민심이 악화하는 것인데 민주당이 번지수를 잘못 찾고 있다”, “야당이 더 썩었다는 식의 선거 캠페인은 무능과 오만의 프레임에 자신을 가두어 오히려 정권심판론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전했다.

경향신문 6면 “‘한명숙 때처럼’… 여당 ‘섣부른 낙관론’”에서 여론조사와 달리 민주당은 낙관론을 가지고 있다며 ‘샤이 진보’를 소개했다.

▲ 27일 경향신문 6면
▲ 27일 경향신문 6면

경향신문은 “민주당 측은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오세훈·한명숙 후보가 겨뤘던 2010년 서울시장 지방선거를 거론한다”고 전한 뒤, 박영선 민주당 후보 선거대책위원장인 노웅래 의원이 “당시 한명숙 후보가 오 후보에게 18%포인트 이상 차이로 뒤진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지만 실제 0.6%포인트 차이 밖에 나지 않았다”고 말한 것을 전했다. 이에 대해 경향신문은 “정치 상황, 선거 구도, 유권자 지형 등 차별화 요소가 많다. 2010년 사례를 준용하기 어렵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경향신문은 “당시에는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후였고 무상급식 이슈 대결이라는 정책 선거의 동력이 있었지만, 이번 선거는 박원순 전 시장 성범죄로 인해 치러지면서 박 후보에게 불리하다”고 분석하면서 “LH 사태에 부동산정책 실패까지 겹쳐 선거 초반부터 정권심판론이 상수로 작동한 것도 열세 요인”이라고 전했다. 또한 당시보다 여론조사 기법 변화도 있어 극단적 변화는 없을 것이라 봤다.

한국일보는 4면 “심판론 바람 거센데 ‘조직력’으로 판세 뒤집겠다는 여”에서 “평일에 치러지는 보궐선거 특성상 투표율이 낮고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여야 핵심 지지층이 결집하는 박빙 판세가 될 것이 유력한 상황에서 풀뿌리 조직이 가족과 지인을 총동원하는 조직선거가 승패를 가를 수밖에 없다는 게 민주당 논리”라고 전했다.

▲ 27일 한국일보 4면
▲ 27일 한국일보 4면

그러나 한국일보는 “조직은 바람을 넘을 수 없다”며 “역대 대형선거에서 조직이 판세를 뒤집은 사례는 희박하다”고 전했다. 또한 한명숙, 오세훈 후보 선거에 대해서도 “선거 직전 이명박 정부가 천안함 피격을 계기로 ‘전쟁 불사론‘을 띄우면서 정권 심판론이 확산됐고 한 후보가 이를 타고 격차를 대폭 좁힌 것”이라고 분석했다.

‘역사 왜곡’ 논란으로 2회 만에 폐지된 ‘조선 구마사’를 보는 시선들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역사 왜곡 논란으로 방송 2회 만에 폐지했다. 27일 신문들은 조선구마사 폐지에 다양한 시선을 내놨다. 반중 여론이 커져 방영 2회만에 폐지됐지만 지나친 반중국 심리는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선구마사 이전에도 역사 왜곡 논란을 낳았던 작가의 변하지 않는 태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조선일보는 2면 “알몸 김치, 한복 공정... 쌓인 反中감정이 드라마 침몰시켰다”에서 최근 tvN 드라마 ‘빈센조’에서의 중국 기업 비빔밥 PPL, 김치나 한복이 중국 영향을 받았다는 일부 중국 유튜버들의 발언 등으로 반중 정서가 심화됐다고 짚었다.

▲ 27일 조선일보 2면
▲ 27일 조선일보 2면

다만 조선일보는 “세계화 시대에 민족주의를 앞세운 맹목적 반중이나 혐중은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며 “잘못된 중국 주장을 사실로 바로잡는 노력과 별개로 감정을 앞세워 중국을 비난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전문가 발언을 인용했다.

한국일보도 2면에 이 이슈를 다뤘다. 한국일보는 폐지 이유를 “내용상 역사 속 실존 인물을 굳이 가져와야 할 당위성이 없는데, 판타지를 빌미로 무리하게 연출을 해 조선의 정통성을 부정한 꼴로 비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조선시대 좀비물인 ‘킹덤’의 경우 역사 속 인물을 극에 끌어오지 않았다는 점도 짚었다. 다만 한국일보는 “소비자 불매운동이 자칫 마녀사냥으로 번질 수 있는 것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경계의 목소리도 전했다.

▲ 27일 한국일보 2면
▲ 27일 한국일보 2면

경향신문은 9면 “역사왜곡 논란 드라마 ‘조선구마사’ 2회 만에 끝났다”에서 “이 같은 현상의 배경에는 다국적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OTT) 등을 통해 한국 드라마의 파급력이 전 세계로 확장되면서 드라마에 재현되는 한국의 역사·문화·전통이 부정적이거나 왜곡된 형태로 인식될 수 있는 소지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시청자 인식”이라고도 짚었다.

다만 경향신문 역시 반중 여론이 커져 중국 소설이나 영화를 리메이크한 국내 드라마 일체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퍼지는 내셔널리즘은 경계해야 한다고 짚었다.

한겨레의 경우 외부 필진 코너 ‘이승한의 술탄 오브 더 티브이’를 통해 ‘역사왜곡 사극과 과잉 반발’이라는 관점으로 다뤘다.

▲ 27일 한겨레 16면
▲ 27일 한겨레 16면

이승한 칼럼니스트는 이 글에서 “표현의 자유라는 말로 조선구마사의 역사왜곡을 옹호할 생각은 없다”며 “전작에 이어 또 역사를 대하는 불성실한 태도를 보여준 박계옥 작가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우며 오랜 세월 역사에 대한 깊이있는 연구나 시대상에 대한 치밀한 고증 없이 작가가 쓰고 싶은 대로 쓰고 퓨전 사극이나 판타지 사극이라는 핑계로 비판을 피해갔던 역사가 있던 한국 드라마 업계도 이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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