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2기 독자권익위원회 7차 회의가 지난 25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열렸다. 독자권익위원장 정연우 세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와 최유리 언론노조 홍보실장, 전대식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 김동규씨(2030 위원), 심신진씨(2030 위원), 윤창의씨(주주독자), 남웅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운영위원장, 유희라 언론인권센터 활동가, 신혜정 여성민우회 성평등미디어팀 활동가, 이재진 편집국장, 정철운 저널리즘기획팀장, 김도연 이슈팀장, 안혜나 편집기자가 참석했다. 회의는 2시간 넘게 이뤄졌다.

정연우 : ‘ABC협회 부수 부풀리기 의혹’ 연속 기사는 신문사들의 책임이 덜 부각되었던 것 같다. 언론개혁이라는 표어도 와닿지 않는다. 잘못된 시장거래를 투명화하는 계기로 봐야 한다. 기사의 논조처럼 신문 권력 해체의 분기점 될지도 회의적이다.

남웅 : 내부 진정서가 문체부에 접수된 이후 이슈가 터졌는데, 왜 그동안에는 문제 제기를 못 했던 건지 궁금했다.

정철운 : 바뀔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문제 제기가 없었던 것 같다. 언론이 잘못된 방식으로 먹고사는 문제를 바꿔나가는 것도 언론개혁이라고 생각한다.

이재진 : 이번 사안은 문체부가 처음으로 부수 조작 정황을 잡아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봤다.

[관련기사 : ABC협회 부수 부풀리기 의혹]
오래된 언론개혁 신문 유료부수 현실화 이뤄질까
‘신문 유료부수 현실화’란 이름의 ‘언론개혁’ 시작됐다
ABC협회 부수조작 의혹, 국가수사본부 파헤친다
문체부 조사에 “인권침해·협박” ABC협회 대응 문건

정연우 : “‘쿠팡, 비판 보도 기자에 줄줄이 소송 ‘재갈 물리기’ 거센 반발” 기사의 경우 쿠팡이 작은 매체들을 상대로만 길들이기에 나선 건지 궁금했다. 언론 전반의 쿠팡 비판 보도 경향 분석도 필요했다.

이재진 : 소송당한 언론사의 공통점은 집요하게 쿠팡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도했다는 점이다.

유희라 : 쿠팡 배달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다. 이 부분도 미디어오늘이 같이 이야기해줬으면 좋겠다.

[관련기사 : 쿠팡 이슈] 
쿠팡, 비판보도 기자에 줄줄이 소송 ‘재갈 물리기’ 거센 반발
쿠팡 미국 상장이 정말 ‘차등의결권’ 때문일까

▲ 3월25일 오후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미디어오늘 2기 독자권익위원회 7차 회의가 열렸다. 사진=안혜나 기자
▲ 3월25일 오후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미디어오늘 2기 독자권익위원회 7차 회의가 열렸다. 사진=안혜나 기자

정연우 : 지역은 언론 권력을 생계수단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제천 ‘조폭’ 기자들, 아무도 그들을 막을 수 없었다” 기사는 생생하게 다가왔다. 기사를 보면 지방공무원이 재판받는 중에서도 승진했다고 하는데 공무원노조 입장이 궁금했다.

이재진 : 보도 이후 익명의 편지가 왔고 후속 취재 중이다.

남웅 : ‘조폭 기자’로 곧장 부르는 게 괜찮나.

이재진 : 검찰 공소장에 ‘조폭으로 활동했던’이라고 명시되어 있었다.

[관련 기사 : 제천 조폭 기자]
제천 ‘조폭’ 기자들, 아무도 그들을 막을 수 없었다
관공서 광고비 집행 배분까지 한 제천 지역 ‘그 기자’
청와대 청원까지 등장한 ‘조폭출신 기자’, 제천시 방관 책임 없나

정연우 : “동아일보, 김재호 사장 딸 입사 비판에 형사고소” 기사는 기자가 동아일보 쪽 이야기를 조금 더 취재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사장이 면접에 안 들어갔다는데 불참 사유를 뭐라고 밝혔는지 궁금했다. 정말 임원들이 사장 딸이라는 것을 몰랐을까, 그 맥락에 대한 설명도 필요했다. (기사는) 동아일보 해명만 실어준 느낌이었다.

윤창의 : 동아일보가 지금껏 공정에 대해 많이 보도했는데, 사장 딸을 공채로 뽑은 이번 사안에 대해선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김동규 : 언론이 일반인에게 형사고소로 재갈을 물린 것에 대해 언론계 의견을 취합해 볼 필요도 있어 보인다.

[관련기사 : 동아일보 딸 채용 의혹]
동아일보, 김재호 사장 딸 입사 비판에 형사고소
동아일보가 고소한 동아 인턴 “채용 의혹 논의 입막음”

정연우 : “턱스크 공무원 실명 보도 후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기사의 경우 공무원들이 구독비를 끊고 취재를 거부한다면, 직권남용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공무원노조 해명을 반박할 필요가 있었다. “채널A 투기 땅 현장 보도 ‘수상한’ 사람 YTN기자였다” 기사의 경우 해당 기사를 통해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이재진 : YTN 기자는 취재윤리 위반, 채널A 기자는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이 부족했다는 점을 지적하려 했다.

[관련기사 : 턱스크 공무원 실명 보도 후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 채널A 투기 땅 현장 보도 ‘수상한’ 사람 YTN기자였다]

정연우 : ‘김도연의 취재진담’ 인터뷰 코너의 경우 왜 최보식을 인터뷰했나. 이 사람이 비중있는 인물인가. 상징성이 있나. 김종혁 JTBC 전 앵커 인터뷰도 다른 사람들에게서 들을 수 있는 흔한 이야기였다. 좀 더 치열한 인터뷰가 필요해 보인다.

유희라 : 진보·보수 언론계 종사자들을 모두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다만 인터뷰이 연령대가 다양했으면 좋겠다. 최보식 인터뷰의 경우 최보식이 5.18 관련 질문에 답하면서 전두환을 약자로 표현했는데 약자라는 표현은 안 써도 되지 않았을까.

김도연 : 질문이 나이브했다는 지적이 맞다. 섭외가 가장 큰 문제였다. 부족했던 부분 있다. 우리 매체에서 보기 힘들 사람들을 인터뷰해보고 싶었다. 최보식의 경우 오랜 기간 인터뷰 코너를 했던 사람으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보수언론인이 등장하는 것에 불편해하는 독자들도 있는 것 같은데, 질문을 세심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관련기사 : 최보식 기자 “조선일보 33년, 글 감옥에서 이제 빠져나와” / 김도연의 취재진담 기사 모음]

윤창의 : ‘이런 표현 쓰지 말자’ 기획은 장슬기 기자 개인의 의견이 많아 보인다. 언어학자 등 전문가 의견이 충분하게 담겨야 한다. 국민의힘이 논평에서 과격하고 선정적인 단어를 자주 쓰는데 전량 분석해서 수치화 해줘도 좋을 것 같다.

남웅 : 좋은 기획이지만 공허한 느낌을 받았다. 이 표현이 맞지 않다면 어떤 표현이 좋을지 아이디어를 주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신혜정 : 일반 대중이 표현을 사용하는 것과 언론이 사용하는 것은 무게감이 다르다. 쉬운 언어로 잘 설명해줬다. 미디어오늘 안에서도 문제의 표현을 줄여나가야 할 텐데 내부 논의나 가이드라인이 있는지 궁금하다. 변희수 하사 관련 고승우 박사 기고 글 중에서 ‘동성결혼 합법화’라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은 표현이다. 법제화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언론에 ‘극단적 선택’이란 표현도 많은데 자살은 선택이 아니다. 병으로 사망한다고 보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하는데 한번 다뤄주면 좋겠다.

[관련기사 : 이런 표현 쓰지말자 기사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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